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경협, 물밑에서 활발히 진행 중

지난 2014년 7월 북한-러시아 협력 사업으로 건축된 라진항 부두에서 석탄 선적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는 등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중국의 행보와 대조됩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의 경제협력이 물밑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양국은 이달 중 북한 라진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을 연결하는 여객선 운항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북한 국적의 만경봉 2호가 투입되는 이 항로는 매달 6회 운행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노선에 투입되는 선박은 승객 200명과 화물 1천t을 실어나를 수 있으며, 양국은 원산-블라디보스토크 항로 신설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기름 운반선이 블라디보스토크와 북한 동부 항구들을 꾸준하게 오간다고 3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27일에도 북한 국적 기름 운반선 5척이 블라디보스토크에 입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원유를 제외한 석유와 가스 약 310만 달러어치를 북한에 수출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대북 수출을 중단한 제트연료도 북한에 파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러 경협 사업은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러시아에 진출한 북한 노동자들이 보내는 돈은 여전히 북한의 중요한 외화벌이원입니다. 러시아에는 현재 북한 노동자 3만2천 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등 서방국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소요되는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해 각국이 북한 노동자 유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오히려 더욱 많은 규모의 북한 노동자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입니다.

북한 전문가인 호주국립대학의 레오니트 페트로프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북한이 자신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의 대안으로 러시아를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역시 이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얻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의 경제협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러시아 경제가 침체 상태에 있을뿐더러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하다는 것입니다.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아시아전략센터 소장은 경제 제재가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톨로라야 소장] "However because of sanction and..."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장거리 미사일을 겨냥한 제재가 교역을 포함한 경제협력 사업들을 크게 제한한다는 것입니다.

러시아는 북한의 네 번째 교역국이지만, 두 나라 사이 교역액은 지난해 1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톨로라야 소장은 러시아 기업들은 정치불안을 이유로 북한 관련 사업이 아직 투자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다면서, 제재가 풀리고 한반도 상황이 좋아져야 러시아의 대북 투자뿐 아니라 두 나라 간 경협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