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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EU, 미래 관계 협상 타결…러시아, 나발니 측근 수사 착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4일 유럽연합(EU)과의 미래 관계 협상 타결 소식을 발표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4일 유럽연합(EU)과의 미래 관계 협상 타결 소식을 발표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미래 관계 협상에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러시아 사법당국이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씨 측근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아온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불기소 처분을 받은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의 협상 타결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영국과 유럽연합(EU)이 24일 미래 관계에 관한 협상에서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이로써 영국과 유럽연합(EU)은 아무런 합의 없이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상황을 피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협상 마감 시한을 코앞에 두고 양측이 합의를 도출해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12월 31일로 양측이 당초 설정했던 전환기 기간이 끝나게 됩니다. 그러니까 불과 1주일을 앞두고 양측이 합의한 겁니다.

진행자) 전환기 기간이라는 게 뭐죠?

기자) 영국은 지난 1월 말, 공식적으로 유럽연합(EU)에서 탈퇴했습니다. 하지만 양측은 이후 벌어질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 12월까지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는 전환기로 설정하고, 이 기간 향후 양측의 새로운 관계에 관해 협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협상이 잘 안 됐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측은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미래 관계 협상’에 들어갔는데요. 대부분의 분야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막판까지도 몇 가지 주요 쟁점에서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것이 핵심 쟁점이었나요?

기자) 마지막까지 최대 쟁점이 됐던 것은 어업 분야와 분쟁 해결의 주체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양측은 막판 협상에서 한 걸음씩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어업 분야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게 문제였나요?

기자) 네. 영국은 이른바 ‘바다 주권’을 내세워 향후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조업하는 EU 회원국의 조업을 대폭 축소할 것을 요구했는데요. 그러자 EU는 EU 시장에 들어오는 영국산 수산물에 고율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경고하며 맞섰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어떻게 타협을 봤나요?

기자) EU가 향후 5년 반에 걸쳐 단계적으로 어획량을 25%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초 EU는 6년에 걸쳐 25% 감축을 제안했고요. 영국은 처음에는 80%까지 감축을 원했는데요. 영국이 막판에 큰 양보를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영국은 어떤 것을 얻었을까요?

기자) 또 다른 주요 쟁점이었던 분쟁 조정의 경우, EU는 양측의 법적 다툼이 벌어지면 EU 사법재판소가 분쟁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요. 하지만 막판 협상에서 영국의 요구대로 통상적인 국제법을 따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양국의 무역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거죠?

기자) 양측은 수출입 상품에 대해 서로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거래량에도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른바 ‘무관세, 무쿼터’를 기반으로 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는데요. 만일 노딜 브렉시트 상황이었으면 양측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따라 관세를 매겨야 했습니다.

진행자) 이로써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완전히 결별하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이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4년 반 만에 드디어 내년 1월 1일로 완전히 유럽연합(EU)과 갈라서게 됐습니다.

진행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존슨 총리는 24일 합의 소식을 알리면서 이제 “우리는 우리의 법과 운명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았다”며 기뻐했습니다. 브렉시트의 강력한 지지자인 존슨 총리는 지난해 7월 총리로 취임하며 브렉시트를 반드시 실현할 거라고 공언해왔습니다.

진행자) EU 측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길고 구불구불한 길이었지만 그 끝에서 좋은 합의를 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공정하고 균형 있는 합의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영국과 EU 합의 소식에 미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 국무부가 합의 타결을 환영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국무부는 성명에서 미국 정부는 영국의 EU 탈퇴 결정을 지지하며, 영국, EU와 계속 강력한 관계를 갖길 바란다고 밝혔고요. 또 영국과 자유무역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습니다.

진행자) 자, 그럼 이제 남은 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양측의 합의문은 약 2천 쪽에 달하는데요. 영국 의회와 EU 회원국, 유럽의회가 합의문을 최종 검토하고 승인하면 효력이 발생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연말까지는 별로 시간이 없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현재 영국 의회는 성탄절 휴회에 들어갔는데, 30일 의회를 다시 소집해 합의안 검토와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EU 회원국도 연휴 기간 회동해 합의안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합의가 늦은 만큼 일정이 빠듯해 일단 내년 1월 잠정 적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 사법당국이 알렉세이 나발니 씨 측근에 대한 형사 절차에 들어갔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씨의 측근인 류보프 소볼 씨가 25일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러시아 경찰은 이에 앞서 소볼 씨의 자택을 급습해 컴퓨터와 전화 등을 압수했습니다.

진행자) 소볼 씨가 어떤 사람이죠?

