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CIA 국장 기밀취급인가 취소...국내외 언론, 트럼프 언론관 비판 사설 게재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15일 정례브리핑을 열어 대통령 성명의 명의를 발표했다. 샌더스 대변인이 자리에서 존 브레넌 전 CIA 국장의 기밀취급인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기밀취급인가를 취소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전직 안보 관리들의 기밀취급인가 역시 박탈하는 방안을 고려 중입니다. 300개가 넘는 미 국내외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관에 반대한다는 사설을 실었습니다. 지난해 약물 과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약 7만2천 명을 기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존 브레넌 전 CIA 국장의 기밀취급인가를 취소했군요?

기자) 네. 어제(15일)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정례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내용인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샌더스 대변인] “Today fulfilling responsibility..”

기자) 샌더스 대변인 이날 대통령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국가 기밀을 보호해야 하는 대통령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존 브레넌 전 CIA 국장의 기밀취급인가를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러면서 브레넌 전 국장의 이상한 행동과 행위를 언급했습니다.

[녹취: 샌더스 대변인] “Second that conduct and behavior..”

기자) 그런 이상한 행동이 브레넌 전 국장 같은 전문가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절대 아니라고 샌더스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는 백악관이 예고했었던 거죠?

기자) 맞습니다. 이미 지난달 23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해당 조처를 고려하고 있다고 샌더스 대변인이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기밀취급권한은 안보 관련 업무를 하려면 필수적인 권한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건 말 그대로 기밀을 보거나 다룰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데 직위에 따라 등급에 차이가 있고요. 또 철저한 신원조회를 거쳐야 합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이 기밀취급인가를 받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진행자) 브렌넌 전 국장은 현직이 아닌데, 이런 사람도 기밀취급인가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모양이군요?

기자) 네. 고위급 전직 관리들 경우에는 나중에 정책과 관련해서 정부에 조언을 해줘야 할 때가 있고요. 또 민간 직장에서 일할 때도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보통 일정 기간 기밀취급인가를 회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브레넌 전 국장이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에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뒤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를 두고 브레넌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하게 푸틴 영향력 아래 있고 반역적인 행동을 했다고 격렬하게 비난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지난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미국 정보기관 평가를 인정하지 않는 듯한 말을 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중에 이 말을 뒤집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 것이 기밀취급인가를 취소하는 계기가 된 걸까요?

기자) 그런 시각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성명은 브레넌 전 국장의 객관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요. 또 샌더스 대변인은 브레넌 전 국장이 대통령을 비판해서 그의 비밀취급인가를 박탈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한편 대통령 성명은 브레넌 전 국장 외에 다른 몇몇 전직 고위 관리들이 가진 기밀취급인가도 취소할 것을 고려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샌더스 대변인] “For this reason I also..”

기자) 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마이클 헤이든 전 CIA 국장,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앤드루 매케이브 전 FBI 부국장, 셸리 예이츠 전 법무부 장관 대행, 피터 스트럭 전 FBI 요원 등입니다.

진행자) 피터 스트럭 전 요원은 최근 FBI에서 해고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 법무부 변호사와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깎아내리는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 드러나 최근 해고됐습니다.

진행자) 성명에 나온 사람들의 면면을 보니까 다들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사람들이로군요?

기자) 네. 코미 전 FBI 국장이나 매케이브 전 FBI 부국장은 잘 아시다시피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하다가 해고됐고요. 브레넌, 클래퍼, 헤이든, 라이스 씨 등은 모두 언론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자주 비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기밀취급인가가 취소된 브레넌 전 국장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브레넌 전 국장이 인터넷 트위터에 글을 올렸습니다. “이번 조처는 의사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시도 가운데 하나다, 또 이는 정보전문가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을 우려하게 한다, 나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글이었습니다.

진행자) 성명에서 언급된 다른 사람들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도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은 벌하고 칭찬하는 사람에게 상을 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라를 이끌기에 도덕적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관련 정부 기관에서는 논평이 나왔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DNI나 CIA 측은 논평 요청에 모두 백악관에 물어보라며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한편 공화당 소속의 랜드 폴 상원의원이 성명을 내고 이번 조처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폴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브레넌 전 국장의 기밀취급인가를 취소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성명에 언급된 관리들을 비판하는 외부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는 글을 연이어 트위터에 올렸는데요. 기밀취급인가 박탈을 지지하는 내용들입니다.

