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원산 관광지구 건물 마무리 단계...“여전히 해결 과제 많아”

지난달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대부분 건물이 외형상 완공된 모습이다. 사진: CNES Airbus Google Earth.

북한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건물들이 상당수 완성 단계에 접어든 모습이 포착됐는데, 전문가들은 완공을 하더라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원산 해변가에 지어지고 있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내 주요 건물과 시설 상당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정황이 민간위성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VOA가 지난달 ‘프랑스국립우주원’과 ‘에어버스’가 촬영해 ‘구글어스’에 공개된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건물 대부분이 외부 공사와 도로, 보도 등의 공사를 마친 듯 정돈된 모습을 하고 있었고, 공사차량이나 장비들도 공사가 한창일 때에 비해 상당히줄어든 상태였습니다.

이들 공사차량들은 지구 남쪽의 일부 건물들과 아직 공사가 덜 끝난 일부 고층 건물 주변에서 발견됐습니다.

이를 토대로 볼 때 해안가를 따라 북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주로 남쪽 부분과 일부 고층 건물에서의 작업만을 남겨 놓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위성사진으론 건물 내부에 대한 확인이 불가능해, 실제 공사 마무리 여부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달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대부분 건물이 외형상 완공된 모습이다. 사진: CNES Airbus Google Earth.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내 건물들은 북쪽에서 남쪽까지 약 5.5km 길이의 해안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건물의 숫자는 작은 건물까지 포함하면 100여개에 달합니다.

북한이 한 지역을 특정해 이처럼 대규모 관광 시설을 짓는 건 흔치 않은 일입니다.

북한의 대표적 관광지구인 금강산의 경우, 숙박시설 등 여러 건물들이 밀집해 있지만 여전히 규모와 크기에 있어선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첫 건물과 마지막 건물 사이의 길이만 놓고 본다면, 전 세계 최대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의 주요 도로(스트립)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완공을 당초 공언했던 지난해 10월에서 물러나 올해 4월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조선중앙TV 보도 내용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그 무엇에 쫓기듯 속도전으로 건설하지 말고, 공사기간을 6개월간 더 연장해 다음해 태양절까지 완벽하게...”

이 시한 대로라면 완공까지 남은 시간은 약 3개월 남짓.

그렇다면 3개월 뒤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이 대형 관광지구를 운영할 지에도 큰 관심이 쏠립니다.

북한이 지난해 4월 공개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전문가들은 일단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잠재력이 있다는 데 동의했습니다.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입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f they can have a kind of keep the beach crystal clear...”

북한이 해변을 깨끗하게 유지할 경우, 한국과 일본, 중국 관광객들이 선호할 수 있고, 또 날씨가 추운 러시아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노예 노동’이라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관광단지를 운영할 때 소요되는 인건비가 낮다는 이점도 있다고 브라운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ourism tends to be very labor intensive takes a lot of a lot of labor to clean the hotels...”

관광은 노동집약적 사업으로, 호텔 청소 등에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따라서 브라운 교수는 북한에겐 인건비가 비싼 주변 나라들에 비해 관광사업에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24일 VOA에, 북한이 원산 일대에 특별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의 시도를 할 수 있고, 원산 관광지구를 금강산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As I said they might be trying to create a space...”

그러나 문제는 이런 일들이 현실이 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입니다.

북한 핵을 둘러싼 국제정세는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입니다.

경제전문가인 앤서니 김 해리티지 재단 연구원입니다.

[녹취: 김 연구원] “We'll have to see the development in a bigger picture...”

북한 경제에는 제재를 비롯해 다른 지정학적인 요소가 많은 만큼, 당장의 결과가 아닌 더 큰 그림에서 이번 원산갈마해안지구 개발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관광이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은 아니지만, 숙박시설에 물품을 채우거나 외화 거래를 할 때 제재 위반 논란이 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재에 직면하고, 또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호텔을 채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And you have, country is still faced with all these sanctions...”

브라운 교수는 또 원산이 아무리 뛰어난 해변이라고 할지라도 여름철이 아닌 다른 계절을 어떻게 견딜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뱁슨 전 고문도 이 같은 시각에 동의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Well, they are going to have to find a way...”

북한이 성공을 하기 위해선 아직까지 큰 변화가 없는 여러 장애물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김 연구원은 북한이 과거에 비해 자원을 조금 더 잘 활용하려 하는 시도는 좋은 일이지만, 현대화되고 개선된 경제 개혁 없인 북한의 경제 성장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 연구원] “It's good that they are constructing they're trying to utilize their resources a bit better than...”

따라서 관광단지 개발 등을 통해 변화를 꾀한다고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김 연구원은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