기자) 역시 러시아 야권 운동가입니다. 소볼 씨는 최근 나발니 씨 독살 공격을 시도했다고 자백한 러시아연방보안국(FSB) 요원을 만나려고 집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요. 나발니 씨 지지자들은 그 일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당시 소볼 씨는 FSB 요원을 만나지는 못했는데요. 하지만 당시에도 잠깐 구금됐었습니다. 소볼 씨는 내년 러시아 총선에 나갈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알렉세이 나발니 씨 독살 시도는 국제적으로도 큰 문제가 됐던 사건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발니 씨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인데요. 지난 8월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그런데 나발니 씨가 구소련이 개발한 ‘노비촉’이라는 신경작용제에 중독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러시아 정부가 개입했을 거라는 의혹이 불거졌고요. 국제사회에서 러시아 정부의 해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러시아는 줄곧 개입설을 부인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후 극적으로 의식이 돌아온 나발니 씨가 최근 러시아연방보안국(FSB) 소속 콘스탄틴 쿠드랴프체프 요원에게 본부에서 전화한 것처럼 위장해 독극물 암살 시도의 전모를 파헤칠 수 있었다고 폭로하면서 다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독살 시도를 했다는 건가요?

기자) 네. 나발니 씨의 속옷에 노비촉을 묻혔다는 겁니다. 쿠드랴프체프 요원은 이 통화에서 나발니 씨가 비행기 안에서 숨질 것을 확신했지만, 비행기가 중간에 비상 착륙하는 바람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말했는데요. 나발니 씨는 쿠드랴프체프 요원과의 이 통화 내용을 유튜브 등에 공개하며 독살 공격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는 게 명백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는 이 통화 내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나발니 씨가 FSB 요원과 했다고 주장하는 전화 통화는 가짜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번호를 바꿔 전화 통화를 하는 일 등은 외국 정보기관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국무부는 23일 성명을 통해 나발니 씨 암살 시도 사건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했다고 비난했습니다. 국무부는 미국 정부는 러시아연방보안국 요원들이 나발니 씨를 암살사기 위해 노비촉을 사용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러시아의 개입과 책임 외에는 나발니 씨 독살 시도에 대해 타당한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나발니 씨는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독일에 체류하고 있습니다. 나발니 씨는 당시 독일의 한 시민 단체 주선으로 독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고요. 지난 9월, 병원에서 퇴원한 후에도 계속 독일에 머물고 있는데요. 러시아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아온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가 처분을 받았다고요?

기자) 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해온 도쿄 검찰이 24일, 아베 전 총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도쿄 검찰은 그러나 아베 신조 후원회의 대표인 하이카와 히로유키 비서는 약식 기소했습니다.

진행자) 불기소 처분을 받으면 재판이 열리지 않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가 고소 또는 고발된 용의자를 법정에 세우려면 공소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요. 불기소 처분은 검사가 재판을 열기 위한 공소 제기를 하지 않는 걸 말합니다.

진행자)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았던 거죠?

기자) 네. 아베 전 총리는 재임 시인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후원회 주최로 4월 봄맞이 행사를 가졌습니다. 특히 행사 전날에는 지지자들을 고급 호텔로 초청해 값비싼 만찬을 베풀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지지자들에게 음식비에 훨씬 못 미치는 참가비만 받았고요. 나머지 차액은 아베 신조 당시 총리 측이 호텔에 대신 냈다는 게 의혹의 핵심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논란은 지난해 아베 신조 총리가 재임하고 있던 당시 불거졌는데요. 올 5월, 시민단체와 야권이 아베 총리와 주변 인물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지금까지 밝혀진 게 있나요?

기자) 네. 도쿄 검찰은 그동안 후원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후원회가 호텔에 대신 낸 비용 등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이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도쿄 검찰은 하이카와 히로유키 대표가 최대 4천만 엔(미화 약 38만6천 달러)을 신고하지 않았다며 약식 기소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불기소 처분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이 사건에 관여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기소된 하이카와 비서도 아베 전 총리는 관련 사실을 몰랐다며 개입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아베 전 총리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아베 전 총리는 의혹이 불거진 이래 줄곧, 국회 본회의나 소위원회, 언론 등을 통해 혐의 자체를 부인해왔습니다. 하지만 참가비 대납 등이 사실로 드러나자 입장을 바꿨습니다. 자신이 이를 알게 된 건 검찰 수사가 시작된 최근으로, 그동안 보고받은 대로 말했을 뿐이라며 개입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아베 전 총리는 24일 기자들에게, 비록 자신이 알지 못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하더라도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25일 국회에 출석해 결과적으로 사실과 다른 것이 있었다며 그동안의 답변을 정정하겠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역시 자신이 모르는 가운데 진행된 일이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검찰 발표에 대한 여론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야권과 시민사회에서는 검찰이 전직 총리는 건드리지 않고 비서만 처벌하는 식으로 사건을 급히 종결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9월 총리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중의원 직은 유지하고 있는데요. 야당 쪽에서는 아베 전 총리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아베 전 총리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에둘러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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