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요 언론, ‘포스트 하노이’ 첫 만남 주목…“미-한 거리감 있어” 지적도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10일 워싱턴 방문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하기에 앞서 손을 흔들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은 정상회담을 앞둔 미국과 한국 두 나라가 대북 접근법과 비핵화 방법론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모두 설득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고 진단했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AP 통신은 이번 회담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한 정상 간 첫 만남이라는 데 무게를 뒀습니다.

특히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다시 비핵화 논의의 자리로 이끌어 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두 나라 간 동맹강화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그리고 한반도 평화 등을 의제로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관점에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한국 정부가 하노이에서 미-북 간 합의가 성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작성한 3.1절 기념사를 회담 결렬 후 수정해야 했다는 예를 들었습니다.

또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없이는 제재 해제는 없다”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발언과 “제재는 실수이며 제재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는 발언을 나란히 비교하며 양국 간 온도차를 부각시켰습니다.

아울러 한국 청와대는 잠재적 제재 완화를 통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백악관은 제재를 북한의 비핵화 방안으로 간주한다는 전문가의 진단을 소개했습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지난주 당국자들에게 “미국과 한국은 한 페이지에 있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양국의 굳건한 동맹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 구축을 약속해 온 문재인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신은 지난해 4월 남북 두 정상의 첫 만남이 성사됐을 당시 83%까지 올랐던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지난 주에는 41%로 집계됐다는 한국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문 대통령이 새로운 돌파구를 급히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현 시점에서 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선 두 나라를 모두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완전한 비핵화’ 대신 ‘점진적인 단계’를 받아들일 것을, 김 위원장에게는 비핵화라는 ‘최종 단계’를 수용할 것을 설득해야 한다는 겁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언급한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합의)과 ‘얼리 하베스트’(조기 수확)를 소개하며, 이를 트럼프 대통령과 균열을 일으키는 지점으로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 합의 없이 회담장을 떠난 것은 북한이 단순히 부분적인 비핵화보다 더 큰 것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근거를 들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한국이 미국과 북한 두 나라를 모두 설득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한국이 이번 회담을 미국과 북한을 화해 국면으로 이끌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미국과 북한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 비핵화 회담을 재개할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이 이번 회담에서의 한국의 목표”라는 한국 고위 관료의 발언을 전하며 “그 노력의 일환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6월 말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서울로 초청할 계획”이라는 말도 함께 전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