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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접경 지역 ‘화물 움직임’ 증가…무기거래 재개 여부 주목


북러 접경 지역 북한 쪽 지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야적장에 놓인 화물(사각형 안)이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북러 접경 지역 북한 쪽 지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야적장에 놓인 화물(사각형 안)이 보인다. 사진=Planet Labs

한동안 텅 비어있던 북러 접경 지역의 열차 야적장에 화물이 다시 유입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앞서 북한 라진항에서도 한 달 만에 대형 선박의 입출항이 확인됐는데, 바다에 이어 육지에서도 양국 간 무기 거래가 재개된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러 접경 지역의 북한 쪽 지대를 촬영한 지난 12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선 선로 옆 야적장에 놓인 화물 더미를 볼 수 있습니다.

파란색 방수포가 씌워진 이 화물은 지붕이 있는 건물 2개 사이에 마련된 야적장에 적재돼 있으며, 이 공간의 3분의 1가량을 채우고 있습니다.

이곳 야적장은 2월까지만 해도 화물이 약 80% 들어찰 정도로 분주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부터 화물의 양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해 이달 초엔 텅 빈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그러다 12일부터 화물이 대량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더니 13일엔 전날보다 더 많은 양의 화물이 놓였습니다.

한동안 유입이 중단됐던 화물의 움직임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북러 접경 지역 북한 쪽 지대의 야적장에 놓인 화물의 변화. 왼쪽부터 2월 12일, 3월 6일, 3월 13일. 3월에 접어들며 크게 줄어든 화물의 양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북러 접경 지역 북한 쪽 지대의 야적장에 놓인 화물의 변화. 왼쪽부터 2월 12일, 3월 6일, 3월 13일. 3월에 접어들며 크게 줄어든 화물의 양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조러친선 다리에서 선로를 따라 북한 쪽으로 약 2km 내려온 이 지점은 통상 북한에서 러시아로 향하거나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넘어온 열차가 정차하는 곳입니다.

이날 포착된 화물이 러시아 향발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지난해 이 지점을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날 포착된 열차에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의 무기가 실려 있는지도 주목됩니다. 또 한동안 중단됐던 무기 선적 작업이 재개됐는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13일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13일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앞서 12일 VOA는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라진항에서도 약 한 달 만에 움직임이 재개됐다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12일을 끝으로 더 이상 대형 선박이 입항하지 않았는데, 약 한 달 만인 이달 12일 115m 길이의 선박의 입항 장면이 확인된 것입니다.

백악관은 라진항에 대해서도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 장비와 탄약을 실은 컨테이너를 선적하는 장소라고 지목한 바 있습니다.

종합하면 최근 약 한 달 동안 북러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된 2개 지역에서 화물 선적 작업을 중단한 북한과 러시아가 이달 12일부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로선 약 한 달 만에 선박과 화물의 움직임이 재개된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습니다. 또 이번에 발견된 화물이 북한 무기와 관련이 있는지도 아직까진 불투명합니다.

그러나 백악관이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곳에서 또다시 화물과 선박이 발견된 점은 주목되는 움직임입니다.

만약 이들 화물이 군사장비이고 열차나 선박에 의해 옮겨진 것이라면 이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백악관 등이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두 나라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남혁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3등 서기관은 지난달 23일 열린 유엔 총회 회의에서 “우리는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남혁 서기관] “We have never had arms dealings with the Russian Federation and we have no plan to do so in the future either. We strongly denounce the hostile forces for the rumor of arms dealings as a plot breeding story against the DPRK, as well as a part of hostile attempt to tarnish the image of the DPRK in the international arena by invoking the illegal sanctions resolution against the DPRK.”

그러면서 “무기 거래설은 북한에 대한 음해이며 불법적인 대북 제재 결의안을 발동해 국제 무대에서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적대 세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변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지난해 10월 북러 무기 거래 의혹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모두 근거가 없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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