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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푸틴 다음 달 첫 정상회담...블링컨, 팔레스타인 지원 세부 내용 공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한다고 백악관이 25일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한다고 백악관이 25일 발표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미국 정부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규모 자금 지원과 관계 재건을 약속했습니다. 도쿄 올림픽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일본 여행 금지 경보를 내린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회담 날짜가 잡혔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달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지난 1월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출범한 후 첫 대면 접촉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정상회담이 열리는 장소가 스위스네요?

기자) 네. 다음 달 유럽에서 굵직한 국제행사들이 있습니다. 11일부터 13일까지 영국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이 있고요. 또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취임 후 처음으로 외유에 나설 예정인데요. 유럽 방문을 마무리하면서 제네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겁니다.

진행자)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제안한 거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4월,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통화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 백악관은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긴장 상황에 우려를 표하면서, 몇 달 안에 제3의 장소에서 회담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아이슬란드에서 만나 회담 사전 조율 작업을 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양국 관계는 매우 껄끄러운 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제의했을 때조차,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두 번째 제재를 준비하고 있었을 만큼 두 나라 관계는 썩 좋지 못한 상황입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양국 관계가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회복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는 왜 러시아를 제재한 건가요?

기자) 네.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 씨 독살 시도와 구금과 관련해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금지한 화학물질을 사용해 나발니 씨를 공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또 미국 정보기관 결론에 따라 지난해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하려 한 것으로 보고, 관련 기관과 인물들을 제재 명단에 올려놨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으로 두 나라가 불편해진 적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미국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을 ‘킬러(살인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는데요. 그러자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보는 건 결국 자신의 모습”이라고 응수했고요.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미국이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원하지 않는 것이라며 반발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 가운데서도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긍정적인 일도 있었죠?

기자) 네. 미국과 러시아는 양국 간에 유일한 핵군축 통제조약인 ‘신전략무기협정(New START)’을 5년 연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신전략무기협정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참여를 요구하면서 사장 위기에 처했는데요. 바이든 정부는 정권을 인수하자마자 러시아와 접촉한 끝에 지난 2월, 5년 연장 합의를 끌어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양국 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두 정상이 다음 달 회담에서 처음 만나면 어떤 의제를 논의하게 될까요?

기자)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 사이버 해킹, 나발니 씨 사건을 비롯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사태, 시리아 내전 개입, 러시아와 독일의 노르트스트림 2 가스관 건설 사업 등 다양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요.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모든 범위에서 당면한 현안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정치권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러시아의 역내 도발적 행위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로 한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양국 정상회담이 자칫 러시아의 ‘승리’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게 바로 외교’라고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젠 사키 대변인 발언 내용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네.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언제나 우리와 뜻이 맞는 사람만 만나지 않는다”라면서,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지도자들과 만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러시아 지도자를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양국 정상회담은 두 나라가 갖고 있는 우려를 나누고,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관계로 갈 수 있는 기회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5일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회담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5일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회담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중동으로 가봅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금 중동에 가 있죠?

기자) 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5일부터 27일 일정으로, 중동 국가들을 순방하고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25일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도부를 방문한 데 이어, 26일 이집트를 방문하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규모 지원을 약속했다고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25일,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방문해 마무드 압바스 수반을 만났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피해를 본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긴급자금 550만 달러와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에 3천2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도주의적 차원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블링컨 장관은 미국 의회에 따로, 7천500만 달러 규모의 가자지구 재건 지원금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예루살렘에 영사관을 다시 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예루살렘 영사관은 전임 정부가 폐쇄했던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에 이전하는 등 친 이스라엘 노선을 걸었는데요. 2019년에는 미국과 팔레스타인 간 대화 채널 역할을 하던 영사관을 폐쇄하고 이를 이스라엘 대사관 산하, 팔레스타인부로 강등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다시 열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영사관 재개가 미국이 팔레스타인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돕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예루살렘 영사관을 다시 열면, 팔레스타인과의 외교 관계도 격상하는 셈인데요. 하지만, 영사관을 재개하는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팔레스타인에 큰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은 셈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국제사회와 협력해 150만 회 분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기부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런 지원이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이야기도 들어보죠.

