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서울] 연극 '강택구', 분단문제 재조명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남과 북의 이산가족 이야기를 다룬 연극 '강택구'가 상연되고 있다.

젊은 세대의 감각으로 한반도 분단 문제와 이산가족 이야기를 풀어낸 연극이 무대에 올려졌습니다. 한반도 통일과 북한, 탈북자와 관련한 한국 내 움직임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서울에서 김미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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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서울 오디오] 연극 '강택구' 분단 문제 재조명


남북 분단의 가장 아픈 유산인 이산가족, 이산가족들은 지금도 긴 세월 동안 쌓인 그리움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1세대가 대부분 세상을 떠나면서 젊은층은 이산가족의 아픔과 사연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던 것도 현실이기도 한데요, 이런 가운데, 신세대 감각으로 분단 문제를 이야기 하고 있는 연극 “강택구”가 무대에 올려지고 있습니다.

[녹취: 연극 현장음] "아저씨 간첩이죠? 이런 식으로 날 납치해서 형을 만나게 해 준다면서 날 북한으로 끌고 가는거죠. 나 죽을 때 죽더라도 북한으로 안가요~!!"

[녹취: 김정근 연출] "강택구 라는 작품은 1990년대 러시아 유학 중인 배우와 연출이 창작한 작품이예요. 남과 북의 형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북한과 정전 중이다 라는 것에 대해서 피부로 와 닿느냐 이런 질문을 많이 했던 것 같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 절제된 모습 속에서 지금 우리가 북한을 대하는 태도가 맞는가, 실제 우리가 분단 중이고 이것을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려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강택구 연출을 맡은 김정근 연출가의 이야기였습니다. 실제 이 작품은 1995년 전훈 연출가가 러시아 유학 시절 처음 무대에 올렸던 연극입니다. 원작은 원래 6.25전쟁 시기에 이별한 이산가족으로 인해서 생긴 남과 북의 형제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반세기가 넘은 지금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 작품을 동시대로 가지고 오면서 탈북으로 인한 남과 북의 형제 이야기로 재구성 했습니다. 실향민 아버지를 둔 전훈 연출의 진정성이 담긴 희곡이 20여 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 후배 연출가의 시각으로 재해석 되고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1995년과 2007년 현재의 남북관계는 여전히 아슬아슬한 긴장관계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녹취: 김정근 연출] "굉장히 시간이 많이 오래된 작품이어서 과연 이게 지금 현대 관객에게 의미가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고요, 실제 원작에서 실향민으로 인한 남북 간의 형제를 탈북자로 인한 남북관계로 현재 시점을 가져왔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작품의 원래 틀과 변함없이 우리의 남북관계는 똑같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현실에 대해서 한번 곱씹을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그런 점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강택구 역을 맡은 배우 한덕호 씨는 실제 탈북인을 만나 그들의 가치관과 사상은 물론 그들만의 말투와 은어까지 배우게 되는 경험을 가지게 됩니다. 이런 경험들이 고스란히 작품에 녹아 들어가서 강택구를 통해 보여지는 북한 사람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호기심의 차원을 떠나 정말 이북 사람과 이야기하는 듯한 생각까지 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녹취: 공연 현장음] "내 이제 아버지 살아 계신 거 알았으니 됐다. 내 남으로 갈 수도 있다. 내 아버지한테 갈 수도 있다. 그런데 내 남으로 가면 조선에 있는 우리 가족들은 어떡하니. 도로 이산가족 만들지 않는다. 난 그렇게는 못하겠다. 수색대 오겠다. 니는 빨리 가라. 아버지 아버지.."

[녹취: 배우 한덕호] "북한 탈북자를 소재로 연극을 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이슈였을 거고, 충격이었을텐데 요즘에는 북한 사람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나 쇼도 많아져서 아마 북한에 대한 이질감이나,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이런 건 떨어질 거예요 아마 많이 매체를 통해서 만나니까 우리 같은 한민족이고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 하는 그런 쪽으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연극 강택구에서 강택구의 남한 동생 역을 맡은 배우 양한슬 씨는 이 작품을 통해서 자신도 다시 한번 진지하게 남과 북의 분단 현실과 통일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고 이야기 합니다.

[녹취: 배우 양한슬] "전 어렸을 때는 당연히 통일이 될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점점 더 요즘에는 남북관계가 좋아질 기미가 없고, 그런데 그래서 아예 생각도 없고 제 일만 하고 살았는데 이번에 연극을 통해서 북한에 대해서, 그리고 다 같은 한민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

또 극중에서 강택구 형제를 취재하려다 같이 납치된 기자 역할을 한 배우 고훈목 씨 이야기도 이어집니다.

[녹취: 배우 고훈목] "아마 관객들도 저랑 같은 입장일 것 같아요. 전쟁도 안 겪었고, 통일 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되면 글쎄 우리가 굳이 좋은 건가 이대로만 살아도 그 필요성에 대해서 잘 모르거든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대사 중에서 두만이 대사 중에서 왜 가만히 있는 남의 상처를 파서 드러내려고 하냐.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작품을 보시면서 그것들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생각들을 가져가는 기회가 되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

[녹취: 공연 현장음]

이 연극 속에는 남과 북의 애틋한 형제애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형과 동생은 점차 마음의 거리를 좁혀 가고 있었는데요, 김정근 연출가는 이렇게 남과 북의 형제, 이산가족 이야기를 통해서 분단의 아픔을 돌아보고자 한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미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