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라디오로 떠나는 세계여행. 전 세계 여행지를 함께 찾아가 보는 시간입니다. 비행기표는 없어도 괜찮습니다. 집에서 떠나는 세계여행이니까요. 함지하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오늘은 어디로 가볼까요?
기자) 오늘은 이집트 서부 사막에 있는 시와 오아시스로 가보겠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와 바위만 있을 것 같은 사막 한가운데 야자수와 올리브 나무가 자라고, 맑은 물이 솟아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시와 오아시스인데요. 고대 유적과 독특한 전통문화, 푸른 소금 호수까지 만날 수 있어 이집트의 다른 관광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진행자) 사막 한가운데 나무와 물이 있다는 게 신기한데요. 시와 오아시스는 이집트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이집트 서부 사막에 자리 잡고 있고, 리비아 국경에서도 멀지 않습니다. 수도 카이로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어 자동차나 버스로 이동하려면 긴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카이로나 룩소르처럼 많은 관광객이 쉽게 오가는 곳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오아시스 주변에는 야자수와 올리브 나무가 자라고, 샘과 호수도 곳곳에 있습니다. 사막의 건조한 풍경 속에서 물과 식물이 만들어 내는 초록빛 풍경을 볼 수 있는 거죠.
진행자) 오아시스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상상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이곳에서는 어떤 풍경을 만날 수 있나요?
기자) 먼저 야자수 숲과 농경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대추야자와 올리브가 이 지역의 중요한 농산물인데요. 나무들이 자라는 곳을 지나면 소금 호수와 샘이 나타나고, 조금 더 멀리 나가면 거대한 모래언덕이 펼쳐집니다. 한 장소에서 초록빛 농경지와 푸른 물, 황금빛 사막을 함께 볼 수 있는 겁니다. 해가 기울 무렵에는 모래언덕과 야자수 숲이 노을빛으로 물들어 더욱 인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진행자) 사막에 있는 호수라면 일반적인 호수와는 조금 다를 것 같은데요. 시와의 소금 호수는 어떤 곳입니까?
기자) 시와에는 염분 농도가 높은 소금 호수들이 있습니다. 물빛이 맑고 푸르게 보이는 곳이 많아서 사진을 찍으려는 여행객들도 찾습니다. 물에 들어가면 염분 때문에 몸이 비교적 쉽게 뜨는 경험을 할 수 있는데요. 바다보다 훨씬 작은 호수에서 물 위에 몸을 맡기는 색다른 느낌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호수마다 수심과 염분 농도, 출입 조건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현지 안내를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진행자) 사진으로 보면 물이 굉장히 파랗고 투명하던데요. 호수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한 경험이 되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소금 호수는 주변의 사막 풍경과 대비돼 독특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다만 관광객이 늘면서 이런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됐습니다. 호수 주변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안내된 장소에서만 물에 들어가는 등 기본적인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연이 만들어 낸 풍경을 즐기되, 그 환경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진행자) 시와에는 자연경관뿐 아니라 역사적인 장소도 있다고요?
기자) 네. 대표적인 곳이 아몬 신의 신탁 신전입니다. 고대 그리스와 이집트의 역사에서 중요한 장소로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기원전 331년 이곳을 찾아 신탁을 구했다는 이야기로 유명합니다. 당시 시와는 오늘날처럼 접근하기 쉬운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곳까지 찾아온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일이었을 겁니다. 지금은 신전의 일부 유적이 남아 있어 고대 사람들이 이 오아시스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알렉산드리아 편에서도 알렉산드로스 대왕 이야기를 했는데, 이집트 서쪽 사막까지 찾아왔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또 어떤 유적이 남아 있습니까?
기자) 시와 중심부에는 샬리 요새의 유적이 있습니다. 샬리는 과거 시와 주민들이 살았던 오래된 요새형 마을입니다. 이곳의 건축물에는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소금이 섞인 흙과 진흙 같은 재료가 사용됐습니다. 주변 환경에 맞춰 건물을 지은 셈이죠. 높은 곳에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들이 마을을 이루었는데, 20세기 초 큰비로 상당한 피해를 입으면서 많은 주민이 다른 곳으로 옮겨 갔습니다. 지금은 무너진 벽과 골목의 흔적을 통해 과거 마을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소금이 섞인 재료로 건물을 지었다는 점이 독특하네요. 지금도 그런 건축 방식을 볼 수 있습니까?
기자) 네. 시와에서는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한 전통 건축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소금과 진흙을 섞어 만든 재료는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색을 띠는데요. 다만 물에 취약할 수 있어서 비가 많이 내리면 건축물이 손상될 위험도 있습니다. 샬리 요새는 이런 건축 방식이 어떤 환경에서 사용됐는지 보여 주는 중요한 유산입니다. 여행객들은 오래된 골목을 걸으며 건물의 형태와 재료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시와 오아시스에 가려면 여행 일정을 어떻게 짜는 것이 좋을까요? 카이오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인가요?
기자) 카이로에서 거리가 상당히 멀기 때문에 당일치기 여행지로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동 시간만으로도 하루 일정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시와에서 며칠 머물면서 소금 호수와 샬리 요새, 신전 유적, 사막을 나누어 둘러보는 편이 여유롭습니다. 이동 수단과 도로 상황을 미리 확인하고, 특히 사막 투어는 믿을 만한 업체를 통해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봄과 가을은 한여름보다 기온이 온화해 여행하기에 비교적 편안한 시기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이집트 서부 사막의 시와 오아시스를 찾아가 봤습니다. 지금까지 함지하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