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무기거래’ 항구에 또다시 대형 선박 입항...부두엔 컨테이너 쌓여

라진항을 촬영한 7일 자 위성사진에 100m 길이의 선박과 바로 앞에 놓인 컨테이너(사각형 안)가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북러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된 라진항에 또다시 대형 선박이 입항했습니다. 앞서 백악관이 의심스러운 정황으로 공개한 컨테이너 더미가 이번에도 등장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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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무기거래’ 항구에 또다시 대형 선박 입항...부두엔 컨테이너 쌓여

북한 라진항에서 7일 10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라진항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는 부두에 선체를 바짝 밀착시킨 선박과, 바로 앞에 약 130m 길이로 놓인 컨테이너 추정 물체가 보입니다.

지난달 31일 라진항에 입항한 대형 선박(원 안)이 보인다.

앞서 라진항에는 지난달 31일에도 길이 110m의 선박이 정박했다가 떠났는데, 약 일주일 만에 또 다른 선박이 이곳을 찾은 것입니다.

라진항엔 이미 이달 1일부터 컨테이너가 다시 쌓이면서 사실상 선박의 추가 입항이 예고됐었습니다. 지난해 백악관이 북한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해 더욱 주목받아 온 곳입니다.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 개가 넘는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300여 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백악관은 라진항에 선적된 컨테이너가 러시아 선박에 실려 러시아 항구로 옮겨진 뒤 열차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한다고 전했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당시와 동일한 움직임인지 주목됩니다.

VOA는 지난해 8월 26일 이곳에서 대형 선박이 포착된 이후 2023년 말까지 이 일대를 출입한 선박을 26척으로 추산했으며, 올해 1월에도 약 사흘에 1척꼴로 선박의 입출항을 확인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월 12일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선박과 컨테이너의 움직임이 중단됐다가 지난달 12일 재개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관련 움직임이 단 이틀만 포착되는 등 대형 선박의 포착 횟수는 올해 초에 비해 크게 줄었습니다.

선박 입항 사흘 전 촬영된 4일 자 위성사진에 포착된 컨테이너. 사진=Planet Labs

만약 이들 선박이 실어 나른 컨테이너에 무기가 담겼다면 이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백악관 등이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두 나라 모두 이를 강하게 부인해 왔습니다.

김남혁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3등 서기관은 지난 2월에 열린 유엔 총회 회의에서 “우리는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남혁 서기관] “We have never had arms dealings with the Russian Federation and we have no plan to do so in the future either. We strongly denounce the hostile forces for the rumor of arms dealings as a plot breeding story against the DPRK, as well as a part of hostile attempt to tarnish the image of the DPRK in the international arena by invoking the illegal sanctions resolution against the DPRK.”

그러면서 “무기 거래설은 북한에 대한 음해이며 불법적인 대북 제재 결의안을 발동해 국제 무대에서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적대 세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변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지난해 10월 북러 무기 거래 의혹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모두 근거가 없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