호주, 북한 IT 위장취업·자금망 제재…개인 2명·기업 2곳 지정

2023년 7월 27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 전시된 미사일의 모습. (자료사진)

호주 정부가 신분을 위장한 북한 정보기술 인력의 해외 취업과 자금 조달을 지원한 개인 2명과 기업 2곳을 제재했습니다. 호주는 다국적제재감시팀의 조사 결과를 반영하고 유럽연합(EU) 등과 조율한 조치라며,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에 쓰이는 수입원을 차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이 앞서 제재한 북한 정보기술(IT) 인력 운영 기업과 금융 관계자들을 호주도 독자 제재 대상에 추가했습니다.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은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에 자금을 공급하는 데 관여한 개인 2명과 기업 2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대상은 북한 국적 유부웅과 심현섭, 조선만경대컴퓨터기술회사와 진영정보기술개발협조회사입니다.

개인과 기업 모두 표적 금융제재를 받으며, 두 개인에게는 호주 입국 등을 막는 여행 금지도 적용됩니다.

호주 외교통상부는 별도 허가 없이 이들이 소유·통제하는 자산을 사용하거나 거래하는 행위, 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자산을 제공하는 행위가 금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독자제재 조치와 관련해 웡 장관은 성명에서 “제재 대상들이 북한 IT 인력의 위장 취업을 지원해 정권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수입을 창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들 인력은 다른 나라 국민인 것처럼 가장해 원격 일자리를 얻는다며, “이는 북한의 노동력 수출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번 제재가 다국적제재감시팀(MSMT)의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SMT가 북한의 세계적인 제재 회피망과 해당 기업들이 직면한 심각한 사이버 보안 위험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MSMT는 2024년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패널의 임무 연장이 무산된 뒤, 미국과 한국, 일본 등 11개국이 같은 해 10월 출범시킨 제재 감시 체계입니다.

웡 장관은 또 이번 독자제재와 관련해 “유럽연합(EU)을 포함한 국제 파트너들과 조율해 이번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불법 수입망을 차단하고 국제적 의무 이행을 압박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힘을 보태는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번에 호주가 지정한 두 기업을 각각 지난해 11월과 2023년 5월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특히 조선만경대컴퓨터기술회사에 대해서는 중국 선양과 단둥에서 북한 IT 인력 조직을 운영하고, 중국인 명의의 금융거래를 이용해 자금 출처를 숨기려 했다고 제재 지정 이유를 설명했었습니다.

또 진영정보기술개발협조회사는 북한 인민무력성과 연계된 업체로, 여러 회사와 대표자들을 통해 러시아와 라오스 등지에서 북한 IT 인력 조직을 관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호주의 독자제재 대상에 지정된 두 개인도 북한의 해외 수입과 자금 이동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들입니다.

재무부는 지난 2024년 3월 유부웅을 중국에 있는 단천상업은행 관계자로 지목했습니다.

또 북한 IT 조직의 자금을 이용해 북한 군수기관에 대량살상무기 관련 물자를 공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심현섭은 지난 2023년 4월 조선광선은행을 대신해 활동했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습니다.

미 법무부도 같은 날 심현섭이 북한 IT 인력과 공모해 미국 블록체인 개발업체의 불법 취업으로 수입을 얻고 이를 세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호주의 이번 조치는 이처럼 미국이 앞서 지목한 인력 운영·자금 조달망에 호주 내 금융제재와 여행 제한을 추가한 것입니다.

웡 장관은 이번 조치를 계기로 북한에 “관련 안보리 결의를 전면 이행하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