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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이슬람 토호국' 수립 선언...중국 개인정보보호법 통과


19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시내에서 탈레반 전투원들이 깃발을 들고 있다.
19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시내에서 탈레반 전투원들이 깃발을 들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Islamic Emirate of Afghanistan)’ 수립을 선언했습니다. 중국이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에 대한 캐나다 법원 심리가 끝났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먼저 아프가니스탄 소식 보겠습니다. 탈레반이 국가 수립을 선포했다고요?

기자) 네. 아프간 무장조직 탈레반이 19일, 공식적으로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Islamic Emirate of Afghanistan)’ 수립을 선언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이라는 이름은 20년 전, 탈레반 정권이 썼던 명칭입니다.

진행자) 8월 19일은 아프가니스탄 독립기념일이라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아프간은 1919년 영국의 통치를 끝내고 독립했습니다. 8월 19일은 아프간과 영국이 조약을 체결한 날인데요. 탈레반은 이날을 맞아 내놓은 성명에서 독립을 자축하고 국가 수립을 선언하면서, 용감한 전사들이 또 다른 오만한 강대국 미국을 물리쳤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독립기념일을 전후로 폭력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네. 18일, 아프간 동부 잘랄라바드에 이어 19일 동부 아사다바드에서도 독립기념일을 맞아 탈레반에 저항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현지 주민들은 아프간 국기를 들고 탈레반의 통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는데요. 탈레반 조직원들이 주민들을 마구잡이 구타하고 발포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사상자가 또 생겼습니까?

기자) 네. 로이터 통신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여러 명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는데요. 다만 사망 원인이 총격에 의한 것인지, 압사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전날 잘랄라바드에서도 탈레반의 총격에 적어도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치는 등, 탈레반의 공포 정치가 다시 시작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정부 지도자들은 지금 뭐하고 있습니까?

기자) 압둘라 압둘라 국가화해최고위원회 의장과 하미드 카르자이 전 대통령이 18일 늦게 탈레반 지도부와 만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압둘라 의장은 19일 트위터에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회동 사실을 알렸습니다.

진행자)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도 공개했습니까?

기자) 네. 압둘라 의장은 양측이 아프간 국민의 안전과 아프간의 미래를 위한 통합과 협력 방안 등을 놓고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압둘라 의장은 또 포용적인 정부 구성을 강조하면서, 사회 정의가 없으면 안보와 통합 국가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역사는 보여준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탈레반이 카불에 입성하면서 했던 약속과는 달리 지금 곳곳에서 탈레반 조직원들의 보복과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와 관련해 압둘라 의장은 수도 카불의 치안은 ‘하카니네트워크’가 맡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카니네트워크의 고위급 인사인 칼릴 알-라흐만 하카니도 탙레반 대표단의 일원으로 이날 참석했는데요. 압둘라 의장은 칼릴 알-라흐만 하카니가 카불 시민을 잘 보호하기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카니네트워크’가 어떤 집단이죠?

기자) 알카에다와 연계된 강경 무장조직으로 탈레반의 재정과 군수 조달 등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하카니네트워크를 국제 테러조직 명단에 올려놓고 있고요. 칼리 알라흐만 하카니도 미국 재무부가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지명수배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진행자) 알카에다는 미국에 9.11 테러를 자행한 국제 테러조직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알카에다는 2001년 9월 11일 미국 본토에 테러를 감행해 한꺼번에 3천 명의 목숨을 앗아가 아프간 전쟁의 단초를 제공한 테러집단입니다. 이보르 로버츠 전 영국 외교관은 VOA에, 하카니네트워크에 수도 카불의 치안을 맡기는 것은 “여우에게 닭장을 맡기는 것과 같다”라고 우려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영국 정보 관리도 하카니네트워크와 알카에다는 역사적으로 오랜 관계를 맺어왔다면서 우려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카불 국제공항 주변 상황은 지금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에 이어 영국과 독일 등도 추가 병력을 파견해 자국민과 아프간 현지 주민들의 이송 작전을 전개하고 있는데요. 탈레반의 공포 정치가 가시화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는 주민들이 다시 몰려들면서 공항 주변은 또다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항 근처 영국군이 임시 주둔하고 있는 한 호텔 근처에서는 아기들만이라도 담장 너머로 보내려는 주민들의 필사적인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탈레반이 주민들의 공항 접근을 막고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고 싶은 사람은 떠나도 좋다고 했던 약속과는 달리 탈레반은 지금 공항으로 가는 도로와 길목을 막고 검문검색을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접근은 물론 아직 현지에 남아 있는 외국인들도 공항까지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고요. 각국의 자국민 이송 작전도 계획보다 더뎌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상황이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지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급하게 전개되고 있는 아프간 사태를 당혹과 긴장 속에 주시하고 있는데요.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은 19일 공동 성명을 내고 탈레반에 아프간을 떠나려는 외국인과 아프간인들의 안전을 보장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G7 정상들은 다음 주 화상회의로 사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안건 표결 현장. (자료사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안건 표결 현장.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이 통과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20일, 개인정보보호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은 오는 11월 1일부로 시행된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법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법 전문은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신화통신에 따르면 개인정보 처리와 해외 제공 규칙, 개인의 권리와 의무, 법적 책임 등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 개인의 정보를 다루는 것은 명확하고 합리적인 목적이 있어야 하며, 또 해당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 정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개인 정보를 다루는 주체는 누구입니까?

