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재단의 로버트 피터스 국가안보센터 국장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 방식을 관찰하고, 이를 자국의 전술에 적용하려 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피터스 국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무인기와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등을 동시에 대규모로 운용할 경우 미한 연합군의 미사일 방어체계가 압도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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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러시아 전훈 적용 의심 여지 없어…미한 방어망 압도 우려”
기자) 피터스 국장님, 북한은 지난 9월 12일 공격용 무인기와 전략순항미사일, 전술탄도미사일, 600mm 초대형 방사포를 결합한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북한이 이러한 무기체계들을 동시에 대규모로 운용할 수 있다면, 미국과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어떤 도전이 제기될까요?
피터스 국장) 여러 가지 도전이 제기될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그처럼 많은 수의, 그것도 다양한 유형의 공격을 요격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이 압도당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는 여러 종류의 미사일과 로켓, 포탄, 무인기 등이 포함됩니다. 이처럼 다양한 위협이 동시에 밀려오면 요격 작전을 위한 지휘통제와 교전 관리 자체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단거리와 전구급 미사일 요격 체계가 충분히 배치돼 있고, 지속적으로 요격할 수 있을 만큼 요격미사일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이 모든 무기를 한꺼번에 동원해 공격한다면, 분명히 매우 심각한 도전이 될 것입니다.
기자) 북한은 이어 10월 3일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복합타격의 또 다른 요소로 추가된다면 미국과 한국에 얼마나 큰 위협이 될까요?
피터스 국장) 의심할 여지 없이 위협이 가중될 것입니다. 특히 기동이 가능한 극초음속 무기는 어떤 형태의 미사일 방어체계에도 실질적인 도전이 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핵심적인 문제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이용해 미사일 방어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레이더를 파괴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극초음속 무기를 이용해 이러한 레이더나 지휘통제 시설을 파괴한다면, 공중에서 접근하는 위협을 요격하는 우리의 능력이 사실상 마비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극초음속 무기는 어떤 미사일 방어 작전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기자) 극초음속 무기는 레이더를 파괴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것인가요?
피터스 국장) 극초음속 무기가 특별히 그런 목적으로 설계됐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미사일 방어체계의 핵심 요소인 레이더 시설을 파괴하는 데 극초음속 무기가 얼마나 유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논의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면서 기동까지 할 수 있다면, 이러한 레이더 시설을 공격하는 데 매우 매력적인 무기가 될 것입니다.
기자) 미국을 비롯한 기술 선진국들도 기동형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는 주장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피터스 국장) 저는 북한이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할 때마다 항상 의구심을 갖습니다. 북한이 일부 기술적 진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무언가를 시험한 뒤 실패했다고 인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북한군이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초강력 무기들에 대해서도 상당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4일 러시아가 최신 제트추진 무인기 기술을 북한에 제공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는데요. 북한이 더 빠른 제트추진 무인기를 확보하고 대량 생산한다면, 어떤 새로운 도전이 제기될까요? 특히 무인기를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과 함께 운용할 경우에 말이죠.
피터스 국장)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에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는 대가로 특히 무인기와 미사일 관련 기술을 제공받아 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무인기뿐 아니라 순항미사일 등에서도 이처럼 더 발전된 무기체계를 확보했다면, 미사일 방어는 한층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제가 더 우려하는 것은 이러한 무기들이 대규모 물량으로 한국 미사일 방어체계를 압도하는 것입니다. 위협의 종류가 다양해질수록 대응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북한은 압도적인 양적 우위를 통해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하려 할 것입니다.
기자) 말씀하신 대로 압도적인 물량으로 장시간 지속되는 공격이 문제인데요. 요격미사일 재고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우려해야 할까요? 미국에서도 최근 이 문제에 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죠?
피터스 국장) 그렇습니다. 헤리티지재단에서도 그 문제를 연구했습니다.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이 얼마나 많은 요격미사일을 소모했는지 분석한 연구입니다. 여러 독립적인 연구 결과가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미국이 막대한 양의 요격미사일을 소모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매우 심각한 우려 사항입니다. 제 생각에는 미국의 요격미사일 재고를 다시 채우는 데 4~5년이 걸릴 것입니다. 그마저도 현재 보유한 요격미사일을 아껴 사용하고, 추가로 소모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일입니다. 현시점에서 요격미사일 재고 측면만 놓고 보면, 한국이 미국보다 더 잘 대비돼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기자) 상대가 값싼 무인기를 동원할 경우 이러한 복합타격에 어떻게 선별적으로 대응해야 할까요? 언제 고가의 요격미사일을 사용해야 할까요?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합니까?
피터스 국장) 바로 그것이 핵심적인 문제인데, 적절한 종류의 장비를 현장에 배치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효과적인 교전 관리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값싼 무인기 한 대를 격추하기 위해 매우 고가인 사드(THAAD) 요격미사일이나 SM-6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냉전 시대에 개발된 무기체계 중에는 레이더와 대구경 기관총을 결합해 저고도로 접근하는 위협을 격추할 수 있는 체계들이 있습니다. 특히 미 육군은 이러한 무기체계를 어떻게 신속하게 다시 실전 배치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작고 값싼 무인기들을 대량으로 격추하기 위해서입니다.
기자) 북한의 복합타격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한국은 감시·탐지 센서와 지휘통제체계, 대드론 역량, 전자전 능력 등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까요?
피터스 국장) 미한동맹을 압도하려는 적을 상정하는 대규모 훈련을 더 많이 실시해야 합니다. 미군이나 동맹군이 적군을 모의하는 대항군(Red Forces) 훈련을 늘 실시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양측 지휘관들이 각자 판단을 내리며 서로를 공격하는 방식입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을 앞두고도 이러한 훈련을 대규모로 실시했습니다. 이런 형태의 대규모 훈련을 다시 실시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적군의 입장에서 사고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려는 지휘관들이 훈련에 참여해야 합니다. 이것이 새롭게 등장하는 위협에 대응하고 격퇴하는 작전 개념을 개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이 훈련에는 상대방을 겨냥한 통합 항공·미사일 공격 작전도 포함돼야 합니다.
기자) 북한이 9월 12일 실시한 복합타격 훈련은 러시아로부터 얻은 전훈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북한은 복합 훈련에 사용된 개별 무기체계들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는데요.
피터스 국장) 북한이 러시아의 전쟁 수행 방식을 지켜보면서 유사한 군사 역량을 활용해 그 전훈을 적용하려 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저는 이에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나타난 효과가 한반도에서도 똑같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크라이나군이 싸워온 방식과, 훨씬 뛰어난 군사 장비를 보유한 미국과 한국군이 전투를 수행하는 방식을 직접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국가안보센터 국장으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역량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부터 얻은 전훈에 대해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