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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오 “WHO 자금 지원 재개하지 않을 수도”…미국, 그린란드에 원조 제공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오늘은 미국 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재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미 국무장관이 밝힌 소식, 또 미국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규모 지원을 제공하기로 한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먼저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중단했던 세계보건기구(WHO) 자금 지원을 재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말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정부가 또다시 세계보건기구(WHO)의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지금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세계보건기구 개혁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WHO가 결함을 바로잡기 위한 근본적인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미국 정부는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재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엔 산하 기구인 WHO를 대체할 기구 설립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23일 라디오 프로그램인 ‘래리 오코너 쇼’에서, WHO의 역할이 다른 기관으로 대체될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 미국 정부는 그 점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만약 WHO가 제대로 일하고 기능한다면, 미국은 언제나 주도적으로 이끌고, 그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목표한 성과를 내는 데 실패한다면, 미국은 전 세계 다른 협력국과 함께 원래의 목표를 수행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또 22일 저녁, 미국 ‘폭스뉴스(Fox News)’ 방송과 인터뷰에서는 WHO의 지도부 교체를 촉구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보다 더 한 것, 어쩌면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재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WHO에 들어가는 자금은 미국의 납세자들이 낸 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WHO의 최대 지원국으로서, 미국이 지난해 WHO에 제공한 지원금은 약 4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는 WHO 한 해 예산의 15%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그러나 지난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 심각할 정도로 잘 못 대응했다고 비판하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WHO의 대응과 역할을 검토하는 동안,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중국에 매우 편향적이며, 중국의 잘못된 정보와 은폐에 의존하는 바람에 코로나바이러스의 광범위한 확산을 막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초기,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중국의 대응 노력에 찬사를 보내며,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중국 방문 금지 등의 대응 조처를 비판했습니다.

WHO는 또 지난 1월 코로나 발병 초기, 긴급 비상회의를 거듭 소집하면서도 국제적인 비상사태 선포를 주저하는 바람에 사태를 더욱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WHO는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10만 명 이상 쏟아져 나온 후에야 지난 3월, 세계적인 대유행, 팬데믹을 선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타이완은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이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자신이 흑인이기 때문에 인종차별적 발언과 모욕을 당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또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에도 사퇴할 의사가 없다며 일축하고 있습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22일 화상으로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자신은 지난 3년 동안, 생명을 구하고 WHO의 조식 개혁을 위해 밤낮으로 일했다며 퇴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대응에 전 세계가 협력해 전력을 다해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폼페오 장관은 같은 날(22일)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회원국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 이를 공개해야 하는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신랄히 비판했습니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도 22일, 미국은 WHO가 제대로 운용되고 있는지 평가할 것이며, 외부에서 이를 대체할 기구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23일 코로나 퇴치를 위해 3천만 달러를 추가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이 이끄는 WHO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자세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미국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고 영사관 개설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고 영사관 개설 계획을 발표했다.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규모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덴마크 정치권이 반발했는데요. 이 소식, 김정우 기자가 전합니다.

미국 정부는 그린란드에 약 1천200만 달러 규모의 원조를 제공할 것이라고 23일 발표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원조가 그린란드 내 자원-에너지 개발과 교육 교환 확대에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는 북미 북동부 대서양과 북극해 사이에 있으며, 캐나다와 가깝습니다.

그린란드는 세계 최대 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북 길이가 2천670km, 동서 최대 폭은 1천200km에 이릅니다. 전체 면적은 217만k㎡로, 북유럽에 있는 노르웨이부터 아프리카 사하라 지역까지 아우를 수 있을 정도로 큽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땅 대부분이 얼음으로 덮여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지역은 해안가 약 15% 정도뿐입니다.

수도는 누크이고 인구는 약 5만5천여 명, 사용 언어는 그린란드어와 덴마크어, 영어 등입니다.

14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덴마크 식민지였던 그린란드는 1979년에 자치령이 됐습니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의회에 대표 2명을 보내고, 덴마크는 그린란드에 ‘고등판무관(High Commissioner)’을 파견합니다. 외교와 국방 역시, 덴마크 정부가 행사합니다.

최근 미국 정부는 그린란드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방 정부가 그린란드 매입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덴마크 정부와 정치권은 이를 일축했습니다. 그린란드에서 미국과 사업을 할 수는 있지만, 그린란드를 팔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몇 가지 이유로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 평가합니다.

먼저 그린란드에는 거대한 빙하 아래에 천연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습니다.

또 군사 전략적으로도 그린란드는 미국에 중요합니다. 이곳은 러시아와 가까워 미군이 러시아가 발사하는 탄도미사일을 조기에 포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린란드를 소유한 덴마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고 미국과 조약을 맺어 미국이 그린란드에 대형 공군 기지를 만드는 것을 허용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북극해 얼음이 녹아 이곳을 드나드는 선박 항로가 열리면서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가 더 커졌습니다.

그래서 러시아와 중국도 최근 그린란드와 접한 북극해에서 상업,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자국을 북극 근접 국가로 설정하고 ‘북극 비단길’ 개척 계획을 세우는 등 북극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베 코포드 덴마크 외무장관은 그린란드가 오랫동안 개방과 외국 투자 유치를 통한 경제 개발을 도모해왔다며, 미국의 원조를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덴마크 정치권에서는 강한 반발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덴마크 사회인민당 의원으로 외교위원회 소속인 카르스텐 홍게 의원은 ‘로이터통신’에 미국이 분명하게 선을 넘었다고 비난했습니다. 홍게 의원은 그러면서 가까운 동맹이 그린란드와 덴마크를 분열시키려 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야당인 덴마크인민당의 소렌 에스페센 의원도 미국의 제안이 그린란드와 덴마크에 ‘모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23일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덴마크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했다면서 미국의 원조 제공이 분열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관리는 또 이번 조처가 전통적이고 좋은 협력 강화책이라면서 미국이 그린란드를 사들이기 위해 길을 닦으려는 수단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20세기 들어 미국 정부는 실제로 그린란드 매입을 시도한 바 있습니다.

지난 1946년 당시 해리 트루먼 행정부는 금 1억 달러어치와 그린란드를 교환하자고 덴마크 정부에 제안했습니다. 당시 미 합동참모본부는 소련과 냉전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전략적이고 군사적인 이유로 그린란드 매입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덴마크는 미국의 제안을 수치라며 거부했습니다. 트루먼 행정부의 그린란드 매입 시도는 1991년에 가서야 언론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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