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 선박 입항 금지 조치 취한 듯'

중국 르자오 항에 입항하려던 북한 선박이 입항을 거부당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8일 보도했다. 중국 산둥성 르자오 항. (자료사진)

유엔의 새 결의에 따라 유엔 회원국 입항이 금지된 북한 원양해운관리회사 소속 선박들이 중국 입항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선박들은 중국 항구 근처를 맴돌거나, 상당수 북한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함지하 기자입니다.

중국 르자오 항에 입항하려던 북한 선박이 입항을 거부당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8일 보도에서 르자오 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북한 화물선 ‘그랜드 카로’ 호에 정박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적어도 두 척의 북한 선박이 중국 항구로부터 입항을 거부당한 상태로 해안가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랜드 카로 호 등 중국 항구에 입항하지 못하고 있는 선박들은 북한의 ‘원양해운관리회사’ 소속 선박 31 척의 일부로, 이들은 유엔의 새 대북 결의 2270호에 따라 유엔 회원국 입항이 전면 금지됐습니다.

실제로 ‘VOA’가 10일 선박의 입항 기록 등을 보여주는 민간 웹사이트 ‘마린 트래픽’ (MarineTraffic)’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중국 항구 인근 해역을 맴돌고 있는 선박은 그랜드 카로 호와 골드 스타 3호, 려명 호 등 3 척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랜드 카로 호는 란샨 항에서 약 30km 떨어진 바다 한 가운데에 있고, 골드 스타 3호는 홍콩 항구에 10km까지 접근했다가 현재는 30km 바깥 해역에 떠 있습니다. 또 려명 호는 룽커우 항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마린 트래픽의 지도에는 이들의 과거 항로가 선으로 표시되는데, 이들은 꽤 오랜 시간 한 곳에 머문 듯 항로 선이 이들 선박을 중심으로 복잡하게 엉켜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이들 선박의 입항을 거부했고, 이 때문에 항구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추정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VOA’는 북한 선박에 대한 입항 거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엔주재 중국대표부에 문의했지만 대표부는 “중국은 완전하게, 충실히 유엔 결의 2270호를 따를 것”이라는 훙레이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참고하라고만 대답했습니다.

한편 원양해운관리회사 소유 31 척 중 지난 24시간 이내 위치가 파악되는 선박은 이들 3 척을 포함해 모두 8 척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중 1 척은 필리핀 정부 당국이 몰수를 결정한 진텅 호이고, 또 다른 1 척은 러시아 보스토치니 항구에 입항한 것으로 보이는 보통강 호입니다.

보통강 호는 한반도 시간으로 10일 오후 5시 현재 보스토치니 항에 입항한 것으로 나타나 있지만, 실제 하역 작업이나 선원들의 승하선 등이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VOA’는 보통강 호의 입항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엔주재 러시아대표부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밖에 3 척은 모두 북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회령 호와 미림 2호는 서해상에서 중국을 출발해 북한 방향으로 가는 항로를 끝으로 레이더 망에서 사라졌습니다.

이들 역시 중국 입항 여부는 확인되지 않지만 항로를 추적해 보면 출발지가 항구가 아닌 항구 앞 바다로 나타나, 중국 측으로부터 입항이 거부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철령 호는 한반도 시간으로 10일 오전 11시께 대한해협 대마도 남쪽 해상에서 북동쪽으로 향하는 모습을 잠깐 나타냈습니다. 지난 2월22일 이후 행적이 묘연했던 철령 호는 선박자동식별장치 (AIS)를 끈 상태로 항해하다가 일본 해역을 지나면서 단 몇 시간 동안만 위치를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이들 3척은 모두 북한 항구에 도착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