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라디오로 떠나는 세계여행. 전 세계 여행지를 함께 찾아가 보는 시간입니다. 비행기표는 없어도 괜찮습니다. 집에서 떠나는 세계 여행이니까요. 오늘부터는 유럽을 대표하는 역사와 문화의 도시로 떠나보겠습니다. 함지하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오늘은 어디로 떠나볼까요?
기자) 오늘부터 다섯 편에 걸쳐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를 함께 둘러보겠습니다. 로마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인데요. 고대 로마 제국의 흔적부터 세계적인 미술과 건축, 그리고 맛있는 음식까지 한 도시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로마 여행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고대 로마의 모습을 먼저 만나보겠습니다.
진행자) 로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역시 콜로세움 아닐까요?
기자) 맞습니다. 로마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이 바로 콜로세움입니다. 약 2천 년 전에 지어진 거대한 원형 경기장인데요. 당시에는 수만 명의 관중이 모여 검투사 경기와 각종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지금도 거대한 외벽이 남아 있어서 고대 로마의 규모와 건축 기술을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진행자) 2천 년 전에 이렇게 큰 경기장을 만들었다는 게 놀랍네요. 실제로 안에 들어가 볼 수도 있습니까?
기자) 네. 내부를 직접 둘러볼 수 있습니다. 관람객들은 경기장 중앙의 공간과 관중석, 그리고 지하에 있던 시설 등을 살펴볼 수 있는데요. 당시에는 지하 공간에 검투사와 동물을 대기시키고, 무대 위로 올려보내기 위한 장치도 설치돼 있었습니다. 단순히 오래된 건물을 보는 것보다 당시 사람들이 이곳에서 어떻게 경기를 관람했을지를 상상하면서 둘러보면 더욱 흥미롭습니다.
진행자) 콜로세움에서 경기를 보던 사람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이었습니까?
기자) 로마 시민이라면 계층에 따라 자리를 배정받아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황제와 귀족들은 좋은 자리에 앉았고, 일반 시민들은 그보다 위쪽에 자리했는데요. 경기장은 단순한 오락 공간을 넘어 황제가 시민들에게 자신의 권력과 영향력을 보여주는 정치적인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콜로세움 바로 주변에도 고대 로마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콜로세움에서 조금만 걸으면 포로 로마노가 나옵니다. 고대 로마의 정치와 경제, 종교의 중심지였던 곳인데요. 지금은 기둥과 건물의 터가 남아 있지만, 당시에는 원로원과 신전, 시장 등이 모여 있던 도시의 중심이었습니다.
진행자) 지금은 건물 몇 개가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당시에는 굉장히 번화한 곳이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포로 로마노를 걸어보면 지금은 폐허처럼 보이는 곳이지만, 한때는 로마 시민들이 오가고 정치인들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며 상인들이 물건을 사고팔던 도시의 중심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적을 하나씩 보기보다는 이곳 전체를 고대 도시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면서 둘러보는 것이 좋습니다.
진행자) 로마가 이렇게 큰 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도 궁금합니다.
기자) 로마는 지중해를 중심으로 영토를 넓히면서 거대한 제국으로 성장했습니다. 도로와 다리, 수도교 같은 기반시설을 체계적으로 건설했고요. 특히 로마의 도로망은 군대와 물자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을 뿐 아니라 제국 곳곳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표현이 남아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로마에 와보면 고대 유적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마의 독특한 점 가운데 하나인데요. 고대 유적이 별도의 역사공원에만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도시 한가운데 자연스럽게 남아 있습니다. 오래된 유적 옆으로 자동차가 지나가고, 사람들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수천 년의 역사가 현재의 일상과 함께 존재한다는 점이 로마의 가장 큰 매력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포로 로마노 옆에는 팔라티노 언덕도 있다고요?
기자) 네. 팔라티노 언덕은 로마의 일곱 언덕 가운데 하나인데요. 전설에 따르면 로마를 세운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의 이야기와도 관련이 있는 장소입니다. 실제로 고대 로마 시대에는 황제와 귀족들이 거대한 저택을 지었던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언덕에 올라가면 포로 로마노와 로마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어서 유적을 둘러본 뒤 함께 방문하기 좋습니다.
진행자) 로마는 정말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역사책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 맞습니다. 로마에서는 유명한 건축물 하나만 보는 것보다 도시를 천천히 걸어보는 것이 중요한데요. 길을 걷다가 고대 로마의 기둥이나 유적을 만나고, 조금 더 걸으면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현대적인 상점과 카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시대가 한 도시 안에 겹쳐 있다는 것이 로마만의 특별한 매력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로마 여행의 첫 번째 장소로 고대 로마를 만나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로마 안에 있는 또 하나의 특별한 나라, 바티칸으로 가서 세계적인 미술과 종교의 역사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함지하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