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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군사 긴장 고조…'독극물 피습' 나발니 의식 회복 


8일 인도 공군 C-17 수송기가 중국과 접한 라다크주 산악 지역을 비행하고 있다.
8일 인도 공군 C-17 수송기가 중국과 접한 라다크주 산악 지역을 비행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과 인도 국경 지역에서 다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독극물 피습 의혹을 받고 있는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씨의 의식이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쇼기 씨 살해 사건 가해자들에 대한 최종 판결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과 인도 국경 지역에서 또다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중국과 인도 정부가 8일 상대방이 먼저 군사적 도발을 했다고 비난하며 설전을 벌였습니다. 양국 군은 전날 (7일) 국경지대에서 서로 경고 사격을 가하면서 마찰을 빚었습니다.

진행자) 양국 군이 갈등을 벌인 지역이 어느 곳이죠?

기자) 네. 히말라야산맥과 카라코람산맥 사이에 있는 라다크 근처 빙하 호수인 ‘반궁후’ 남쪽 지역입니다. 추운 고원 지대인 이 일대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두 나라의 오랜 영유권 다툼 지역입니다.

진행자) 최근에도 두 나라가 군사적 마찰을 빚었던 지역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두 나라는 지난 1962년에는 국경선 갈등으로 전쟁을 치른 적도 있는데요. 아직도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하고, 3천500km에 달하는 실질통제선(LAC)을 사실상 국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지난 5월부터는 특히 라다크 지역에서 국경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은 어떻게 벌어지게 된 건가요?

기자) 인도군은 중국 군인들이 라다크 지역의 인도 측 진지로 접근하려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도군 대변인은 중국 군인들이 인도군을 만나자 허공에 여러 발의 총을 쏘며 위협하려고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에서는 뭐라고 말하고 있나요?

기자) 중국은 인도 군인들이 실질통제선을 불법적으로 넘어와 경고 사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인도군이 먼저 국경 지역에서 순찰 중이던 중국군을 향해 사격했다며, 중국군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대응을 통해 현지 정세를 안정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충돌로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양국 모두 사상자에 대한 발표는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6월 라다크 지역 갈완 계곡 근처에서 두 나라 군인들이 몸싸움까지 벌이며 갈등을 겪었을 때는 사상자가 여럿 발생했는데요. 당시 인도는 군인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중국은 사상자 발생 여부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이후 국경 분쟁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차례 회담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양국은 지난 7월, 휴전에 합의하고 국경 분쟁 재발을 방지하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이후에도 서로 양국 군이 불법으로 실질통제선을 넘어 영토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상대방을 비난해왔습니다.

진행자) 현재 병력 이동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인도는 중국과의 마찰 이후 해당 지역에 병력 7천 명과 탱크 등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인도군 대변인은 양국 간에 외교, 정치적 채널이 가동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공격적인 행동을 감행하며 노골적으로 합의를 무시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핵무기 보유국인 두 나라의 관계가 계속 악화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가 최근 ‘틱톡(TikTok)’을 비롯해 중국 기업이 개발한 60여 개의 애플리케이션 사용을 금지한 조처는 양국 관계가 악화한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인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큰 어려움도 겪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인도는 연일, 하루 신규 코로나 확진자가 9만 명 이상 쏟아지면서 브라질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확진자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나라가 됐습니다. 반면 전 세계에서 가장 처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보고됐던 중국에서는 코로나 대처에 성공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입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관련 행사를 열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정부가 8일 인민대회당에서 코로나 대응에 공헌한 사람들을 표창하는 행사를 열었는데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 정부가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중대하고 전략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 공산당과 중국 사회주의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 대응 실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큰데요. 이에 대한 언급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WHO가 코로나 사태 초기, 중국에 편향적인 태도로 코로나 대응에 실패했다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시진핑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 정부는 WHO가 코로나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이기심과 혼란 조장은 전 세계에 해를 끼치는 행동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의원.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의원.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씨의 의식이 돌아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독극물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진 알렉세이 나발니 씨가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나발니 씨를 치료하고 있는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은 7일 나발니 씨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인공호흡기를 떼어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나발니 씨의 상태는 정확히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사람의 말에 반응하고 있고, 상태가 호전 중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병원 측은 아직 약물 중독으로 인한 장기적인 후유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운동가죠?

