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아메리카 250] 그랜드캐니언 뮤직페스티벌의 아메리카 250 특별 공연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서 펼쳐지고 있는 ‘그랜드캐니언 뮤직 페스티벌(Grand Canyon Music Festival)

미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건국 250주년 관련 소식을 전해드리는 ‘역사 속 아메리카 250’, 김미옥 기자와 함께합니다.

기자: 살면서 꼭 한 번 해 보고 싶은 것을 적은 걸 ‘버킷 리스트(bucket list)’라고 하죠. 미국인들이 평생 꼭 가보고 싶은 곳, 버킷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 미국의 광활한 자연을 대표하는 애리조나주의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Grand Canyon National Park)’인데요, 이번 주말, 세계적인 자연유산 그랜드캐니언에서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음악회가 열립니다. 오늘은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서 펼쳐지고 있는 ‘그랜드캐니언 뮤직 페스티벌(Grand Canyon Music Festival)’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그랜드캐니언은 살면서 꼭 한 번은 직접 눈으로 봐야 한다는 곳이죠. 사진으로는 도저히 그 광활한 자연을 담을 수 없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매년 음악 축제가 열리고 있죠?

기자: 네. ‘그랜드캐니언 뮤직 페스티벌’은 실내악 중심의 클래식 음악 축제로, 이번이 43번째입니다. 올해는 지난 8월 21일에 시작해서 오는 9월 6일까지 이어지는데요, 이 가운데 8월 29일 토요일, 그랜드캐니언 사우스림(South Rim)의 공연장, ‘슈라인 오브 디 에이지스(Shrine of the Ages)’에서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공연이 펼쳐집니다.

진행자: 40년 넘게 이어져 온 음악 축제인데, 올해는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특별히 만든 음악이 처음 공개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메리카 250 공연을 위해 미국 원주민 작곡가 마이클 베게이(Michael Begay)와 세이지 본드(Sage Bond)가 미국 역사에 이름을 남긴 원주민 인물들을 주제로 새로운 실내악 작품을 선보입니다. 이 작품들은 원주민 역사 속 세 명의 인물을 조명하는데요, 19세기 미 정부의 강제 이주에 맞섰던 네즈퍼스족 지도자 치프 조셉(Chief Joseph)과 미 정부의 원주민 영토 점령에 저항했던 라코타족 지도자 시팅 불(Sitting Bull), 그리고 1800년대 초 루이스와 클라크 탐험대의 서부 원정에 함께했던 쇼쇼니족 여성 사카가위아(Sacagawea)입니다.

진행자: 건국 250년의 미국 역사를 기념하면서,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이 땅에서 살아온 원주민들의 역사도 함께 조명하는 음악회라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랜드캐니언은 세계적인 관광지이지만,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원주민들이 살아온 땅이고요, 이번 작품을 만든 두 작곡가 마이클 베게이와 세이지 본드는 원주민 음악과 현대 음악을 잇는 작업을 해온 음악가들입니다. 그랜드캐니언 뮤직 페스티벌은 2001년부터 이 지역 원주민 청소년들이 전문 음악가에게 작곡을 배우는 ‘원주민 작곡가 견습 프로그램(Native American Composer Apprentice Project)’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마이클 베게이는 이 프로그램에서 작곡을 배운 학생 출신으로, 지금은 다시 이 프로그램에서 원주민 학생들을 가르치는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음악회가 열리는 그랜드캐니언 자체가 수억 년, 수십억 년 지구 역사가 빚어낸 자연의 예술품이라고 할 수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랜드캐니언은 애리조나주 북부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협곡입니다. 콜로라도강을 따라 약 447km, 서울에서 부산까지 직선거리보다 더 긴 협곡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되고요, 폭도 엄청납니다. 평균 약 16km, 넓은 곳은 약 29km고요, 깊이는 평균 약 1.6km입니다. 처음 마주하면 말문이 막힐 정도로 장대하면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나오는 광경이 펼쳐집니다. 1903년 이곳을 찾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있는 그대로 두십시오. 더 좋게 만들 수 없습니다. 오랜 세월이 이곳을 만들어왔고, 인간은 훼손할 수 있을 뿐입니다”라며 보존을 강조했습니다. 그랜드캐니언은 1908년 국가기념물로 지정됐고, 1919년 정식 국립공원이 됐습니다.

진행자: 그랜드캐니언 자연경관을 보는 것은 지구의 역사를 보는 거라고도 할 수 있죠?

기자: 네. 협곡의 암석층에는 10억 년이 넘는 지구의 역사가 드러나 있습니다. 그래서 그랜드캐니언을 흔히 '지구의 역사책'에 비유하기도 하는데요, 거의 1만2천 년 전부터 이 지역에 사람이 살았고, 지금도 11개 원주민 부족이 그랜드캐니언과 깊은 역사적, 문화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랜드캐니언을 본 최초의 유럽인으로 기록된 사람들은 1540년 스페인 탐험대이고요, 1869년 지질학자 존 웨슬리 파월(John Wesley Powell)이 그랜드캐니언을 탐사한 기록이 그랜드캐니언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이 우주선을 보내고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최첨단 기술 국가지만, 그랜드캐니언에는 아직도 의외의 풍경도 남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랜드캐니언 협곡 깊은 곳, 하바수파이 부족 보호구역(Havasupai Reservation)에 있는 수파이(Supai) 마을에는 자동차로 갈 수 있는 도로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노새가 우편과 식료품, 생활용품을 나르는데요, 미 우정청에 따르면 이곳이 미국에 남아 있는 마지막 노새 우편 배달 노선입니다.

진행자: 21세기 미국에서 노새가 우편을 배달한다는 게 아주 독특한데, 아까 버킷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곳이라고 했는데, 미국의 대표적인 관광지이기도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매년 수백만 명이 찾아와 전망대에서 협곡을 바라보거나 하이킹을 하고, 콜로라도강을 따라 래프팅을 즐기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전망대 가운데 하나가 매더 포인트(Mather Point)인데요, 눈앞으로 거대한 협곡이 펼쳐지고, 멀리 아래쪽으로 콜로라도강도 볼 수 있습니다. 또 국립공원 밖, 후알라파이 부족이 운영하는 그랜드캐니언 웨스트(Grand Canyon West)에는 유리 바닥 전망대 ‘스카이워크(Skywalk)’가 있습니다. 말발굽 모양의 유리 전망대가 협곡 가장자리 밖으로 약 21m 뻗어 있어서, 발아래로 거대한 협곡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거대한 자연유산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과 이곳에서 펼쳐지는 건국 250주년 기념 특별 공연 이야기, 김미옥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