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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입법회 선거 1년 연기…EU, 러 ∙중∙ 북 사이버 공격에 첫 제재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9월 6일 열릴 예정이었던 홍콩 입법회 선거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9월 6일 열릴 예정이었던 홍콩 입법회 선거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홍콩 당국이 입법회 선거를 1년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와 중국,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처음으로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독일의 2분기 경제 실적이 10% 넘게 역성장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홍콩 입법회 선거가 결국 연기됐군요?

기자) 네. 오는 9월 6일 열릴 예정이었던 홍콩 입법회 선거가 연기됐습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31일 긴급권을 발동하고 선거를 연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선거를 연기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재확산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람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7개월간 코로나 팬데믹과 싸워왔지만 안심할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홍콩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최고의 경계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연기하는 건가요?

기자) 람 장관은 올해 9월 6일에서 내년 9월5일까지 1년 연기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결정은 중국 중앙정부의 전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홍콩 정부가 선거를 연기할 거라는 건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죠?

기자) 맞습니다. 홍콩 공영방송을 비롯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 매체들은 앞서, 홍콩 지도부가 행정 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서 1년 연기할 거라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람 장관에게 결정권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추후 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31일은 입법회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이기도 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는 2주간 입법회 선거 후보 등록을 받았는데요. 이날 5시로 등록이 마감됐습니다. 람 장관의 발표는 후보 등록 마감 직후 나왔습니다.

진행자) 홍콩 당국이 바로 전날에는 여러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는 30일, 12명의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의 자격 미달을 들어 후보 부적격 판단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어떤 자격이 미달한다는 거죠?

기자) 홍콩 선관위는 후보들이 홍콩의 헌법인 ‘기본법’ 준수를 다짐할 것을 요구했는데요. 홍콩 국가보안법을 지지하지 않는 것은 홍콩의 기본법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홍콩 국가보안법은 홍콩은 물론이고 지금 국제사회에서도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법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중국 당국이 직접 제정해 7월 1일 발효된 국가보안법입니다. 홍콩의 독립을 추구하거나, 정권 전복 시도, 테러 행위, 외세 개입 요구 등을 할 경우, 중형에 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데요. 중국이 홍콩 시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침해한다는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범민주 진영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지난 2014년에 있었던 홍콩 민주화 운동 이른바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 전 데모시스토당 비서장도 후보 자격이 박탈된 사람들 가운데 1명인데요. 이번 선거는 홍콩 역사에서 가장 불미스러운 선거가 될 거라고 성토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제 아예 선거가 연기됐는데요. 그럼 범민주 진영으로서는 좀 더 유리한 것 아닌가요?

기자)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홍콩 민주 진영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한껏 고무된 상태인데요. 이 여세를 몰아 이번 입법회 선거에서 과반의석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콩 당국이 전격 선거를 연기함에 따라 동력을 상실하고 자칫 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 국무장관이 상원에서 홍콩 문제에 대해 언급했군요?

기자) 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국무부 예산 논의를 위해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했는데요. 15개월 만에 처음 출석한 자리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미국의 대외 정책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는데요. 폼페오 장관은 홍콩인들의 망명처 또는 비자를 제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영국도 홍콩 시민들의 이민 수용 정책을 발표한 상태죠?

기자) 맞습니다. 최근 영국 정부는 내년 1월부터 과거 영국 정부가 발급한 여권을 소지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약 300만 명에 대해 이민 허용의 길을 열어놨는데요. 폼페오 장관은 영국이 좋은 결정을 내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망명을 원하는 홍콩인들을 어떻게 다루고 비자를 보장해줄지 활발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이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제재 조처를 취했다고요?

기자) 네. 유럽연합(EU)이 30일, 러시아와 중국, 북한의 다양한 사이버 공격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유럽연합이 사이버 공격으로 제재를 단행한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어떤 개인이나 조직이 제재 명단에 올랐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인 4명과 중국인 2명 등 개인은 모두 6명이고요. 러시아와 중국, 북한에 있는 기관이나 기업 등 3개 조직이 제재 대상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제재 대상에 러시아 정보기관도 들어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군 정보당국인 정찰총국(GRU)이 제재 대상에 올라 특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인 4명 모두 GRU와 연계돼 있다고 EU 측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GRU와 러시아인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네. 네덜란드에 소재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와이파이 네트워크 해킹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OPCW는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조사하고 있었는데요. 이들의 해킹 공격은 2018년 네덜란드 당국에 적발됐습니다. GRU는 또 우크라이나 회사와 기업인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 지난 2015년과 2016년 사이 우크라이나 전력회사에 대한 지속적인 사이버 공격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중국의 혐의는 뭔가요?

