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성사진 판독, 신의주 장마당 114% 증가'

5일 미국 워싱턴의 존스홉킨스 대학 미한연구소에서 퍼시픽 포럼의 벤자민 카제프 실버스타인 객원연구원이 북한의 장마당 추세를 분석한 새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위성사진 판독 결과 북한의 공식 장마당(시장) 규모가 지난 10년 간 대체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도시 별로는 다소 편차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Report: Markets Expand in N. Korea Despite Crackdown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퍼시픽 포럼의 벤자민 카제프 실버스타인 객원연구원이 5일 북한의 장마당 추세를 분석한 새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이날 워싱턴의 존스홉킨스 대학 미한연구소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지난 10여 년 간 북한 장마당 규모를 위성사진을 통해 분석한 결과 규모가 대체로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실버스타인 연구원] “Generally, most cities have seen market’s growing……”

대부분의 장마당이 아주 근소하게 증가한 가운데 지역별로 편차가 심한 곳도 일부 있었다는 겁니다.

가령 신의주의 장마당은 2003년에서 2014년 사이 규모가114% 증가했지만 개성은 2004-2014년 사이 16% 증가했고, 함흥은 2008-2013년 사이 변화가 없었습니다.

또 변화가 있는 장마당들은 대규모 확장이나 건설 공사 보다는 기존의 장마당을 재정비한 수준이었습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특히 북한 당국의 장마당 단속과 통제가 극에 달했던 2009년에서 2010년 사이에도 장마당 규모가 줄지 않은 게 이채로웠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실버스타인 연구원] “There was a campaign of market crack downs between 2009 and 2010…

북한 최대의 도매시장이 있는 평성시 만이 당국의 조치로 규모가 70% 정도 줄었을 뿐 다른 도시의 장마당은 기존 규모를 유지했다는 겁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이런 위성사진 판독만으로 북한 당국의 장마당 탄압 증감 여부를 속단할 수 없지만 당국의 당시 억제가 장마당의 영구적 폐쇄나 제거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흥미롭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은 1990년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증가한 암시장을 7.1 조치 이후 사실상 합법적인 소비재 시장과 생산재 시장으로 인정했었습니다.

하지만 2007년부터 장마당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과 통제를 가했고 2009년에는 폐쇄까지 시도했지만 주민들의 거센 반발과 공식경제에 미치는 타격 때문에 2010년 초부터 완화한 뒤 아예 억제 정책을 철회 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정부의 공식 경제마저 시장 의존도가 커지면서 장마당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지만 아직은 대부분의 수익이 주민보다는 당 간부와 고위층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인구 대 시장 규모로 보면 북-중 국경 지역에 가까운 도시보다 남쪽 도시들의 장마다 규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실버스타인 연구원] “What I found is that cities in south….”

구체적인 이유는 확인하기 힘들지만 북-중 국경 지역에 밀수 등 비공식적 거래가 많은 배경과 남쪽 도시들의 경우 국내 생산물이 시장 경제를 주도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또 인구 대 시장 규모 면에서 남포와 해주 동 서해안의 도시 장마당들이 다른 도시 보다 일관적으로 시장 규모가 훨씬 컸다며 이는 해상 무역이 구조적 요소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