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김정은 위원장 친서, 미-북 정상회담 성공 위한 돌파구 될지 관심

  • 윤국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 뉴욕에서 만찬을 가지며 건배하고 있다. 폼페오 장관은 김영철 부위원장과의 회담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72시간 동안 (미-북 협상에) 큰 진전이 이뤄졌다”면서도 아직 많은 일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김영철 부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면담은 그 자체가 미-북 관계에서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사건’입니다. 면담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김영철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미-북 정상의 사실상 직접적인 소통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4일 공개서한에 대한 답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와 김 부위원장을 통해 전달되는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평가하고 결단을 내린다면, 6월12일 정상회담 개최를 둘러싼 줄다리기는 마침내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부위원장을 백악관에서 만나는 것 자체가 이미 긍정적인 제스처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의 워싱턴 방문은 뉴욕과 마찬가지로 일시적인 제재 면제 조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 결정은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고, 생산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 고위급 인사를 만나는 건 18년 전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진행자) 미-북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이번 면담으로 결정될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보면 가능해 보입니다. 뉴욕과 판문점, 싱가포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는 미-북 간 회담이 “매우 잘 돼 가고 있다”며 회담 개최에 대한 바람을 분명히 해왔기 때문입니다. 김영철 부위원장 면담만 해도,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폼페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30일 만찬 회동 직후 기자들에게 “면담이 성사된다면 놀랄 것”이라며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았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은 미-북 간 실무접촉에서 ‘진정한 진전’이 이뤄졌다면서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하지 않았나요?

기자) 김영철 부위원장과의 담판에서도 핵심 쟁점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폼페오 장관이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세계의 진로를 바꿀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라며 김정은 위원장의 `대담한 리더십’을 촉구한 건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인데요, 실무 차원에서는 견해차를 좁히기가 더 이상 여의치 않다는 의미입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회담의 성공을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요?

기자) 친서에서 미-북 간 실무 협상의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 거론하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양측의 견해차가 상호 신뢰가 없는 데 기인한 측면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 나타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폼페오 장관과의 담판 이후 평양과 연락해 추가로 김 위원장의 재가를 얻어냈을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미-북 양측이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에 대해 완전히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정상회담은 이른바 `톱 다운’ 식 결정으로 이뤄지는 겁니다. 따라서 두 정상이 직접 만나 최종 결단을 해야 할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 번의 회담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조만간 확정되지 않으면 연기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싱가포르에서 의전과 경호 등에 대한 양측의 실무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의제를 제외한 사전 준비는 다 된 것으로 봐야 합니다. 다음주 중에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만 있으면 회담 개최에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진행자) 미-북 양측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 하고 있는 쟁점이 무엇일까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어제(31일) 러시아 외무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도 자신의 비핵화 의지는 `변함없고 일관되며 확고’ 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거듭 단계적 해법을 주장했는데요, 앞서 김계관 부상도 담화에서 두 정상이 “만나서 첫 술에 배가 부를 리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일괄타결 후 신속한 비핵화 실행’ 방안에 상응하는 확실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