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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나탄즈 사고 배후 이스라엘 지목…블링컨 "중국 코로나 초기 대응 실패"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나탄즈 핵시설을 시찰하고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원자력청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란 나탄즈 핵시설에서 원인 모를 ‘정전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중국의 초기 대응 실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키웠다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비판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 지난주 타계했는데요.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란의 핵시설에서 사고가 있었다고요?

기자) 네. 이란 중부에 있는 나탄즈 지하 핵시설에서 11일 전기회로 일부가 고장 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이날, 나탄즈 시설 배전망 일부에서 사고가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다만 사고로 인한 오염이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나탄즈에서 신형 원심분리기 가동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사고가 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은 전날(10일) 나탄즈 핵시설에서 성능이 개선된 원심분리기의 가동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날, 신형 원심분리기에 우라늄 주입을 명령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란의 핵 활동은 군사적 목적이 아니라 국내 에너지 수급을 위한 평화적인 목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나탄즈 핵시설에서 신형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는 것은 이란 핵 합의 위반 사항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주요 6개국과 이란이 지난 2016년 체결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이른바 이란 핵 합의는 나탄즈 핵시설의 우라늄 농축 활동에는 재래식 원심분리기인 IR-1형 원심분리기 사용만 허용하고 있는데요. 현재 나탄즈 지하 핵 시설에는 개량형 원심분리기인 IR-5, IR-6 를 비롯해 IR-9 등 고성능 원심분리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진행자) 나탄즈 핵시설은 지난해에도 사고가 있었죠?

기자) 네. 지난해 7월, 나탄즈 핵시설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했는데요. 이란은 당시 이 공격이 이스라엘의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이번 사고의 배후로 또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란 국영 매체는 이란 외무장관과 외무부 대변인의 발언을 전하며 이번 사건의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고 일제히 전하고 있습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12일, 이스라엘은 이란이 서방의 제재 해제에 성공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무부 대변인은 “나탄즈의 대답은 이스라엘에 대한 복수”라며 보복을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담당 부처인 이란 원자력청은 이번 사고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 청장도 이번 사건은 대이란 제재 해제를 막기 위한 적들의 시도라고 주장했습니다. 살레히 청장은 국제사회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런 핵 테러에 맞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이란의 한 인터넷 매체는 12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정부가 공격을 일으킨 인물의 신원을 파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정부는 공격 배후설을 인정하고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공영 라디오 방송을 비롯한 일부 매체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나탄즈 원전 공격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관여한 사이버 공격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또 피해 규모도 이란이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특별한 발표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 각료로서는 처음,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11일, 이스라엘을 방문했는데요. 오스틴 장관은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회담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지속적이며 철통같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스틴 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있을 때 사고가 발생한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나탄즈 핵시설 정전 사태는 오스틴 장관이 도착하기 몇 시간 전에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이 이스라엘을 이번 사고의 배후로 지목하면서 이란 핵 합의 논의는 앞으로도 순탄치 않은 험로가 예상됩니다.

진행자) 지금 오스트리아에서는 주요 6개국과 이란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8년,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이란 핵 합의에서 전격 탈퇴했는데요. 유럽의 중재로 약 3년 만에 미국과 이란이 빈에서 간접 회담 형식으로 핵 합의 복귀 문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첫 회담이 있었고요. 9일 두 번째 회담을 열기로 했지만, 다시 조율해 14일 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문제를 지적했다고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이 11일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또 중국과 타이완 간 긴장 현안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중국이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사태를 확산시켰다며 중국 책임론을 강력히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대응에 어떤 문제가 있었다는 건가요?

기자)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초기 단계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지만, 필요한 일들, 즉 국제 전문가들의 접근을 허용하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투명하게 사실을 알리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런 초기 대응 실패가 심각한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지난 2019년 연말에 처음 감염 사례가 보고된 후 중국이 발원지라는 의혹이 제기됐죠?

기자) 네. 미국을 비롯해 호주, 캐나다 등 여러 나라가 중국을 코로나 발원지로 지목했고요. 중국에 전문가단을 파견해 정확한 원인 분석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얼마 전 세계보건기구(WHO)가 관련 보고서를 제출했죠?

기자) 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코로나 기원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WHO는 이 보고서에서 우한실험실 사고 전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선을 그었고요. 박쥐 같은 동물을 매개체로 전파됐을 가능성에 가장 무게를 뒀는데요. 하지만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WHO의 조사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신속히 전문가단의 자유로운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WHO의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이번 신종 코로나 대유행은 국제적인 보건 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개혁에는 투명한 정보 공유와 전문가의 자유로운 접근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며, 중국은 이런 노력에 반드시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중국산 백신의 효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네요?

