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북한과 미군 유해 공동발굴 진전 없어"

지난해 7월 북한 원산에서 미군과 유엔사 관계자들이 북한이 송환한 미군 유해가 담긴 관에 유엔기를 덮고 있다.

미국은 북한과 내년 봄 미군 유해 공동 발굴을 위해 회담을 제의했지만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미-북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가 유해 발굴 협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방부는 당초 내년 봄으로 기대했던 북한 내 미군 유해 공동 발굴 작업을 위한 실무 협상에 진전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의 케네스 호프만 대변인은 21일 VOA에, “2005년 이후 중단된 북한 내 미군 유해 공동 발굴을 위한 북한과의 합의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측에 2020 회계연도에 공동 현장 조사 활동을 위한 계획서를 작성해 제안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DPAA 는 북한 내 미군 유해 공동 발굴작업 재개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며, 내년 봄에 관련 팀이 방북할 수 있도록 북한과의 회담에 계속 문을 열어 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호프만 대변인은 “DPAA는 공동 유해 발굴을 위한 미국의 제안에 북한 인민군 측이 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혀, 최근 미국의 계속된 실무 협상 제안에 북한이 응답하지 않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는 그동안 북한 측에 2005년 이후 중단된 미군 유해 공동 발굴 작업의 재개를 수 차례 제안해왔습니다.

앞서 켈리 맥키그 DPAA 국장은 지난 9월 한국전 참전 미군 실종자 유가족들에게, DPAA는 내년 봄 미군 유해 발굴을 위한 조사팀을 북한에 파견하는 논의에 열려 있으며, 낙관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키그 국장] “Regrettably, we were not able to make arrangements with the North Korean army to conduct Field Operations this year. But we're optimistic and remain open to having discussions such that we can send our teams back to North Korea in the spring of 2020.”

지난 8월에는 랜달 슈라이버 국방 차관보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강연에서 “날씨와 활동 지역을 고려할 때 내년 봄이 최적기”라며 북한에 공동 발굴 작업을 제안했으며 빨리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미-북 간 유해 발굴 작업 논의가 양국의 정치적 환경에 따라 영향을 받아왔던 전례에 비춰볼 때 당분간 유해 관련 실무 회담이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양국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9년 간 총 33차례에 걸쳐 함경남도 장진호와 평안북도 운산에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벌였지만, 2005년 북한이 6자회담 참가를 중단하고 핵무기 보유를 선언하면서 중단됐었습니다.

이후 2011년 다시 재개에 합의했지만 이듬해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하면서 또 다시 중단됐습니다.

북한은 미-북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던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후 지난해 7월에는 미군 유해 55상자를 송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노이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이후 미군 유해 관련 논의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DPAA는 지난 5월, 2019 회계연도에 북한과 두 차례 유해 관련 실무 협상을 진행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고, 북한의 대화 중단으로 유해 발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유해 송환은 인도주의적 문제라며 정치 상황에 좌우돼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월터 샤프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9월 워싱턴 주한미군 전우회 행사에서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송환은 유족과 후손들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해결이 시급한 사안이라며, 북한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샤프 전 사령관] “It is humanitarian issue. We have been able to get some of the remains back. There is many, many more in North Korea and we hope to be able to work to do that in the future. I mean it is so important for not just the relatives and their descendants but as a nation to be able to bring those remains back”

샤프 전 사령관은 북한 전역에 아직 남겨진 미군 유해가 많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유해 송환을 위한 작업을 재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

독자 제보: VOA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사화를 원하는 내용을 연락처와 함께 Koreanewsdesk@voanews.com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뉴스 제작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제공하신 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되며, 제보자의 신분은 철저히 보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