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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이란 핵 합의 선이행 요구...WHO 코로나 조사단, 조사 착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27일 국무부 청사에서 취임 후 첫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27일 국무부 청사에서 취임 후 첫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는 이란이 핵 합의를 전면 이행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말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기원 조사를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인 세계보건기구(WHO) 팀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탈리아 연립 정부가 붕괴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사임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취임 후 첫 언론 브리핑을 가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미국의 대외 정책을 책임지게 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2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언론 브리핑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새 미국 행정부의 전반적인 대외 정책에 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중국, 러시아, 이란 등 국제 현안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를 설명했는데요. 특히 이란에 대해서는 한동안 미국 정부의 제재가 유지될 것이라고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한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해 체결한 이란 핵 합의(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야욕을 제대로 억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지난 2018년 5월 일방적으로 탈퇴했고요. 이후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 유세 당시, 이란 핵 합의 복귀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란이 핵 합의 사항들을 전면 이행할 경우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란은 핵 합의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죠?

기자) 네. 이란은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이듬해인 2019년부터 순차적으로 이란 핵 합의 사항에 위배되는 행동을 해왔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점을 언급하면서, 현재 상태는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이란 핵 합의 복귀에서 멀리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구체적으로 어떤 위반을 하고 있나요?

기자) 네. 이란 핵 합의에서 이란은 우라늄 농축 농도를 3.67%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우라늄 농축의 순도는 핵무기 개발의 핵심 조건인데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이란은 4.5% 수준까지 올린 상태인데요. 최근 이란 정부는 이를 20% 수준까지 올리겠다고 통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핵무기를 생산하려면 농축 우라늄의 농도가 어느 정도 단계여야 하는 건가요?

기자) 순도 90% 이상을 요구하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20% 단계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우라늄 농축 공정의 거의 90%를 차지하기 때문에 다음 과정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또 어떤 사항을 위반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이란 핵 합의에는 농축 우라늄 보유량도 202.8kg으로 제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IAEA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이란의 농축 우라늄 보유량은 2천442kg이 넘습니다. 이란 핵 합의는 또 원심분리기의 보유 수량과 성능, 중수 보유량도 제한하고 있고요. 포르도 지하시설에서 우라늄 농축 활동도 금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란은 최근 포르도 시설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블링컨 장관은 이란이 이런 위반사항들을 시정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란이 핵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 미국이 핵 합의에 복귀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적어도 그 시점은 아니고, 또한 이란이 제대로 핵 합의를 이행하는지 조사, 평가하기까지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정부의 이런 대이란 정책 기조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지난주 자리에서 물러난 트럼프 행정부의 엘리엇 에이브럼스 전 이란 특별대사는 VOA에 보낸 인터뷰 답변 서한에서 빠른 이란 핵 합의 복귀는 없을 것이라는 블링컨 장관의 발언이 현실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에이브럼스 전 특사는 블링컨 장관이 반드시 이란이 먼저 행동을 하고,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풀기 전에 이란이 이를 준수했는지 평가하는 단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미 의회의 이란 핵 합의 지지자들이나 세계 싱크탱크 전문가들보다 훨씬 현실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는 미국 외에 다른 주요 나라들도 함께 참여하지 않았습니까? 이들 나라는 지금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이란 핵 합의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그리고 이란이 오랜 협상 끝에 지난 2015년 합의를 도출해냈는데요. 트럼프 전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탈퇴한 후에도 이들 나라는 이란 핵 합의가 사장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이 핵 합의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미국이 핵 합의에 복귀하는 즉시, 모든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이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고, 유럽도 의무를 이행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이란도 약속을 축소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 대사도 27일, 미국은 핵 합의 복귀를 검토하기 전에 먼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친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이 28일 중국 허베이성 우한의 호텔을 나서고 있다.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친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이 28일 중국 허베이성 우한의 호텔을 나서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을 방문 중인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이 본격적인 현장 조사에 들어갔군요?

기자) 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기원을 찾기 위해 지난 14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도착했는데요. 2주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마치고 28일 본격적인 현장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여전히 전 세계를 마비시키고 있는 만큼 이들의 활동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조사단이 따로 기자회견을 열었는지요?

기자) 아닙니다. 조사단은 이날 오후 3시경 묵고 있던 호텔에서 나왔는데요. 호텔 앞에서 대기 중이던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호텔 앞에도 이들과 기자들이 가깝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노란 금지선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조사단은 지난 2주간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은 건가요?

기자) 호텔에서 자가 격리를 하는 동안, 중국 보건 당국자들과 화상회의를 통해 사전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단을 이끌고 있는 피터 벤 엠바렉 박사는 하루 10시간에서 13시간씩 회의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들은 앞으로 어떤 현장 조사를 벌이게 됩니까?

