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요 언론들 "북한, 김여정 담화 사흘 만에 미사일 발사…한국 정부 반응 시험"

북한이 15일 철도기동미사일연대 검열사격 훈련을 진행했다며, 열차에 설치된 발사대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미한 군당국은 북한이 두 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한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내비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 사흘 만에 미사일을 발사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달 들어 세 번째 미사일 발사로 한국 정부의 반응을 떠보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분석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28일 북한이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위한 대화에 나설 수도 있다는 내용의 김여정의 담화가 나온 지 사흘 만에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한국 정부의 반응을 확인해 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이 자국 대사의 유엔 연설에 맞춰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발사는 김여정 부부장이 조건이 충족되면 남북대화를 재개하고 화해 조치를 할 용의가 있다고 한 담화 발표 후 이뤄졌다며, 북한이 요구한 한국의 ‘이중잣대’와 ‘적대시 정책’ 포기를 시험해 보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이 경제 제재를 완화하고 다른 양보를 해 주길 바라는 상황에서 한국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또 북한의 이번 발사가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의 유엔 연설과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며, 김 대사는 연설에서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하기 위한 ‘전쟁 억제력’ 개발을 정당화했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도 김성 대사의 유엔 연설 시점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 자국 외교관이 미국의 정책을 규탄하는 동안 미사일 발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만큼 경각심을 주지는 않는다며, 이번 발사에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탄도미사일이 포함됐는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또 김여정이 사흘 전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면 남북정상회담과 종전선언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힌 담화 내용도 전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답보 상태에 있는 북한과의 대화가 2년 반 만에 재개될 수 있지 않겠냐는 희망을 불러왔는데 이후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겁니다.

신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점에 김성 대사가 유엔에서 대북 ‘적대시 정책’을 끝낼 것을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말하는 ‘적대시 정책’은 일반적으로 미-한 연합군사훈련과 한반도 주둔 미군,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유엔의 제재를 지칭한다고 설명했습니다.

2021년 북한 미사일 발사 일지

‘CNN ‘방송은 이번 발사가 ‘신채호’ 함으로 명명된 한국의 3천t급 잠수함 진수식을 앞두고 이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방송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 달 들어 세 번째이며, 미 국무부는 북한의 발사를 거듭 규탄하며 관련 문제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촉구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폭스 뉴스’는 바이든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방송은 김여정의 담화로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대해 낙관론이 일던 때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같은 날 북한대사는 유엔에서의 연설을 통해 미국의 위협에 대한 자국의 전쟁 억제력 개발을 정당화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방송은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금지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단거리 발사에 대해서는 북한에 추가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