기자) 네. 중국 질병관리 당국 책임자가 중국산 백신 효능이 높지 않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가오푸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은 지난 10일,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중국산 백신의 예방 효과가 높지 않다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약 간격이나 용량 조정, 다른 백신과 번갈아 이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AP 등 주요 매체들은 중국의 질병관리 수장이 중국산 백신의 효과가 낮다고 처음 인정했다고 일제히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산 백신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당국이 긴급 사용을 승인한 것은 시노백과 시노팜 2종입니다. 하지만 중국 보건당국은 이들 백신에 대해 구체적인 임상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요. 중국 전문가들은 자국산 백신의 유효성이 70%대라고 주장해왔습니다. 한편 가오푸 주임은 주요 매체들이 자신의 발언을 비중 있게 전하자 발언의 의미가 왜곡됐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11일 영국 윈저성에서 최근 타계한 필립 공을 추모하는 오토바이 클럽 회원들이 서 있다.
11일 영국 윈저성에서 최근 타계한 필립 공을 추모하는 오토바이 클럽 회원들이 서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 지난주 타계했는데요. 추모 물결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네. 지난 9일, 필립공이 향년 99세를 일기로 타계했는데요. 런던 버킹엄궁 앞에는 필립공의 사망을 애도하는 사람들의 걸음과 헌화가 이어지는 등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필립공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함께 영국 왕실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필립공의 공식 직함은 ‘에든버러 공작’인데요. 지난 70여 년간 ‘퍼스트젠틀맨(First Gentleman)’으로서 여왕의 곁을 지켰습니다. 필립공은 그림자처럼 조용한 외조로 유명했지만, 여왕에게 있어 그의 존재는 강력한 의미였다고 여러 언론은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필립공의 사망 소식에 전 세계 각국에서 애도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등 전 세계 각국 정상들이 필립공의 사망을 애도하는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망 소식이 나온 9일, 즉각 추모 성명을 발표하고, 2차 세계대전 참전부터 70여 년간 여왕의 곁을 지키는 내내 그의 삶 전체는 영국민과 영연방, 가족들에 대한 위대한 헌신이었다고 추모했습니다. 또 다른 역대 미국 대통령들도 모두 애도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영연방 국가에서도 애도 물결도 이어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호주, 캐나다, 인도, 몰타 등 과거 영국의 식민지 출신 국가들로 이뤄진 영연방 50여 개 회원국들도 일제히 필립공의 사망 소식에 애도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필립공은 타인을 향한 의무감에 동기를 부여받은 위대한 목적과 신념을 가진 ‘진정한 영국인’이었다고 칭송했습니다.

진행자) 필립공의 생애를 좀 되돌아볼까요?

기자) 네. 필립공은 사실 토박이 영국인은 아닙니다. 그는 그리스와 덴마크 왕족 출신으로 1921년 그리스 코르푸섬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당시 그리스는 1차 세계대전 후 군사 정권이 들어서는 등 정정 불안을 겪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필립공 가족은 영국 해군의 도움으로 그리스를 탈출해 이후 프랑스, 독일, 영국 등지에서 살았습니다. 필립공은 어릴 때 그리스를 떠나 그리스어를 거의 못 했습니다.

진행자)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는 어떻게 만나게 된 걸까요?

기자) 1939년, 필립공이 영국 왕립해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국왕 조지 6세를 따라 학교를 방문했던 여왕과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당시 여왕은 13살이었는데요. 필립공에게 첫눈에 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편지를 교환하며 사랑을 키워나갔고요. 1947년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치렀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 사이에 자녀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찰스 왕세자를 포함해 자녀 4명이 있고요. 윌리엄 왕세손 등 손주 8명, 증손주 10명을 두고 있습니다. 필립공은 지난해 영국 왕실에서 독립을 선언하며 파문을 일으켰던 손주 해리 왕자를 평소 매우 아꼈다고 하는데요. 해리 왕자는 할아버지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12일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장례식 일정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장례식은 오는 17일 치러집니다. 필립공은 평소 검소한 장례를 원했다고 하는데요. 고인의 뜻과 관례에 따라 국장이 아니라 왕실장으로 윈저성 내 세인트 조지 성당에서 거행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때문에도 거대한 장례식은 어려운 상황인데요. 영국 왕실은 일반인의 조문을 위한 시신 공개도 생략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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