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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예멘 내전 지원 종료"…유엔 안보리 "미얀마 사태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 국무부 청사를 방문해 미국의 외교 정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 국무부 청사를 방문해 미국의 외교 정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예멘 내전과 관련된 모든 지원을 종료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해외 주둔 미군 배치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내용 자세히 살펴보고요. 이어서 유엔 안보리가 미얀마 사태에 관해 첫 성명을 낸 소식, 지난해 전 세계 민주주의 지수가 전년과 비교해 하락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예멘 내전과 관련해 지원을 종료한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4일, 예멘 전쟁은 반드시 끝나야 한다고 선언하면서, 예멘 내전과 관련해 무기 판매를 포함, 공격적 작전에 대한 미국의 모든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중동 지형의 구도가 새롭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예멘은 오랜 내전을 겪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예멘 정부와 후티족 반군 간에 지금 5년 넘게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와 나라 거의 전체를 장악하고 있고, 예멘 정부는 남부 아덴을 임시 수도로 정하고 반군에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지금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정부를 지원하고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후티족 반군의 배후에 시아파 국가 이란이 있다고 주장하며 다른 수니파 아랍국들과 예멘 내전에 개입해왔습니다. 이란은 사우디의 주장을 줄곧 부인하고 있지만 국제 사회에서는 이란의 후티 반군 지원설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예멘 내전에 대한 미국의 모든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 정부의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무기 판매가 크게 늘었습니다. 미국의 경제 살리기를 강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동 전략의 하나였는데요. 하지만 미국의 무기 지원으로 사우디가 예멘 내전에 더 깊숙이 개입하며 예멘의 인도적 위기를 더욱 가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고 미국 정부의 대중동 정책의 변화를 알리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국무부 청사를 찾았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대통령에 취임한 후 처음 국무부 청사를 방문해 새 정부의 외교 정책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예멘 관련 발언도 이 자리에서 나온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 때도 외교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는데요. 첫 정부 부처 방문지로 외교를 담당하는 국무부를 택한 것은 미국 외교의 세계 무대 복귀를 강조하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이 돌아왔다, 외교가 돌아왔다”고 선언하고, 동맹은 미국의 큰 자산이라며, 동맹을 복원하고 다시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력이 외교 정책과 국가 안보 순위에 적절하게 부합하도록, 해외에 주둔 중인 미군 배치 상황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이를 주도할 것이며 검토하는 동안, 주독 미군 철수는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주독 미군 철수는 전임 행정부가 추진한 거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독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력을 3분의 1로 감축하고, 독일에 있는 유럽사령부 본부도 벨기에로 옮기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유럽의 안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독일 주둔 미군 병력은 약 3만 6천 명인데요. 약 2만 4천 명만 독일에 주둔하고, 나머지 병력은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회원국에 재배치하겠다고 발표했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또 다른 주요 발언 짚어주시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미얀마 쿠데타와 관련해 군부가 권력을 포기하고, 구금자를 석방하라고 촉구했고요. 러시아 문제와 관련해서는 알렉세이 나발니 씨의 즉각적인 석방, 또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사이버 해킹 등을 지적하면서 미국 정부는 미국의 국익을 수호하는데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중국은 중요한 경쟁국이라고 규정하며 중국이 제기하고 있는 미국의 번영과 안보,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도전들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고, 국제 규범을 따르면 협력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겼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해당국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양국의 협력은 세계 평화와 안전, 번영을 촉진한다면서 두 대국이 협력하는 것은 이견보다 공동의 이익이 더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빈 살만 사우디 국왕의 아들인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 국방부 장관은 트위터에 사우디 정부는 이란과 그 대리인들의 공격에 맞서고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 국민들이 방콕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 국민들이 방콕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유엔 안보리가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성명을 내놨군요?

기자) 네. 유엔 안보리 15개 회원국이 4일, 미얀마 쿠데타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과 윈민 대통령 등 강제 구금된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당초 알려진 초안보다는 수위가 많이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수위가 낮아진 걸까요?

기자) 네. 안보리가 이날(4일) 발표한 성명에는 미얀마 군부를 직접적으로 규탄하거나 쿠데타라는 표현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지난 2일 긴급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영국이 제출했던 초안은 훨씬 강경하게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는 왜 반대한 건가요?

기자)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사태는 미얀마 내정이라는 주장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미얀마 정부를 지원해왔는데요. 두 나라 모두 미얀마와 군사적으로 밀착해 있고, 특히 중국은 미얀마의 최대 교역국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당초 안보리는 미얀마 로힝야족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모일 예정이었다가 쿠데타가 발생해 급히 일정을 앞당겨 지난 2일 긴급 소집됐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이날 성명에서 로힝야족 문제도 언급됐습니까?