기자) WHO 측은 이들이 어딜 방문하고 누굴 만날지 등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조사단을 이끌고 있는 엠바렉 박사는 지난해 11월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을 방문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화난 수산물 시장이면 초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들이 집단 발생한 곳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이 수산물 시장은 해산물뿐만 아니라 각종 야생동물도 파는 곳인데요. 지난 2019년 12월 우한에서 최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보고된 후, 이곳이 최초의 진원지로 지목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출현한 지 1년이 넘도록 현장 조사가 진행되지 못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중국 정부가 조사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우한에서 처음 감염자가 보고됐을 뿐, 첫 발원지는 아니기 때문에 조사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호주 등 국제사회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결국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를 받기로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시간이 많이 지나 최종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거라는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전망에 대해 WHO 측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WHO 측도 바이러스 기원 조사는 매우 힘들고 복잡한 작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앞서 기자들에게, 이번 조사를 통해 한 번에 답을 찾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도 앞서 조사단 방문 소식을 발표하며, 이번 조사단이 확실한 답을 찾을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감염병 연구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많은 나라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은 미국 화이자사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 미국 모더나사 백신,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고요. 중국 시노백 백신과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은 일부 국가들이 수입해 접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여러 국가에서 백신 물량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요 국가들은 많은 물량을 선점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전 국민 모두에게 접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고요. 고위험군, 의료종사자 등 우선 대상자들에게 접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백신은 모두 두 번 접종해야 하는데, 현재 많은 나라에서 2회차 접종 분량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제약 회사들이 물량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고육지책 끝에 일부 국가에서는 2회차 접종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내놔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에서 가장 코로나 피해가 심각한 영국은 유럽연합(EU)과 아스트라제네카사의 백신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갈등인가요?

기자) 네, EU는 아스트라제네카사와 총 4억 회분의 백신 물량 계약을 맺었는데요. 하지만 영국이 EU보다 먼저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영국이 올 4월 전에 1억 회분을 먼저 받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EU는 2천500만 회 분만 받게 되는데요. EU는 영국에 먼저 공급할 게 아니라 유럽 전체에 공평하게 분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거부했습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사임했군요?

기자) 네. 주세페 콘테 총리가 최근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냈습니다. 그런데 콘테 총리가 이끌던 연립 정부가 붕괴 위기에 있는 가운데 콘테 총리가 사임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탈리아 연정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연정에 참여했던 ‘비바 이탈리아(IV)’가 지난주 연정에서 탈퇴함으로써 연정이 상원 다수 세력 지위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럼 ‘비바 이탈리아’는 왜 연정에서 나간 건가요?

기자) 네. 이 정당을 이끄는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콘테 총리의 코로나바이러스 2차 확산에 대한 대응, 그리고 유럽연합(EU)이 지원할 코로나 기금 분배와 관련해 콘테 총리의 비전이 없는 것을 비난하면서 콘테 총리에 대해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렌치 전 총리가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언급했는데, 이탈리아 내 상황이 좋지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집계에 따르면 28일 기준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누적 확진자 약 250만 명, 그리고 누적 사망자는 8만 7천명에 달합니다. 특히 사망자 수는 유럽 안에서 영국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진행자) 렌치 전 총리가 EU 지원금도 문제 삼았군요?

기자) 네. 렌치 전 총리는 EU 지원금을 앞으로 유망한 디지털과 친환경 기술 분야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지원금 배분을 기술관료가 아니라 의원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참고로 EU가 이탈리아에 제공할 지원금은 약 2천500억 달러 규모인데요. 총 지원금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입니다.

진행자) 이제 이탈리아 연정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몇 가지 수가 있습니다. 먼저 마타렐라 대통령이 콘테 총리의 유임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엔 현 연정이 다수 세력이 되려면 콘테 총리가 일부 정책을 수정하고 새로운 인사를 임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렌치 전 총리가 콘테 총리가 연정을 이끄는 것을 끝내 거부하는 경우엔 콘테 총리가 다른 상원 의원들에게 새 연정을 만들자고 설득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콘테 총리가 끝내 총리 자리에 복귀하지 못할 수도 있죠?

기자) 네. 반체제 성향의 ‘오성운동(MSS)’과 중도 좌파 ‘민주당(PD)’이 다른 1~2개 정당과 함께 연정을 꾸리고 새 총리를 내세울 수도 있습니다. 그밖에 콘테 총리가 1∼2개 우익 정당과 연정을 만들고 이를 이끄는 방안도 있는데요.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 이들 우익 정당이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어서 이 방안은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BBC 방송이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콘테 총리가 지난 2018년에 총리가 됐죠?

기자) 네. 그는 2018년 3월 총선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오성운동과 ‘극우 정당 동맹(Lega)’ 간 연정이 선택한 총리였습니다.

진행자) 콘테 총리가 당시만 해도 거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콘테 총리는 피렌체대 법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변호사 활동을 겸했는데 사실 정치 경험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연정 구성 협상에서 타협책으로 총리로 지명됐습니다. 그는 지난 2019년에도 연정이 무너질 위기를 겪었는데요. 당시에도 사퇴 카드를 활용해서 새 연정을 이끄는 수완을 보였는데요.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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