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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 총선 결과 무효화…유전자 편집 기술 연구, 노벨 화학상


지난 7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부정 선거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지난 7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부정 선거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키르기스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치른 총선 결과를 무효로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야권은 재선거를 요구했고 총리와 국회의장은 전격적으로 사임했습니다. 2020 노벨 화학상이 프랑스와 미국 과학자에게 돌아갔습니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씨가 노비촉에 중독됐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앙아시아에 있는 나라 키르기스스탄에서 최근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관련 당국이 지난 4일에 치른 총선 결과를 무효로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키르기스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4일 치른 총선 결과를 모두 무효로 한다고 6일 발표했습니다. 선관위는 그러면서 곧 재선거 일정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선관위가 총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은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누르좐 샤일다베코바 중앙선관위원장은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국가 긴장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총선 결과를 무효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방 참관인들은 이번 총선에서 매표 등 몇몇 부정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는데요. 선관위가 이런 문제 제기를 인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키르기스스탄 총선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네. 이번 총선에서 의석 120석을 뽑았는데, 16개 정당 가운데 의회 진출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 7% 이상을 얻은 당이 4개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3개 정당이 친정부 정당이라서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친정부 성향을 가진 정당들이 가장 많이 표를 가져가고 야당은 완패한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야당인 ‘부툰 키르기스스탄’만 의회 진출 하한선인 7%를 간신히 넘겨서 13석을 얻는 데 그쳤습니다. 그러자 야권 지지자 수천 명이 수도 비슈케크와 주요 지방 도시들에서 대규모 저항 시위를 벌였는데요. 총선에 참여한 16개 정당 가운데 11개 정당은 모두 이번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키르기스스탄에서 발생한 시위가 총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였군요?

기자) 맞습니다. 5일과 6일 수도 비슈케크에 시위대 수천 명이 모여 항의 시위에 나섰습니다. 시위대는 의사당과 정부 청사·비슈케크 시청 등을 점거하기도 했는데요. 시위대는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는 소식도 있더군요?

기자) 네. 경찰이 물대포 등을 써서 시위 진압에 나서면서 시위대와 충돌했습니다. 키르기스스탄 보건부는 이 과정에서 약 700명이 다치고 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키르기스스탄 정부 쪽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앞서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일부 정치 세력이 총선 결과를 이유로 불법적 국가권력 찬탈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야당과 시위대 요구가 불법이라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6일 쿠바트벡 보로노프 총리, 그리고 다스탄벡 드주마베코프 국회의장이 전격적으로 사임하자 궁지에 몰렸는데요. 제엔베코프 대통령은 7일 성명을 내고 모든 정파에 대화를 촉구하며 자신이 중재할 의향이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전날 영국 ‘BBC 방송’과의 회견에서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직을 강력한 지도자에게 넘길 뜻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는데요.

진행자) 사임할 수도 있다는 말인데, 시위대와 야권도 대통령 사임을 요구하고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한 야권 인사는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야권이 제엔베코프 대통령 사임과 새 헌법 제정을 원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몇몇 야당이 현재 자신들이 권력을 장악했다고 주장하는 등 키르기스스탄 내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야당이 새 정부를 구성했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런 주장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 야당이 6일 의회를 움직여서 최근 교도소에서 석방된 사디르 자파로브 씨를 새 총리로 지명하려고 시도했다는데요. 시위대가 여기에 반발해 의사당에 진입하자 자파로브 씨가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자파로브 씨가 새 총리가 된 겁니까?

기자) 의회가 자파로브 씨를 공식적으로 총리로 인준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자파로브 씨는 6일 밤 TV에 나와 2달 안에 대선과 총선을 실시하기 전에 헌법 개정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키르기스스탄이 구소련 공화국이었죠?

기자) 네. 구소련 공화국으로 지난 1991년에 독립했는데, 이후 키르기스스탄은 러시아의 동맹국이었습니다. 지금도 러시아군 기지가 키르기스스탄 안에 있고, 키르기스스탄 야권도 친러시아 성향을 보이고 있는데요. 참고로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지난 15년 동안 이미 대통령 2명이 축출된 바 있습니다.