기자) 그렇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러시아의 정치인입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반정부 활동으로 수감된 적도 있고, 괴한이 독성 물질을 뿌려 얼굴에 화상을 입고 동공과 각막 손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는 더 큰 국제적 사건이 되고 있네요?

기자) 네. 나발니 씨를 혼수상태에 빠뜨리게 한 물질이 노비촉이라는 독일 정부의 발표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옛 소련이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은 일종의 화학무기로, 이번 사건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노비촉은 몇 년 전에도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8년 초, 영국에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과 딸이 독살당할 뻔한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당시에도 노비촉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져 국제사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됐습니다. 노비촉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화학물질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나발니 씨 사건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나발니 씨는 당초 지난달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바람에 비상 착륙해 현지 병원에 이송됐었는데요. 당시에는 나발니 씨에게서 아무런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독일은 나발니 씨 몸에서 노비촉이 검출됐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발니 씨는 독일의 한 인권 단체의 주선으로 독일 병원으로 이송됐는데요. 독일 정부는 나발니 씨 몸에서 검출된 물질이 노비촉 종류의 신경작용제라는 것이 확인됐다며 러시아 정부에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양국 관계도 이로 인해 껄끄러워지는 분위기라고요?

기자) 네. 현재 두 나라는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해저 가스관을 통해 들여오는 ‘노르트 스트림 2’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거의 90%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독일 정계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독일 정부는 이런 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당초 독일 정부의 입장은 부정적이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말 나발니 씨 사건과 노르트 스트림 2 사업은 별개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무조건 무언가를 배제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 정부는 유럽연합(EU)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고등판무관도 8일 러시아 정부에 나발니 씨 사건 진상조사에 협조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2018년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피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쇼기.
지난 2018년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피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쇼기.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쇼기 씨 살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사람들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나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AP통신’이 사우디 국영 TV를 인용해 7일 보도했는데요. 이날 사우디 리야드 형사법원은 재판에 넘겨진 8명 가운데 5명에게 징역 20년, 1명은 징역 10년, 그리고 나머지 2명에게는 징역 7년을 최종 선고했습니다.

진행자) 재판을 받은 사람 가운데 몇몇은 원래 사형을 선고받았었죠?

기자) 네. 이번에 징역 20년 형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지난해 12월엔 사형이 선고됐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최종 선고에서 징역 20년으로 감형된 건데요. 사우디 정부는 용의자들 신원은 일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카쇼기 씨 사건이 일어난 지 거의 2년이 다 돼 가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카쇼기 씨가 지난 2018년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실종됐습니다. 터키 정부와 서방 정보기관들을 카쇼기 씨가 영사관 안에서 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에서 보낸 사람들이 영사관 안에서 카쇼기 씨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왜 그런 겁니까?

기자) 네. 카쇼기 씨는 평소 사우디 왕실, 특히 사우디 실세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비판하는 글을 자주 써서 왕실의 미움을 샀습니다. 카쇼기 씨 살해에 관여한 사람들은 빈살만 왕세자 측근들로 알려졌는데요. 유엔 독립조사위원회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빈살만 왕세자가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봅니다.

진행자) 사우디 측이 인정했나요?

기자) 아닙니다. 카쇼기 씨가 살해된 사실은 인정했지만, 왕세자가 연관됐다는 것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이 사건은 아랫사람들의 과잉 충성에서 나온 그릇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사형 선고를 받았던 사람들이 어떻게 최종 판결에서 감형받았을까요?

기자) 주범들이 사형을 선고받고 몇 달 뒤에 카쇼기 씨 아들 가운데 1명인 살라 카쇼기 씨가 자기 가족은 범인들을 용서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슬람법으로 피해자 가족이 용서하면 사형을 면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카쇼기 씨 아들 말이 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판결에 대해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진실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투명성 역시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카쇼기 사건을 조사했던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특별조사관은 재판이 공정하지도 투명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고요. 카쇼기 씨의 약혼녀 역시 이번 판결은 ‘정의에 대한 조롱’이라며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카쇼기 살해 사건이 났던 터키 쪽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별도로 용의자들을 기소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터키 검찰은 지난 3월 카쇼기 씨 살해에 관여한 사우디인 20명을 기소했는데요. 아직 판결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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