기자) 네. 안보리는 로힝야족 탄압 문제를 규탄하면서 이들에 대한 안전 여건 조성과 인도적 접근 보장을 촉구했습니다. 성명은 또 폭력을 중단하고 인권과 자유, 법치 존중을 강조하는 한편, 미얀마 민주화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속적인 지원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얀마 현지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과 제2의 도시 만달레이 등에서 시민들의 불복종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거리 시위는 자제하고, 집 발코니나 집 앞 등지에서 냄비 등을 두드리며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전날(4일) 밤 만달레이 지역에서는 이 시위에 참여한 약 30명이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어떤 이유로 체포된 걸까요?

기자) 현지 경찰 당국은 이들이 공공장소에서 소음을 내 법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포된 사람들 가운데는 10대 청소년도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대규모 시위는 없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만달레이 시에서 전날(4일) 약 20명이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현수막을 들고 가두시위를 벌였지만, 경찰의 출동으로 곧 해산했고요. 또 양곤에 있는 다곤대학교 등 일부 대학에서 학생들이 교정 안을 돌며 시위를 벌였는데요. 대규모 가두 시위 조짐은 현재까지 없습니다. 앞서 미얀마 소셜미디어에는 아웅산 수치 고문이 국민들에게 가두시위를 자제하고, 평화적 방법으로 쿠데타에 저항할 것을 요구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는데요. 과거, 군부의 무력 진압에 많은 인명이 희생된 역사도 미얀마 국민이 쉽사리 가두시위에 나서지 않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면 파업의 규모는 점점 커지는 모양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전국 70여 개 공공 병원 의료진이 파업을 선언한 데 이어, 전국의 일부 교사들도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며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는 연일 미얀마 사태를 규탄하고 있는데, 제재 움직임도 있습니까?

기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앞서 기자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지금 미얀마 쿠데타와 관련해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미얀마가 미국과의 교역 규모가 크지 않아 큰 효력은 없을 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미얀마에 진출해 있는 외국 회사들이 철수하면 미얀마 경제에 타격을 줄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일본의 맥주회사인 ‘기린홀딩스’는 미얀마와의 제휴를 종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세계에서 민주주의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로 선정한 노르웨이의 의사당 건물.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세계에서 민주주의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로 선정한 노르웨이의 의사당 건물.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 2020)’가 전년과 비교해 하락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2일 발표했는데요. 전 세계 민주주의 지수가 2019년 5.44에서 2020년에 5.37로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이 민주주의 지수라는 게 뭔가요?

기자) 네. 민주주의 발전 수준을 나타내는 지수입니다. EIU는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정부 기능, 정치참여, 정치문화, 그리고 국민 자유 등 5개 영역을 평가해 민주주의 지수를 산출합니다. 올해 EIU가 민주주의 지수를 매긴 나라가 모두 167개국인데요. 올해 지수는 지난 2006년부터 해당 지수를 집계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지난해 민주주의 지수가 5.37이라고 했는데요. 지수에 단계가 있습니까?

기자) 네. 10점 만점인데요. 8점이 넘는 국가는 '완전한 민주국가', 6점 초과에서 8점 이하는 '결함 있는 민주국가', 4점 초과∼6점 이하는 '혼합형 정권', 그리고 4점 미만은 '권위주의 체제' 등 4단계로 분류합니다.

진행자) 조사 대상 167개국 가운데 민주주의 체제로 간주할 수 있는 곳은 몇 나라나 되나요?

기자) 네. 완전한 민주국가와 결함 있는 민주국가를 합치면 75개 나라로 비율로는 44.9%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거의 절반 정도를 민주주의 국가로 볼 수 있군요?

기자) 맞습니다. 반면 혼합형 정권은 35개국으로 21%, 그리고 권위주의 체제는 57개국으로 34.1%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나라별 순위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한데, 어느 나라가 1등입니까?

기자) 네. 북유럽에 있는 노르웨이가 9.81로 1등이었습니다. 또 아이슬란드가 9.37로 2위, 그리고 스웨덴이 9.26으로 3위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반대로 순위가 가장 낮은 나라는 어디였나요?

기자) 네. 짐작하시겠지만, 역시 북한이 1.08로 167위 최하위였습니다. 그밖에 콩고민주공화국이 1.13으로 166위,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1.32로 165위였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 한국은 어느 수준이었습니까?

기자) 네. 한국이 8.01로 23위, 미국은 7.92로 25위, 그리고 중국은 2.27로 151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한국은 일본, 타이완과 함께 2019년에 결함 있는 민주주의에서 지난해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승격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에 민주주의 지수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지역별 평균 지수가 모두 하락한 탓이 큽니다. 특히 중동과 북아프리카, 그리고 사하라 이남 지역이 하락세를 주도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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