기자) 네. 압바스 수반은 미국 지원에 깊은 감사를 표하면서, 미국과의 외교를 통해 포괄적이고 공정하며 완전한 해결책에 도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는데요.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문은 최근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압바스 수반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팔레스타인 내부 정치 상황이 매우 복잡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고요. 상대적으로 온건 노선을 걷는 파타당이 주도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요르단강 서안을 관할하며 10년 넘게 내분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팔레스타인 내에서 무장 투쟁을 병행하는 하마스에 대한 지지세가 커지면서 압바스 수반의 정국 주도권이 크게 위축돼 있습니다. 미국은 하마스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고, 하마스를 통하지 않고 팔레스타인자치정부와 협력해 가자지구 재건을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압바스 수반을 만나기에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소식도 잠깐 살펴보죠.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25일 중동 방문 첫 일정으로,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최근 사태를 논의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의 자위권에 대한 미국의 변함없는 지지를 확인하는 동시에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동등한 기회와 평등, 존엄성도 강조했고요.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공격을 재개하면 강력한 응징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조만간 워싱턴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고요. 리블린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25일 일본 도쿄에 거리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서 미국의 '여행 금지' 권고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25일 일본 도쿄에 거리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서 미국의 '여행 금지' 권고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일본에 대한 여행 경보를 상향 조정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 국무부가 24일, 일본에 대한 여행 경보를 기존 ‘여행 재고’에서 ‘여행 금지’로 1단계 더 높였습니다. 국무부 경보는 4단계로 나뉘는데, 여행 금지 권고는 최고 수준입니다.

진행자) 국무부가 일본 여행 금지를 권고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최근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국무부는 또 일본 내 저조한 백신 접종 상황과 함께, 일본 정부도 이미 미국인 여행객 입국을 규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일본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내렸군요?

기자) 네. CDC는 별도 성명에서, 현재 일본 상황에서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라도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나 전파 위험이 있다면서 일본에 대한 모든 여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는데요. 국무부 조처는 CDC 지침을 반영한 것입니다.

진행자) 도쿄올림픽이 두 달도 채 안 남았는데 또 악재를 만났군요.

기자) 네. 도쿄올림픽은 애초 지난해 여름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1년 연기돼, 오는 7월 23일부터 8월8일까지 열립니다. 하지만 최근 일본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퍼지면서, 올림픽을 반대하는 여론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미국 정부가 일본 여행 금지 권고까지 내놓으면서 과연 제대로 대회를 치를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도쿄올림픽 불참 의사를 밝힌 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무부는 여행경보를 상향 조정하면서도 올림픽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또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도 즉각 성명을 내고, 이번 조처로 미국 선수단 출전에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미국의 올림픽 불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도 여전히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는 미국 국무부 발표에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선수단 파견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25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올림픽위원회 발표를 언급하며, 선수단 파견은 각국 올림픽 위원회가 판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24일 일본 의회에 출석해 올림픽에 대한 미국 정부 입장에는 어떤 변화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올림픽에 대한 미국 정부 입장은 어떤 거죠?

기자) 네. 지난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는데요.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올 여름, 안전하게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스가 총리 노력을 지지한다”라는 다소 애매한 입장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안전한 올림픽 개최를 위한 스가 총리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금 일본 안에서는 올림픽 반대 여론이 거세죠?

기자) 네. 현재 도쿄올림픽 개최를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데요. 벌써 서명자가 40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또 전국 주치의와 병원 연합인 도쿄의학협회도 스가 총리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는 등 반대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스가 총리는 외국인 관중을 허용하지 않은 채 올림픽대회를 치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일본 내 코로나 현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 기준으로 26일 현재, 73만1천 명이 감염됐고, 1만2천5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일본 내 백신 접종률이 인구의 5%도 되지 않습니다. 일본 정부는 현재 도쿄와 오사카, 효고, 오키나와 등 10개 지역에 긴급사태를 발령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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