2020 노벨 화학상 수상자 에마뉴누엘레 샤르팡티에 씨와 제니퍼 더우나 교수
2020 노벨 화학상 수상자 에마뉴누엘레 샤르팡티에 씨와 제니퍼 더우나 교수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소속 발표되고 있는데요. 7일에는 화학상 수상자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올해 노벨 화학상은 여성 과학자들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씨와 미국의 제니퍼 A. 다우드나 씨에게 돌아갔습니다. 샤르팡티에 씨는 현재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병리학 교실에 재직 중이고요. 다우드나 씨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교수입니다. 남성 협력자 없이 여성이 단독으로 노벨 화학상을 받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두 사람은 어떤 업적을 인정받았습니까?

기자) 네. 두 사람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진행자) 유전자 편집 기술이라면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가요?

기자) 네.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잘라서 없애거나 변형시킬 수 있는 기술입니다. 노벨위원회는 "이 기술을 이용해 연구자들은 동·식물과 미생물의 DNA를 매우 정교하게 변형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 기술은 생명과학에 혁명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과 유전병 치료의 꿈을 현실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두 과학자가 개발한 기술이 매우 혁신적인 기술인 셈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 기술은 노벨위원회 설명처럼 유전병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연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됩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런 유전자 변형 기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유전자 변형이 생명윤리 면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노벨위원회도 이번에 그 점을 지적했습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의 엄청난 힘은 인간이 이 기술을 크게 주의해서 써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는 건데요. 하지만, 이 기술이 인류에 큰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노벨위원회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다우드나 교수와 샤르팡티에 씨는 노벨상 수상 소식에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두 사람 모두 수상 소식에 깜짝 놀랐고 매우 기쁘다고 언론에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에도 노벨 화학상이 공동수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에는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 공이 큰 과학자 3명이 공동으로 노벨 화학상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모두 세 부분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됐죠?

기자) 생리의학상과 물리학상, 그리고 화학상이 발표됐습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C형 간염 바이러스 발견과 치료에 공이 있는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고요. 물리학상은 블랙홀의 존재를 밝힌 과학자 3명에게 수여됐습니다.

독극물인 노비촉에 중독됐던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씨 (자료사진)
독극물인 노비촉에 중독됐던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씨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국제기구가 러시아 야권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 씨가 독극물인 노비촉에 중독됐었다는 사실을 확인했군요?

기자) 네. 독일 등 몇몇 나라가 나발니 씨가 노비촉에 중독됐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었는데,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도 이 사실을 확인했다고 독일 총리실이 6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OPCW는 어떤 조직입니까?

기자) 네. 화학무기금지협약에 근거해 만들어진 국제기구인데요. 화학무기를 감시하는 조직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OPCW도 따로 검사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발니 씨 몸에서 나온 시료를 입수해서 실험실 두 곳에서 성분 검사를 했는데요. 독일과 스웨덴, 그리고 프랑스 정부가 시행한 검사 때와 같은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OPCW 측은 이번 검사 결과를 매우 우려한다고 6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러시아 쪽에서 누군가가 나발니 씨를 노비촉으로 독살하려 했다는 의심이 더 짙어지겠군요?

기자) 네. 헤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이제 러시아가 해명을 피할 변명을 할 수 없다면서 이 문제는 독일과 러시아 양자 문제가 아니라 국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독일, 프랑스, 스웨덴과 OPCW 집행부는 6일 러시아 정부에 이번 사건을 전면적으로 수사하고 나발니 씨가 어떻게 군에서 쓰는 독극물에 중독됐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가 꽤 오랫동안 의식 불명 상태에 있었죠?

기자) 네. 나발니 씨가 지난 8월 20일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 안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요. 독일 베를린에 있는 한 병원에 있다가 9월 초에 의식이 깨어날 때까지 20일 가까이 ‘코마(coma)’, 혼수상태로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많이 회복해서 병원에서 퇴원했는데요. 나발니 씨는 곧 러시아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 사건이 특별하게 주목을 받았던 이유가 있었는데요. 바로 노비촉 때문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발니 씨를 혼수상태에 빠뜨린 노비촉이 구소련 시절에 군사용으로 개발된 신경작용제였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노비촉은 국제사회가 금지하는 화학물질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OPCW는 신경작용제로 개인을 공격하는 것을 화학무기 사용으로 간주해 금지하는데요. 노비촉에 노출되면 신경세포에 지장을 줘서 호흡 정지, 심장마비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 측과 서방 세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나발니 씨를 러시아 정부가 독살하려 했다고 의심하죠?

기자) 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 씨 사건에 범죄 혐의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런 의혹을 부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OPCW 검사 결과에 대해서 러시아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러시아 대통령실은 6일 OPCW 검사 결과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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