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당선인을 이란의 대통령으로 공식 승인했습니다. 라이시 신임 대통령은 미국의 억압적인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워싱턴 주재 러시아 외교관 20여 명에게 다음 달 3일까지 미국을 떠날 것을 명령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난민 프로그램을 확대한다는 소식과 2020 도쿄올림픽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중동으로 가봅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을 승인받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3일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당선인을 이란의 13대 대통령으로 공식 승인했습니다.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라이시 당선인에게 대통령 임명장을 전달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라이시 당선인이 이제 공식적으로 이란의 새 대통령이 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헌법에 따라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전에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승인식에서 “국민의 선택에 따라 지식과 경험이 많고, 열정적이며 대중적인 학자 라이시를 이란의 대통령으로 임명한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라이시 신임 대통령은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라이시 대통령은 “미국이 가하고 있는 억압적인 제재를 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심각한 경제 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보건 위기에 처해 있는 이란을 구할 포괄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취임 기념 행사도 열렸습니까?
기자) 라이시 대통령의 공식 취임식은 5일 열릴 예정입니다. 이란 의회 대변인은 전날(2일) 라이시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전 세계 73개국에서 115명의 대표들이 참석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취임식에 참석하는 인사들의 면면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이란 언론에 따르면, 10개국 정상과 20명의 의회 의장, 외교부 장관 11명을 포함해 각국 사절단이 참석합니다. 이란 의회 대변인은 또 유엔사무총장 대변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 유럽연합(EU)과 유럽의회 관계자들도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스라엘은 EU가 대표단을 파견하는 것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이스라엘은 최근에도 새로운 갈등에 휩싸여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주 중동 오만 인근 해상에서 이스라엘이 운용하는 유조선이 무인항공기에 의한 공격을 받아 영국인 1명과 루마니아인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고요. 미국과 영국도 같은 결론을 내리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이란의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 라이시 대통령, 어떤 인물인지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1960년생으로 성직자 출신의 초강경 보수정치인입니다.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 원리주의 성직자 루홀라 호메이니가 이끄는 이른바 이슬람 혁명이 일어났을 때 학생 신분으로 가담해 현 지도부의 눈에 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불과 20대 때 테헤란검찰청의 차장검사직에 오른 후 검사장과 검찰 총장 등을 거쳐 사법부 수장 자리까지 오른 인물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라이시 대통령의 과거 인권 기록이 문제가 되고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1980년대 말, 법조계에서 일할 당시, 이란 정부가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비공개 재판 후 약 5천 명에 대한 사형 집행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또 지난 2009년 대통령 선거 당시, 부정 선거 의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을 때도 유혈진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라이시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 대상이기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미국은 라이시 대통령의 인권 탄압 행위를 이유로 미국 입국 금지와 미국 내 재산 동결 등의 제재를 단행했는데요.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인사가 이란의 대통령직에 오르는 건 처음 있는 일로, 지난 6월 이란 대선 후, 미국은 선거가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명한 바 있습니다. 현재 일부 유럽 국가도 라이시 대통령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고 있는데요. 국제 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인물이 이란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앞으로 중동 정세가 더 복잡하게 꼬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라이시 정권의 내각은 꾸려졌습니까?
기자) 어느 정도 조각은 끝났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아직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라이시 대통령은 5일 취임식 후 1주일 동안 내각 명단을 작성해 의회에 제출한 후 의회의 신임투표를 받아야 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에 주재하는 러시아 외교관들이 대거 미국을 떠나게 됐다고요?
기자) 네. 미국 국무부가 워싱턴에 주재하는 러시아 외교관 24명에 대해 오는 9월 3일까지 출국을 명령했다고 주미 러시아 대사가 말했습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대사는 미국 외교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측으로 출국자 명단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이런 조처를 내린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이들의 비자 유효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토노프 러시아 대사는 미국이 비자 발급 절차를 극도로 강화하는 바람에 그들 가운데 대부분이 후임자도 교체하지 못한 채 미국을 떠나게 됐다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비자 발급이 어떻게 강화됐다는 거죠?
기자) 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12월, 미국 주재 러시아 인력에 대한 비자 발급을 3년에 한 번씩 갱신하도록 했는데요. 안토노프 대사는 미국 국무부가 일방적으로 3년 체류 제한을 도입했다며, 다른 나라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추방 조처'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안토노프 대사의 말은 부정확하다며, 러시아 정부는 외교관들의 비자 유효기간이 3년인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자 유효기간이 만료되면, 각 개인은 미국을 떠나거나, 또는 비자 연장 신청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이번 조처를 최근 러시아 주재 현지 인력 해고 문제와 관련짓는 것도 경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주재 인력 해고 사건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네. 미국 국무부가 지난주,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이 채용한 현지 주민 182명을 8월 1일부로 해고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러시아 정부가 러시아 주재 외교 시설에서 일하는 러시아인이나 제3국 국적자들에 대한 채용 규제를 강화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이 때문에 채용 조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게 됐고요. 현재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미국 비자 신규 발급 등 일상적인 영사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의 골이 계속 깊어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취임 전부터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과 사이버 해킹, 인권 문제 등을 지적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기업 솔라윈즈 해킹과 대선 개입 혐의로 러시아 외교관 10명에 대한 추방을 단행한 바 있는데요. 이에 러시아도 미국 외교관 추방으로 맞불을 놓으며 대립했습니다.
