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에서 만나는 예술과 역사, 이탈리아 2편

이탈리아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의 야경

진행자) 라디오로 떠나는 세계여행. 전 세계 여행지를 함께 찾아가 보는 시간입니다. 비행기표는 없어도 괜찮습니다. 집에서 떠나는 세계여행이니까요. 지난 시간에는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를 찾아 고대 로마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봤는데요. 오늘은 로마 안에 있는 또 하나의 특별한 나라, 바티칸 시국으로 가보겠습니다. 함지하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로마 안에 다른 나라가 있다는 것부터 상당히 독특한데요. 바티칸 시국은 어떤 곳입니까?

기자) 바티칸 시국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국가입니다. 면적이 약 0.5제곱킬로미터 정도에 불과한데요. 로마 시내에 둘러싸여 있는 작은 국가이지만, 가톨릭교회의 중심지이자 교황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전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로마를 여행하다 보면 국경을 넘는다는 느낌이 드나요?

기자) 사실 별도의 출입국 심사를 거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경을 넘는다는 느낌은 크지 않습니다. 로마 시내를 걷다가 어느 순간 바티칸에 들어서게 되는데요. 특히 성 베드로 광장에 들어서면 거대한 광장과 성 베드로 대성당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성 베드로 광장부터 상당히 유명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성 베드로 광장은 바티칸의 대표적인 공간인데요. 거대한 타원형 광장을 두 줄로 늘어선 기둥들이 감싸고 있습니다. 이 기둥들은 마치 광장을 두 팔로 감싸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광장 중앙에는 고대 이집트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도 서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이곳에 모여 교황의 미사나 주요 행사를 지켜보기도 합니다.

진행자) 광장 뒤에 있는 성 베드로 대성당도 빼놓을 수 없겠죠?

기자) 네. 성 베드로 대성당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성당 가운데 하나입니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꼽히는데요. 미켈란젤로를 비롯해 당시 최고의 예술가들이 건축과 장식에 참여했습니다. 건물 자체가 워낙 거대하고 내부도 화려해서 처음 들어가면 그 규모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켈란젤로의 작품도 성 베드로 대성당 안에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피에타'입니다. 미켈란젤로가 젊은 시절 만든 조각으로, 성모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는데도 옷감과 인물의 표정이 매우 섬세하게 표현돼 있어서 르네상스 조각의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진행자) 바티칸 하면 역시 바티칸 미술관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바티칸 미술관에는 교황청이 오랜 세월 수집해 온 방대한 예술 작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조각부터 르네상스와 이후 시대의 회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요. 미술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도 세계적인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여행객들이 찾습니다.

진행자)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도 빼놓을 수 없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켈란젤로가 성당 천장에 그린 거대한 프레스코화가 특히 유명합니다. 가장 잘 알려진 장면 가운데 하나가 하나님과 아담이 손가락을 맞대는 모습으로 표현된 '아담의 창조'인데요. 천장 전체에 성경 이야기를 담은 수많은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천장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도 상당히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미켈란젤로는 높은 비계 위에서 장기간 작업하면서 천장을 직접 바라보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넓은 천장에 수많은 인물과 장면을 정교하게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엄청난 작업이었는데요. 지금도 시스티나 성당에 들어서면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진행자) 시스티나 성당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교황이 선종하거나 사임한 뒤 새로운 교황을 선출해야 할 때 전 세계 추기경들이 이곳에 모이는데요. 투표 결과가 연기로 표시되는 전통 때문에 전 세계 사람들이 교황 선출 과정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진행자) 바티칸을 제대로 둘러보려면 하루 정도는 필요하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티칸 미술관만 해도 상당히 넓고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주요 작품을 중심으로 관람하더라도 시간이 꽤 필요합니다. 특히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이기 때문에 미술관 입장권은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고요. 성 베드로 대성당과 미술관을 함께 방문할 계획이라면 이동 시간까지 고려해서 여유 있게 일정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진행자) 종교에 관심이 없는 여행객에게도 바티칸이 특별한 여행지가 될 수 있을까요?

기자) 물론입니다. 바티칸은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성지이지만, 동시에 세계적인 예술과 건축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같은 거장들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고, 수백 년 동안 이어진 유럽의 역사도 함께 느낄 수 있는데요. 종교와 예술,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인상적인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로마 안에 있는 작은 나라, 바티칸 시국을 함께 둘러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로마의 광장과 분수, 그리고 영화 속에서 보던 로마의 모습을 찾아가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함지하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