기자) 중국의 ‘후아잉 하이타이’라는 기업과 중국인 2명은 이른바 ’클라우드 하퍼작전’이라는 해킹 공격을 자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EU 측은 이 공격으로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 많은 기업이 큰 피해를 봤다고 밝혔습니다. EU 제재 명단에 오른 중국인 가운데 1명은 ‘장실롱’이라는 인물로 이미 지난 2018년 미국 법무부가 기소한 인물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어떤 기관이 제재 명단에 올랐나요?

기자) ‘조선 엑스포’입니다. 조선 엑스포는 지난 2017년 전 세계를 강타한 ‘워너크라이(WannaCry) 악성코드 공격, 미국 ‘소니픽처스’사 공격 등 여러 사이버 공격을 자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워너크라이 공격의 경우, 특히 북한 정찰총국의 관리를 받고 있는 해킹그룹 ‘라자루스’와 연계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들은 앞으로 어떤 제재를 받게 되는 겁니까?

기자) 조셉 보렐 EU 외교정책 대표는 이들은 앞으로 EU 입국 금지와 EU 내 자산이 동결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들에 대한 직간접적인 자금 조달도 금지됩니다.

진행자) 미국은 유럽연합의 이번 조처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30일 성명을 내고, EU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며 환영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나쁜 행위는 반드시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미국과 EU는 공통의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반면 중국은 자국이 사이버공간의 최대 피해자라며 반발했습니다.

지난 5월 독일 츠비카우의 폴크스바겐 공장.
지난 5월 독일 츠비카우의 폴크스바겐 공장.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2분기 독일 경제 성장률이 발표됐는데, 실적이 좋지 않군요?

기자) 네. 지난 2분기 독일 경제가 10.1% 역성장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말씀하셨듯이 실적이 좋지 않은데요. 보통 경제성장률은 ‘국내총생산(GDP)’ 지표를 기준으로 합니다.

진행자) 역성장이라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나왔다는 말인데, 이게 어느 기간하고 비교한 건가요?

기자) 네. 이건 2분기 경제성장률을 직전 분기, 즉 1분기(1월~3월) 성장률과 비교한 수치입니다. 지난 1분기에 독일 경제는 2% 역성장한 것으로 수정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애초에 2분기 성장률 예상치가 얼마였습니까?

기자) 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예상치는 -9%였습니다. 그러니까 예상보다 더 좋지 않은 실적이 나온 겁니다.

진행자) 최근에 독일 경제가 10%나 역성장했던 적이 있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없었습니다. 지난 1970년에 독일 정부가 분기 경제성장률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이 하락했습니다. 관련 수치를 집계하는 독일 통계청은 물가와 계절적 요인을 반영하면 10.1% 역성장은 독일이 지난 10년 동안 이룬 경제성장을 다 잃은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독일 경제가 유럽 경제의 기관차로 불리는데, 2분기에 이렇게 저조한 실적을 낸 건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탓이죠?

기자) 물론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중단되거나 제한되면서 독일 경제도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경제 부분별로는 어떤 실적이 나왔습니까?

기자) 2분기에 수출과 수입이 많이 감소했습니다. 거기에 가계지출과 장비-기계 투자도 줄었습니다.

진행자) 독일 경제에서 수출이 중요한 역할을 하죠?

기자) 네. 특히 제조업 수출이 많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로 교역이 차질을 빚으면서 독일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투자 성격이 없는 정부 지출은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2분기 경제도 역성장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그렇다면 이제 독일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고 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네. 보통 2분기 연속 역성장이면 경기침체에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역성장이었으니까, 독일 경제가 1분기부터 침체기에 들어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독일이 현재 실업률은 얼마나 되나요?

기자) 네. 30일 독일 노동부가 고용지표를 발표했는데요. 독일의 7월 실업률이 6.4%를 기록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망치는 6.5%였습니다.

진행자) 그나마 실업률은 예상보다 낮게 나왔는데, 독일 경제 회복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외르크 크래머 수석경제학자는 ‘로이터통신’에 독일 경제가 이미 4월 말에 반등을 시작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독일 경제가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오래 걸릴 것이라는 사실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독일 정부도 다른 여러 나라와 마찬가지로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 정부는 부가세 임시 감세 등 약 1천5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이것이 경기회복을 돕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독일 경제성장률이 올해 전체로는 어떤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네. 독일 정부는 올해 대략 6.3% 역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그러고 나서 내년에는 5.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는데요. 그렇다면 독일 경제가 2022년까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힘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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