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진상조사단이 지난 2월 이란에서 발생한 미국의 공습 2건을 조사한 결과,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유엔 조사 결과를 강하게 반박하면서, 오히려 전쟁범죄를 저지른 쪽은 이란 정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가 구성한 유엔 이란 독립진상조사단은 17일, 지난 2월 28일에 일어난 이란의 학교와 체육시설에 대한 공습을 조사한 결과, 미국이 두 차례 군사 공격에 책임이 있으며, 이 공격이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근거(reasonable grounds)’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미국이 이란에서 벌인 두 차례의 공습에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유엔 인권기구의 보고서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백악관은 “진지하게 받아들일 가치가 없는 허튼소리”라고 일축하면서,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쪽은 미국이 아니라 이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엔 진상조사단이 미국의 책임을 지적한 첫 번째 공격은 이란 남부 미나브의 샤자레 타예베 초등학교를 겨냥한 공습입니다.
조사단은 이 공격이 민간인 사망과 민간 기반시설 피해를 초래한 무차별 공격에 해당하며, 국제법상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보고서는 ‘신뢰할 만한 독립적인 정보(credible independent information)’를 인용해 당시 학교에서 157명이 숨졌으며, 이 가운데 123명이 어린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그동안 미군의 군사작전이 무력충돌법에 따라 수행되고 있다고 거듭 밝혀왔습니다.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애나 켈리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VOA의 논평 요청에 “유엔 인권이사회는 수십 년 동안 진지하게 받아들일 가치가 없는 허튼소리를 쏟아내면서 인권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조사단은 이란 정권이 지난해 12월 말 시작된 전국적인 소요와 시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자국민을 상대로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며 이란 정부의 범죄 혐의도 함께 지적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정부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대 5만4천 명의 시위자가 숨졌을 것으로 추산한 반면, 이란 정부는 사망자가 3천38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엔 조사단은 실제 사망자와 부상자 수가 이란 정부가 발표한 수치보다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믿을 강력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켈리 부대변인은 “이 분쟁에서 전쟁범죄를 저지른 유일한 당사자는 이란 정권”이라며 “이란 정권은 수천 명의 자국민을 살해했고, 해외에서 미국인들을 숨지게 했으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테러 행위를 벌이고 역내 이웃 국가들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악의적인 국가가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용기 있게 대응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를 더욱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조사단은 이란 남부 라메르드의 한 체육시설에 대한 공습에서도 비슷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인근 주거 건물과 학교가 피해를 봤으며, 민간인 22명이 숨졌습니다.
하지만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지난 3월 발표한 성명에서 당시 미군이 라메르드 시내를 공격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월에 발생한 이란 여학교 공격 사건에 대해 “누구도 고의로 공격하지 않았다”며, 해당 사건에 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전쟁부 역시 자체 조사를 진행해 왔지만, 아직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같이 보기:
루비오 장관 "미군, 학교 고의 타격 안 해"미 국무부 관리는 VOA의 유엔 조사단 관련 논평 요청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2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공식 탈퇴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인권이사회가 자체적인 ‘가치(values)’를 지키는 데 지속적으로 실패하고 있으며, 반미·반유대주의적 주장을 확산시키는 한편 억압적인 정권들을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따라서 우리는 이 보고서의 조사 결과에 신뢰성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민간인 보호는 미국에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미국의 군사작전에 관한 구체적인 질문은 전쟁부에 문의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조사단은 이란 정부에 약 30건에 달하는 정보 제공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 6월에는 미국 정부에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정부 관계자들과 만날 것을 요청했지만, 역시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