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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인사 11명 보복 제재…레바논 반정부 시위 격화, 내각 총사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주 미국이 단행한 제재에 맞서 중국도 연방 상원의원 등 미국의 주요 인사 11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레바논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총리를 포함한 내각이 총사퇴했습니다. 멕시코 지역 정부가 아이들에게 탄산음료를 파는 것을 금지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 관계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의 주요 인사 11명에 대해 제재를 단행했다고요?

기자) 네. 10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에서 나온 소식입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중국 정부가 미국 연방상원 등 11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미국인들이 제재 대상에 올랐습니까?

기자) 테드 크루즈, 마르코 루비오, 톰 코튼, 조시 하울리, 팻 투미 상원의원과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 또 여러 비영리 단체와 인권단체에서 활동하는 인물 등 11명입니다.

진행자) 지난주 미국이 제재를 단행한 중국인 숫자와 똑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7일 미국 재무부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크리스 탕 경무청장, 테레사 챙 법무장관, 러후이닝 홍콩주재 중국 연락판공실 주임 등 홍콩과 중국 관리 11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는데요. 중국도 이에 맞서 똑같이 미국의 주요 인사 11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한 겁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조처는 “미국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대응”이라며 보복 성격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홍콩과 중국 관리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미국 재무부는 제재 명단에 오른 이들이 홍콩의 자치를 훼손하고 홍콩 시민의 자유권을 억압하는 데 연루된 인물들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특히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에 대해서는 홍콩의 자유와 민주적 절차를 억압하는 중국의 정책을 실행에 옮긴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중국이 제재 명단에 올린 미국 정치인들은 대표적인 대중국 강경파로 꼽히는 인물들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루비오 의원과 크루즈 의원 등은 그동안 중국의 소수 민족 탄압과 중국 기업의 간첩 활동 의혹,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 중국 문제에 목소리를 높여온 대표적인 미국의 대중국 강경파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들에 대해서 중국 정부가 어떤 제재를 단행한다고 하나요?

기자)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구체적인 제재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미국 정부는 홍콩과 중국 관리 11명에 대해 미국 내 자산 동결과 미국 입국 금지 등의 제재를 단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달에도 양국은 주고받기식으로 주요 인사들에 대한 제재에 나서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신장 지역 위구르족 탄압에 관여한 천취안궈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등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 4명에 제재를 단행했는데요. 그러자 중국 외교부도 테드 크루즈, 마르코 루비오 의원, 샘 브라운백 국무부 국제종교담당 대사 등 4명을 제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홍콩에서는 대표적인 반중국 인사가 체포됐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네.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Apple Daily)’의 설립자이자 재벌 사업가인 지미 라이 씨가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0일 체포됐는데요. 지미 라이 씨는 지난 7월 1일 홍콩 국가보안법이 발효된 이래 체포된 가장 거물급 인물입니다.

진행자) 그동안 홍콩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사람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네.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고 있지 않지만, 지난달, 홍콩 보안법 통과 반대 시위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들을 비롯해 지금까지 적어도 수십 명이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날도 지미 라이 씨 외에 6명이 체포됐습니다. 체포된 인사 중에는 지미 라이 씨의 아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미 라이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올해 72살로, 홍콩의 의류 업체인 ‘지오다노’ 창업주이자 빈과일보 사주입니다. 그가 세운 빈과일보는 중국 지도부의 비리와 권력 투쟁을 심층 취재하고, 지난해 범죄인 인도법안, 일명 송환법 반대 시위 때는 경찰의 강경 진압을 적극 보도하는 등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입니다.

진행자) 지미 라이 씨가 전에도 기소된 적도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월에도 불법 집회 참여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었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지미 라이 씨에게 적용된 홍콩 국가보안법의 경우, 최대 종신형까지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 지미 라이 씨 체포 소식에 홍콩 야권은 당국이 공포심을 조장하며 언론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규탄하며 국제 사회의 관심과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과 타이완 단교 이후 최고위급 미국 관리가 타이완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후생부 장관이 10일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을 만났습니다. 에이자 보건장관은 9일 타이완에 도착했는데요. 에이자 장관은 지난 1979년 미국과 타이완 단교 이후 타이완을 방문하는 최고위급 미 행정부 관리입니다.

진행자) 에이자 장관이 타이완을 방문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동 대응과 양측의 관계 발전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미 보건부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에이자 장관과 차이잉원 총통이 회담 후 기자회견도 열었군요?