기자) 국가 기관이나 사업체 등을 말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해당 법에는 중국 정부나 공산당의 개인정보 접근 제한은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사업체가 개인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예를 들면 어떤 걸까요?

기자) 네. 생체 정보나 건강 의료 정보, 금융, 이동 기록 등 민감한 개인 정보를 수집할 경우, 반드시 개인의 사전 승인을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개인이 원하지 않으면 이를 거절할 수 있도록 간편한 거절 방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고요. 개인 정보가 외국에 넘어가는 것도 규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많은 사업체에 적지 않은 영향이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 특히 금융, 전자상거래, IT 서비스 등 다양한 업종이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개인정보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중국 거대 기업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증권 시장에서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IT 기업 주가는 연일 하락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법 초안이 상정된 게 지난 해였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0월 초안이 처음 공개됐고요. 그간 손질을 거쳐 지난 4월, 2차 심의를 통과한 바 있습니다. 이 법은 다음 달부터 시행될 예정인 또 다른 정보관련법과 함께, 중국 당국이 앞으로 강력하게 인터넷을 규제하는 법적 근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다음 달에 또 새로운 법이 시행됩니까?

기자) 네. ‘데이터보안법’이 9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앞서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6월, 데이터보안법을 통과시켰는데요. 이 법은 중국 기업들이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와 중국의 국가 안보를 기준 삼아 데이터를 구분하고, 중국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외국에 보내려면 반드시 중국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법원 출두를 위해 캐나다 거주지를 나서고 있다. (자료사진)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법원 출두를 위해 캐나다 거주지를 나서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가 캐나다에서 재판받고 있는데요. 관련 법원 심리가 끝났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대법원에서 멍 씨의 미국 인도 문제와 관련된 심리가 최근에 끝났습니다. 참고로 멍 씨가 몸담은 화웨이는 중국 통신장비회사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미국 인도 여부가 결정됐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인도 여부 결정에 필요한 법원 심리가 끝난 겁니다. 재판부는 정식 선고일을 오는 10월 31일에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멍완저우 씨가 캐나다에서 재판받는 이유가 미국 정부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멍 씨가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그를 인도해 달라고 미국 정부가 캐나다 정부에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정부는 이런 요청에 따라 지난 2018년 자국 밴쿠버공항에서 멍 씨를 체포했고요. 멍 씨 측이 미국 인도를 막기 위한 소송을 내면서 재판이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멍 씨가 그동안 교도소에 있었던 건 아니죠?

기자) 네. 보석으로 풀려난 뒤에 밴쿠버를 떠나지 못하면서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멍완저우 씨 측은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미국 정부 주장을 부인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멍 씨 변호인단은 미국 정부가 제기한 위법 행위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 정부가 캐나다 정부에 멍 씨의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설명할 때 캐나다 정부를 오도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멍 씨에 대한 정치적인 발언 탓에 멍 씨가 미국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멍 씨의 미국 인도가 불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도 줄곧 멍 씨 석방을 요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캐나다 정부가 잘못을 바로잡고 멍 씨를 석방해 무사히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캐나다 법원이 멍 씨 인도에 문제가 없다고 결정하면 바로 멍 씨가 미국에 인도되나요?

기자) 아닙니다. 인도 결정이 나와도 캐나다 법무부 장관 승인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그런데 법원과 법무부 장관이 승인해도 멍 씨 측이 또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다시 법원 심리가 진행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경우 이 문제가 결국 캐나다 대법원에까지 올라갈 텐데요. 여기에 또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반면에 법원이 미국 인도를 허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아마 관련 재판이 그대로 중단될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캐나다 정부가 용의자 인도를 허용하지 않는 법원 결정에 항소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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