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미 대북 추가 제재, 최대 압박 지속 분명한 메시지

  • 윤국한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건물.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겨냥한 미국 정부의 추가 제재는 밀거래 차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새해 첫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을 지속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미 재무부가 어제(24일) 새로운 대북 제재 조치를 발표한 배경이 뭔가요?

기자) 유엔 안보리의 여러 대북 결의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고 있는 자금과 물자의 북한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미국은 안보리 제재 결의의 큰 구멍으로 드러난 밀거래가 대북 압박의 효과를 떨어트리고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제재는 밀거래 차단에 초점이 맞춰진 거군요?

기자) 네, 미국의 목표는 중국 내 무역회사 2곳과 북한 국적 기업인 16명, 그리고 북한 선적 선박 6척 등을 제재 대상으로 삼은 데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서 활동하는 북한 기업 관계자들과 노동당 간부들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자금과 물자를 몰래 북한으로 반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북한 선박이 개입된 불법적인 물자 이전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안보리가 제재 위반으로 규정한 선박 간 물자 이전이 계속 탐지되고 있는 데 따른 겁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과 홍콩, 한국 등지에서 선박 간 밀거래가 적발된 데 이어, 일본 정부도 물자 이전 사례를 안보리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밀거래 물자는 대부분 석유 등 제재를 통해 북한을 옥죄는 데 핵심적인 물품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 재무부 고위 당국자가 일본과 중국, 홍콩, 한국 등을 순방 중인 것도 이 문제와 관련이 있겠군요?

기자) 네, 시걸 맨델커 재무부 테러.금융범죄 담당 차관은 이들 4개국을 순방하면서 선박 간 물자 이전을 차단하고, 자금과 물자를 북한에 유입하는 북한 정권의 조력자들을 색출해 추방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맨델커 차관은 지난주 미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중국 내 설립한 기업 등을 통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자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증언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지난주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한 21개국 외무장관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중요하게 논의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회의 참가국들은 발표문을 통해 “선박 간 불법적인 물자 이전을 멈출 수단을 포함해 북한의 해상 밀수에 대응할 것을 맹세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회의에서 “대북 해상 차단 작전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면서, 특히 “유엔 제재를 훼손하는 불법적인 선박 간 물자 이전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남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2년여 만에 대화를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북한이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계획을 포기할 때까지 최대 제재와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겁니다. 아울러 세계 각국이 북한을 돕는 물자 밀거래 차단에 협력하도록 촉구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이번 제재 대상에는 중국 기업 2곳이 포함돼 있고, 러시아 내 북한 기업 관계자도 대상에 올랐는데요. 또다시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 여부가 핵심 관건이 된 상황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독자 제재를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러시아는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에 협력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이번 조치 역시 한계가 뚜렷해 보입니다. 두 나라는 제재와 압박으로는 북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그렇지만 미국은 강력한 제재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나오도록 만들 것이라는 입장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현재 진행 중인 남북대화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강력한 제재 때문에 가능했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대북 제재가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한 간 대화에 대해 100% 지지를 강조하고, 미국도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대북 최대 압박을 지속하는 건 이런 판단에 따른 겁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