기자) 네. 에이자 보건장관은 타이완의 성공적인 코로나 방역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특히 타이완이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코로나 정보를 공유한 모범을 보였다며 타이완의 국제적 역할을 지지한다고 말했는데요. 현재 타이완은 세계보건기구(WHO) 재가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차이잉원 총통은 에이자 장관의 타이완 방문은 양국의 코로나 대처 협력에 거대한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이라며 환영했습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2개의 타이완 국기가 나란히 세워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와중에 중국 전투기들이 타이완 공역을 침입했다는 소식도 있어요?

기자) 네. 중국의 J-10, J-11 전투기 2대가 10일 오전 9시경, 타이완 해협 중간선을 넘어 짧은 시간 타이완 측 공역에 진입했다고 타이완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중국 전투기들은 긴급 출격한 타이완 군용기의 경고 방송에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중국 군용기의 침범은 에이자 장관과 차이 총통 회담 직전 발생해 긴장이 더 고조됐습니다.

10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서 참가자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
10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서 참가자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주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 이후, 레바논 정국이 요동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4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한 창고에서 대규모 질산암모늄이 폭발해 160여 명이 사망하고 6천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는데요. 정부의 무능과 실정에 분노한 시민들이 주말에 반정부 시위를 벌이면서 레바논 정국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위가 격화하면서 유혈사태까지 빚어졌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수천 명에 달하는 시위대는 “정부가 살인자다” “사퇴 아니면 죽음” 등의 구호를 외치며 국회와 정부 청사 건물에 돌을 던지고 격렬한 시위를 벌였는데요. 시위대는 외무부, 경제부 청사 등을 점거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에게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섰는데요. 이 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시위대 수십 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레바논 정부는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하산 디아브 총리를 포함해 레바논 내각이 10일 정국 혼란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습니다. 앞서 디아브 총리는 지난 8일 조기 총선을 제안하면서 10일 내각 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레바논 정부 관리들은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내각이 총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레바논 사태에 국제사회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군요?

기자) 네. 국제사회가 레바논에 구호자금 3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프랑스와 유엔은 레바논을 지원하기 위해 9일 긴급 화상회의를 주재했는데요. 이 회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비롯해 중국, 유럽연합(EU),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관계자 약 30명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레바논에서는 국제 지원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거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레바논 시민들은 부패한 정부가 국제사회 지원을 빼돌리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분배하지 않을 거라며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국제 지도자들은 공동 성명에서 최대한의 효율성과 투명성으로 레바논 국민에게 직접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레바논의 개혁과 폭발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식료품점에 진열된 탄산음료. (자료사진)
식료품점에 진열된 탄산음료.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멕시코 지역 정부가 아이들에게 탄산음료를 파는 것을 금지했군요?

기자) 네.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주가 아이들에게 탄산음료와 몸에 나쁜 이른바 ‘정크푸드’를 파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지난 5일 통과된 법안에 따라, 이제 오악사카주에서는 아이들이 가게뿐만 아니라 자동판매기에서도 탄산음료나 정크푸드를 살 수 없습니다.

진행자) 어느 나라나 탄산음료와 정크푸드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오악사카주가 이런 조처에 나선 이유가 뭡니까? 역시 건강 때문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아이들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오악사카주는 특히 아이들 비만율이 멕시코에서 가장 높고요. 성인 비만율은 멕시코에서 두 번째인데요. 이런 법안이 통과된 주는 멕시코 32개 주 가운데 오악사카가 처음입니다.

진행자) 비만이 아이나 어른이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상식인데요. 탄산음료나 정크푸드가 특히 비만의 주범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탄산음료나 정크푸드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가서 이걸 많이 마시거나 먹으면 살이 기준선 이상으로 찌는 비만이 됩니다. 멕시코는 전체 비만율이 상당히 높은데요. 관련 자료에 따르면 멕시코 인구 가운데 70% 이상이 과체중이고요. 당뇨병같이 비만과 관련 있는 질병도 만연해 있습니다.

진행자) 멕시코 사람들이 특히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는 것으로 유명하죠?

기자) 맞습니다. 멕시코에서는 매년 1인당 탄산음료 163ℓ를 마신다는데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멕시코 사람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탄산음료를 마시기 시작하는데요. 멕시코 구에레로주의 가난한 지역에서는 취학아동 가운데 70%가 매일 아침에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탄산업계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많은 멕시코인들이 즐기는 음료를 “악마화”한다며 반발했는데요. 정부 통계에 따르면, 멕시코인들이 탄산음료에서 얻는 열량은 하루 필요한 열량의 6%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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