진행자) 양국 간에 대사를 서로 소환하는 바람에 대사 자리가 한동안 공백으로 있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3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는데요. 이에 러시아가 항의해 즉시 안토노프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고요. 한 달 뒤에 미국 정부도 존 설리번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워싱턴으로 불러들인 바 있습니다.
기자) 그런데 안토노프 대사가 다시 워싱턴으로 복귀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6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3의 장소인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동해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는데요. 그 후속 조처로 안토노프 대사와 설리번 대사가 각각 부임지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안토노프 대사는 정상회담 후에도 두 나라 관계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난민 프로그램을 확대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가 이달 말로 임박한 가운데, 탈레반의 공격이 급증하면서 미국 정부에 협력했던 사람들의 안전 문제가 중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미국 국무부가 2일, 아프간인들을 위한 난민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난민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건가요?
기자) 네. 난민 지위를 신청할 수 있는 적용 범위를 더 넓히겠다는 겁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난민 프로그램을 3단계의 ‘우선순위 (Priority)’로 구분해 시행하고 있는데요. ‘우선순위 2(Priority 2)’ 범주에 미국에 기반을 둔 언론기관이나 구호기구에서 일했거나 일하고 있는 아프간인, 또 미국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종교단체의 전 ·현직 종사자들도 포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은 아프간인들을 위한 별도의 이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정부는 아프간 전쟁 기간, 통역 등의 업무로 미군 또는 외교관 등을 도와 미국 정부에 협력한 사람들을 미국의 난민프로그램 ‘우선순위 1(Priority 1)’ 범주에 포함해, ‘특별이민비자(SIV)’ 신청 자격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로 ‘우선순위 2(Priority 2)’ 범주에 미국 정부를 위해 직접적으로 일하지는 않았지만, 언론사나 구호 기관 등에 종사한 사람들을 포함하기로 한 겁니다.
진행자) 그럼 우선순위 1 범주에 들어가지 못했던 사람도 자격이 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무부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군사작전에 협력한 사람들 가운데, 최소 근무 기간 등 일부 조건에 미치지 못해 우선순위 1 범주에 들지 못했던 사람에게도 신청 자격을 부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난민 확대 프로그램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게 될까요?
기자) 국무부는 성명에서 “이번 조처로 수천 명의 아프간인과 그 직계가족이 미국에서 난민으로서 영구히 재정착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난민 확대 프로그램에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1순위 그룹 중 일부는 미국에 도착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30일, 보안 심사를 통과한 아프간인 220여 명이 버지니아주 ‘포트리’ 육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에 대한 특별이민비자 심사가 완료된 건 아니고요. 안전을 위해 일단 미국으로 이송된 후, 미국에서 최종 서류 절차와 건강 검진을 받게 됩니다.
진행자) 이들 말고도 많은 사람이 미국행을 기다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현재 미국 특별이민비자(SIV)를 신청한 사람은 6천500 명이 넘는데요. 이 가운데 일단 보안 심사를 마친 약 2천500명은 순차적으로 미국으로 이송돼 SIV 신청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럼 나머지 사람들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아직 보안 심사가 끝나지 않은 약 4천500명의 SIV 신청자들은 그 가족과 함께 제3국에 재정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SIV 등 미국의 난민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이는 아프간인은 2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지금 아프간 현지 상황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습니까?
기자) 헤라트, 칸다하르, 라슈카르가 등 주요 도시를 장악하기 위한 탈레반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 3개 도시는 각각 헤라트주와 칸다하르, 헬만드주의 주도인데요. 미군은 연일 대대적인 공습 작전으로 아프간 보안군을 지원하며 탈레반의 진격을 저지하고 있습니다. 현지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탈레반은 라슈카르가시의 일부 지역을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으로, 2020 도쿄올림픽 대회 소식 간단히 살펴보죠.
기자) 네. 미국의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 선수가 3일 열린 여자 기계체조 평균대 결선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당대 최고의 선수로 강력한 우승 후보였지만 심리적 부담으로 잇따라 기권을 선언해 파란을 일으켰던 바일스 선수는 이로써 단체전 은메달과 함께 2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이번 대회를 마쳤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이번 대회에서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선수가 나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군요?
기자) 네. 벨라루스 여자 육상대표팀으로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크리스티나 치마노우스카 선수가 벨라루스 정부의 강제소환 시도에 반발해 망명을 요청했는데요. 폴란드가 3일, 인도적 차원에서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서 벨라루스 올림픽위원회는 치마노우스카 선수가 대회 기간 코치진을 비판하자 귀국을 명령했는데요. 치마노우스카 선수는 정부 조처에 위협을 느끼며 망명을 요구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대회도 어느덧 열흘 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끝으로 메달 집계 살펴보죠.
기자) 네. 미국 동부 시간으로 3일 오전 현재, 미국과 중국이 총 메달 순위에서는 각각 68개로 동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메달 순위에서는 중국이 32, 미국이 22개로 중국이 월등히 앞서고 있습니다. 이어 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총 메달 52개로 3위를 달리고 있고요. 한국은 금메달 6, 은메달 4, 동메달 9개로 총 메달 순위 11위에 올라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와 'AP'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