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남북정상회담, 두 차례 회담과 만찬 등 예정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판문점. 지난 11일 미국과 한국 병사들이 군사분계선 넘어 북한 쪽을 지켜보며 경비를 서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내일(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립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두 차례 정상회담과 환영만찬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인데, 비핵화에 대해 두 정상이 어떤 결론을 도출할지 주목됩니다. 경기도 파주에서 함지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남북 정상의 첫 만남이 예정된 시각은 27일 오전 9시30분입니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26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 때 첫 만남을 갖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인 T2와 T3 사이 군사분계선을 넘게 되는데, 이 때 문 대통령이 남측에서 김 위원장을 맞이할 예정입니다.

두 정상은 곧이어 도보로 공식 환영식장까지 이동하며, 이 때 한국 측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습니다. 이후 남측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 사이 판문점 광장에서 한국 육해공군 의장대를 사열한 뒤, 양측 공식수행원들과 인사를 나누게 됩니다.

이 장면은 모두 전세계에 실시간으로 생중계될 예정입니다.

한국 측 공식수행원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합참의장 등 7명으로 정해졌습니다.

북측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영철, 최휘,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 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 위원장 등 9명이 공식수행원으로 남측 땅을 밟습니다.

25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새롭게 단장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내부가 공개됐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할 타원형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있다.

정상회담이 예정된 남측 '평화의 집'에 도착한 두 정상은 사전환담에 이어 오전 10시30분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주제로 한 정상회담을 시작하게 된다고 임 준비위원장은 밝혔습니다.

'평화의 집'은 3층 높이의 건물로, 두 정상의 만남이 예정된 곳은 2층 회담장입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정상회담 개최가 결정된 이후 '평화의 집'에 대한 보수와 개선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날 정상회담은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두 차례 열릴 예정입니다.

두 정상은 오전 회담이 끝난 뒤 각자 오찬을 하게 되며, 오후에 다시 만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소나무를 공동식수합니다.

임 준비위원장에 따르면 소나무가 심어질 곳은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 떼를 몰고 방북했던 군사분계선 인근 '소 떼 길'로, 기념 수목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입니다. 특히 기념식수용 흙은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함께 섞어 사용하게 되며, 이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각각 대동강과 한강 물을 나무에 뿌릴 계획입니다.

식수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와 함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서명이 새겨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 정상은 이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눈 뒤, '평화의 집'으로 이동해 오후 회담을 시작합니다.

오후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는 합의문 서명과 발표가 있을 예정인데, 임 준비위원장은 합의 내용에 따라 형식과 장소가 결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고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올라가 유명해진 충남 서산목장의 한우를 이용해 만든 숯불구이. 사진제공=청와대

'평화의 집' 3층에서 열리는 환영만찬은 오후 6시30분에 시작됩니다.

환영만찬에는 옥류관 평양냉면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가거도산 민어해삼편수, 작곡가 윤이상의 고향 통영 문어로 만든 냉채, 스위스식 감자전 등이 메뉴로 오릅니다.

이후 환송행사가 '평화의 집' 마당에서 열리며, '하나의 봄'을 주제로 한 영상물 상영을 끝으로 정상회담 일정이 모두 마무리됩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세 번째로 열리는 것으로, 남측 지역 개최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각각 지난 2000년과 2007년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임 준비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이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핵심 의제에 집중돼 있다며, 북한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고도로 발전한 이 시점에 비핵화 합의를 한다는 데 있어 과거 합의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지난 평양 특별사절단 방문에서 확인한 비핵화 의지를 양 정상이 어느 수준에서 합의할 지, 또 어떤 표현으로 명문화 할 수 있을 지가 어려운 대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임 준비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의 동행 여부에 대해선 아직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다며, 오후 혹은 만찬에 참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파주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