연대 사설 게재를 처음으로 제안한 '보스턴 글로브'의 '언론인들은 적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사설. 보스톤글로브 홈페이지 캡처.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많은 미국 국내외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사설을 한꺼번에 게재했다는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내외에서 약 350곳에 달하는 언론이 오늘(16일)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관에 우려를 나타내는 연대 사설을 내보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주류 언론들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폭스뉴스를 빼고는 대다수 주류 언론을 ‘가짜뉴스(Fake News)’로 부릅니다. 또 언론을 ‘미국 시민의 적’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해서 크게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언론뿐만 아니라 외국 언론도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우려를 나타내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이 언론 자유, 의사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언론인에 대한 공격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번에 많은 국내외 언론이 일제히 사설을 낸 건 미국 보스턴시에 있는 보스턴글로브 신문이 주도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언론사가 참여했는데요. 하지만 주류 언론 가운데 하나인 월스트리트저널은 빠졌습니다.

진행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왜 빠졌나요?

기자) 연대 사설 제안은 사설의 독립성 추구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를 댔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보수 성향의 경제 전문지로 호주계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씨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언론사 사설들이 어떤 주장을 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먼저 뉴욕타임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이 민주주의의 생명에 위험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언론 없는 정부보다는 정부 없는 언론을 택하겠다는 토머스 제퍼슨 전 대통령의 말을 언급했습니다. 보스턴글로브는 기자는 적이 아니라면서 언론 자유는 미국이 200년 이상 지키고 있는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이 언론 자유를 억압한다는 논지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필라델피아시에서 발행되는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지는 언론이 불편한 견해와 정보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박해와 처벌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면 국가나 국민도 마찬가지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밖에 댈러스모닝뉴스지는 사설에서 대통령의 언론 공격이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타임스 신문 발행인을 만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달 29일 아서 그레그 설즈버그 뉴욕타임스 발행인을 만났는데요. 설즈버그 발행인은 이 만남 뒤에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관에 우려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지난 6월 오피오이드계 약물인 펜타닐이 주사기에 담겨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약물 과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7만 명이 넘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최근 갱신한 자료인데요. 2017년 한 해 미국에서 약물 과용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수가 약 7만2천300명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입니다. 전해보다 약 10% 증가한 것인데요. 이 수치는 예비 집계로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진행자) 어떤 약물이 가장 비중이 높았습니까?

기자) 네. ‘합성 오피오이드(Synthetic Opioids)’가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 헤로인, 기타 오피오이드가 뒤를 이었고요. 그 뒤로는 코카인, 정신자극제, 그리고 메타돈 순이었습니다. 이 메타돈은 헤로인 중독을 치료하는 약물입니다. CDC 자료를 보면 합성 오피오이드 과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많이 증가했고요. 반면에 헤로인과 처방 오피오이드, 그리고 메타돈 과용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역시 오피오이드가 문제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CDC 집계를 살펴본 전문가들도 바로 그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오피오이드는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진통제를 말하는데요. 요즘 미국 안에서 오피오이드가 심각한 사회문제입니다.

진행자) 오피오이드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CDC는 오피오이드를 세 가지로 분류합니다. 먼저 첫 번째로 의사들이 합법적으로 처방해주는 오피오이드(prescription opioid)가 있습니다. 다음 두 번째로는 강력한 효능을 가진 ‘펜타닐(fentanyl)’이 있습니다. 펜타닐은 말기 암 환자에게 나타나는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을 완화하는 데 씁니다. 펜타닐은 진통제의 하나인 모르핀보다 50배에서 100배나 강한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헤로인(heroin)’도 오피오이드에 들어갑니다.

진행자) 헤로인은 불법 마약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강력한 중독성을 가진 헤로인은 불법 마약으로 규정돼 판매와 사용이 엄격하게 금지돼 있습니다.

진행자) 오피오이드는 진통제지만 마약처럼 과용하면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주죠?

기자) 맞습니다. 마약 성분이 있어서 남용하면 중독되고 중독이 심해지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의사 지시에 따라 적절한 양만 복용해야 합니다. 정부 조사 결과 2016년 기준으로 미국 안에서만 약 210만 명이 오피오이드를 잘못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약물 과용 실태가 지역별로는 어떤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다른 지역보다 앞서서 오피오이드 사용이 확산했던 동북부 뉴잉글랜드 지역에 있는 매사추세츠, 버몬트, 그리고 로드아일랜드주는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오하이오, 인디애나, 웨스트버지니아, 그리고 뉴저지주는 증가세를 보였는데요. 뉴저지주는 27% 상승했고, 나머지 세 지역은 17% 이상 늘었습니다.

진행자) 약물, 특히 오피오이드 과용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이 여러 방면에서 펼쳐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연방 정부와 주 정부 차원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 덕분인지 CDC 도표를 보면 약물 과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 증가세가 지난해 말부터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불법마약 거래상들이 오피오이드와 마약을 섞은 새로운 약물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이걸 시급히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