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측과 개성공단 임금 추가 협의 추진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이 지난달 22일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입경해 활짝 웃으며 통일부 관계자와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의 5월 분 임금 지급 시한을 앞두고 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북한과의 협의를 조만간 추진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의 5월 분 임금 지급 시한이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점을 고려해 조만간 남측 관리위원회와 북측 중앙특구 개발지도총국 간 협의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남북은 갈등을 빚었던 개성공단 임금 문제와 관련해 지난달 22일 종전의 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임금을 납부하고 북한이 요구하는 인상분에 대한 차액과 연체료는 남북 간 협의 결과에 따라 추후 정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북한은 그러나 이후 추가 협의를 위해 공동위원회를 열자는 한국 정부의 제의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요구하는 추가 인상분이나 연체료는 남측의 관리위원회를 통해 협의가 가능하지만 공단의 전반적인 임금과 노동 규정을 논의하려면 당국 간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북한의 호응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한국 정부의 지침을 어기고 3월 분 임금을 북측에 납부했던 18개 기업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렸습니다.

통일부 임병철 대변인입니다.

[녹취: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기존 임금대로 임금을 지급하라는 정부의 방침을 위반한 기업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기업들이 단합된 행동을 해야만 북측의 부당한 일방적인 노동규정 개정에 따른 임금 인상 요구에 우리가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임 대변인은 낮은 수위인 경고 조치를 취한 이유에 대해 북한의 압박으로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임금을 납부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북측에 3월 분 임금을 납부한 기업은 모두 49 곳으로 파악됐습니다. 임 대변인은 나머지 31개 사에 대해서도 조사가 끝나는 대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2일 한국 측과 임금 지급 방식에 합의하기 전까지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인상한 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임금을 납부할 것을 기업들에게 압박하면서, 인상분의 차액에 따른 연체료를 납부하겠다는 담보서도 함께 요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기업들에게 담보서에 서명하지 말라는 지침을 전달하고 이를 어긴 기업들에 대한 제재 방침을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의 지침을 어기고 3월 분 임금을 납부한 기업들은 당시 한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기존의 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임금을 납부했다고 신고했지만 이 중 상당수는 장려금과 상금 등으로 북한이 요구하는 월 최저임금에 맞춰 납부했을 것으로 한국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임금 문제를 둘러싼 남북 간 갈등은 북한이 지난 2월 말 북한 근로자들의 월 최저임금을 3월 분부터 70 달러 35 센트에서 74 달러로 5.18% 인상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불거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남북 간 합의 없는 일방적인 임금 인상은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