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앙은 지금] 북한, 미한 연합훈련에 위협과 주민동원으로 대응

  • 최원기

미한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시작된 지난 21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미군의 중요 정찰자산인 U-2 고고도 정찰기가 이착륙 훈련을 하고 있다. 아래는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

북한 내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평양은 지금’ 시간입니다. 지난주 미군과 한국 군의 을지프리덤 가디언 연합훈련이 시작됐습니다. 북한은 이 훈련에 대해‘보복과 징벌’을 가하겠다고 위협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입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미군과 한국 군이 지난 21일 미-한 연합 을지프리덤 가디언 훈련을 시작하자 보복과 징벌을 가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국을 방문한 태평양사령관 등 미군 고위 지휘관들을 거론하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발사 대기 상태에서 놈들의 일거일동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북한 관영매체도 비난에 가세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조선의 초강경 의지를 오판하지 말라’라는 제목의 개인 논평에서, “침략공격에 투입될 수 있는 병력과 수단들을 철저히 제압, 소탕하는 것이 혁명무력의 일관한 대응작전 방식”이라며 “우리 군대는 절대로 빈말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소재를 개발·생산하는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3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개발을 담당하는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시찰했습니다.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행보를 공개한 것은 지난 15일 전략군사령부 시찰 이후 8일 만입니다.

한국의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김 위원장의 이번 시찰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전배치를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북한이 꽝꽝 생산하라고 하는 것은 이제 연구개발이나 시험발사 국면은 끝났고 실전배치를 하고 양산체제로 들어가라는 이런 의미로 받아들여야 되겠죠.”

평소 2-3일에 한번 꼴로 공개활동을 하던 김정은 위원장이 일주일 만에 나타난 것은 연합군의 `참수작전'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입니다.

[녹취: 안찬일]”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참수작전이고, 괌 타격 역시 참수작전을 하지 말라는 경고로 보고 있는데, 김정은이 상당히 은둔하고 있는데, 이는 참수작전을 두려워하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북한 당국은 40년 이상 계속되고 있는 을지훈련이 ‘북침 핵전쟁 연습’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그러나 미국의 짐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 훈련이 전적으로 방어적 성격이란 것을 북한 정권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매티스 장관] “North Korea knows this is a fully defensive for whatever they may say for public…”

이에 앞서 북한 TV는 지난 7일부터 평양과 지방에서 청년들이 인민군 입대를 탄원하는 장면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습니다.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KCNA] ”우리 도 안에 근로 청년들과 대학생들, 붉은 청년 근위대원들은 모두가 반미 항전, 조국통일 대전에 떨쳐 나서기 위한 조선인민군 입대 복대를 열렬히 탄원하고, 서명하였습니다.”

`노동신문'은 347만5천 명이 인민군 입대와 복대를 탄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북한 인구의 15%에 해당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그러나 인민군 입대도 당국의 강압에 의한 것이고 그 규모도 부풀려졌다고 안찬일 소장은 지적했습니다.

[녹취: 안찬일]”실제로 북한 군 110만도 제대로 못 먹이고 있는데 340만 명이 군복을 입는다, 그러면 북한은 그 자체로 몰락하기 때문에, 이는 북한의 선전선동 깜빠니아다.”

군 복무 경험이 있는 탈북자들은 미-한 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되면 가장 고생하는 사람들이 북한 군 병사들이라고 말합니다. 을지훈련이 시작되면 북한 군 병사들도 이에 대응해 완전군장 차림으로 지하갱도에 들어가 며칠씩 대기해야 한다는 겁니다. 평양에 살다가 2009년 한국으로 망명한 최현준 씨입니다.

[녹취:최현준] ”북한 군도 한-미 연합군사훈련 때마다 대응 차원에서 전후방 모두 훈련에 들어갑니다. 지휘관, 병사 모두 무기, 장비 갖고 진지에 들어가 전방을 주시합니다.”

일반 주민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을지훈련이 시작되면 북한 주민들은 전시 동원조직인 노동적위대, 교도대 등에 편성돼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또 장마당도 제한돼 생업에 큰 지장을 받습니다.

탈북자들은 수 십 년째 미-한 군사훈련에 대응해 훈련을 하다 보니 북한 군 지휘관이나 병사들 모두 ‘그러려니’하고 만성이 됐다고 말합니다.
또 잦은 대피훈련과 생활고에 지친 일반 주민들은 ‘차라리 전쟁이나 났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라고 최현준 씨는 말했습니다.

[녹취: 최현준] ” 빨리 전쟁이 났으면 좋겠다, 이 것도 아니고 저 것도 아니고, 못 살겠다, 차라리 전쟁이 났으면 좋겠다, 이런 불만이 많지요, 내부적으로.”

한편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북한 당국의 거친 위협과 달리 북한 내부는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백두산에서는 북한의 당 간부와 해외 친북인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백두산위인칭송국제축전’이 예정대로 열렸습니다. 또 외국인 관광도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