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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비전, 북한에 생물연료 공장 건립


북한의 전력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제 구호단체들은 풍력이나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를 활용한 발전 설비 지원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인도주의 지원단체인 월드 비전은 황해북도의 한 마을에 태양열 발전기를 도입한 데 이어 생물연료 공장 건립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월드 비전의 프레드릭 맥크레이(Frederick McCray) 북한 담당 국장을 인터뷰했습니다.

문) 맥크레이 국장님. 올해 월드 비전의 새로운 북한 담당 국장으로 취임한 이후 최근 북한을 처음 방문하셨지요?

답) 예. 3월 30일부터 4월 13일까지 북한을 처음으로 방문했습니다. 월드 비전이 북한에서 전개하고 있는 사업들을 살펴보기 위해서였는데요. 특히 황해북도 연탄군 칠봉리에서 바이오 가스 즉, 생물가스 공장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문) 월드 비전은 지난 2007년 황해북도 연탄군 도치리에 3대의 태양열 발전기를 시범적으로 설치해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등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던 것으로 압니다. 이번에 옆 동네인 칠봉리에 도입하려는 생물가스 사업을 소개해주시죠.

답) 우선 칠봉리의 일반 가구 1백 세대와 탁아소, 유치원, 인민학교, 중학교에 불을 밝히고 난방을 하며 취사용 연료로 활용하기 위한 생물가스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내년 3월에 공장 건립을 시작해 6~8개월 뒤에 완공할 예정입니다.

문) 생물가스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답) 생물가스는 가축의 배설물을 태울 때 나오는 연료인데요, 칠봉리에 짓는 공장은 특히 인근 닭 사육장에서 나오는 닭 배설물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가스는 각 가정과 학교 등으로 연결된 관을 통해 공급되고요. 이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은 유기농 비료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문) 북한 현실에 비춰볼 때 생물가스 도입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답) 거시적으로 볼 때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북한의 시골 지역에서는 대부분 취사와 연료를 위해 석탄이나 땔감 나무를 사용하는데요,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탄소가 배출되고 산림이 황폐화 되며, 토양이 침식되는 등 부작용이 있습니다.

문) 북한의 조선과학원도 이번 생물가스 사업에 참여한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조선과학원은 월드 비전과 함께 현장 실사에 나서고, 공장 설계와 건설에 기술적 지원을 하는 등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는 재생 에너지 사용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월드 비전은 칠봉리의 생물가스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미 중국 등 다른 나라들에서 생물가스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북한에서도 성공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 이번에 북한을 처음 방문하셨는데, 첫 인상이 어땠습니까?

답) 특히 북한 아이들을 보고 많이 감동했습니다. 황해북도 연탄군 도치리와 칠봉리의 학교 네 군데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북한 아이들은 여느 다른 나라의 아이들처럼 웃고 떠들며 놀고 있었습니다. 건강해 보였고, 수업에 집중하고 있었는데요. 그들의 명랑함과 개방적인 태도가 가장 인상에 남습니다. 월드 비전의 사명은 전세계의 가난한 사람들, 특히 아이들을 섬기는 것입니다.

문) 북한의 화폐개혁 이후 최근 식량난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현장을 직접 둘러보니 어땠는지요?

답) 월드 비전은 북한의 식량안보 상황이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계속 관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저의 이번 방북 목적에는 벗어나 있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인상을 말씀 드린다면, 월드 비전이 활동하고 있는 지역들의 길거리에서 저는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이나 배고파 보이는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평양 거리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북한의 식량안보와 관련해 북한 사람과 길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 역시 이번에는 없었습니다.

문) 월드 비전은 북한 일부 지역에 식량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답) 월드 비전은 평안남도 안주와 개천에서 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보조적인 식량 공급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수 공장과 두유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에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이 사업을 위해 올해 3월 밀가루 60t을 북한으로 보냈고요. 올해 몇 차례 더 식량을 보낼 계획입니다.

문) 맥크레이 국장님은 북한 담당 국장으로 취임하시기 전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 국제개발처가 지원하는 식량을 분배하는 작업을 맡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새로운 북한 담당 국장으로 포부가 무엇입니까?

답) 저는 무엇보다 월드 비전이 북한 주민들과 맺고 있는 협조관계를 보조하고 강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월드 비전은 전세계에서 개발사업을 진행한 오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북한에도 반영해 도우려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프간에서 여성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식량 분배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데, 이는 새로 맡은 대북 업무와도 비슷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 맥클레이 국장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월드 비전의 올해 북한 사업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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