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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미국 임상시험서 안전·효과 입증"…중국, 간첩 혐의 캐나다인 비공개 재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사와 옥스퍼드대학교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사와 옥스퍼드대학교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아스트라제네카사가 미국에서 진행한 대규모 임상 시험에서 80%에 가까운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습니다. 주말새 유럽 등지에서는 정부의 봉쇄 조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소식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이어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캐나다인 2명의 재판이 중국에서 비공개로 열린 소식, 지구 온난화 현상이 지금 추세대로 계속되면 전 세계 60여 개국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이라는 보고서 내용,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사가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아스트라제네카사가 22일, 미국에서 실시한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자사가 개발한 백신이 79%의 예방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이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네. 미 전국에서 3만 명 이상 참여했습니다. 이 가운데 3분의 2는 실제 백신을 맞았고, 3분의 1은 위약(플라시보)이 투여됐는데요. 아스트라제네카사는 임상시험 결과, 모든 연령대에서 효과를 보였으며, 특히 중증 질환과 입원, 사망을 예방하는 데는 100%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전 세계에서 아스트라제네카사 백신 사용을 승인한 나라는 몇 개국이나 됩니까?

기자) 유럽연합(EU) 회원국을 포함해 50개국이 넘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아직 승인하지 않았는데요. 미국식품의약국(FDA)은 긴급사용을 승인하기 전에 이번 임상시험 자료를 검토할 예정입니다. 현재 미국 당국이 승인한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존슨앤드존슨사가 각각 개발한 3종입니다.

진행자)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사는 안전성 논란으로 곤란을 겪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사 백신을 맞은 후 혈전이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가 보고됐는데요. 이후 20여 개국이 아스트라제네카사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유럽연합(EU) 의약품 규제 당국이 조사에 나섰죠?

기자) 네. 지난주 유럽의약품청(EMA)이 안전하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고요. 이에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해 여러 나라가 백신 접종을 재개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미국 임상시험 결과까지 나오면서 우려를 덜어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주말새 유럽 곳곳에서는 코로나 관련 시위가 벌어졌군요?

기자) 네. 최근 유럽에서 다시 코로나 3차 유행 조짐이 보이면서 다시 봉쇄 조처를 단행하는 나라들이 생기고 있는데요. 독일, 프랑스, 영국,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위스 등 유럽 전역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일부 지역은 시위가 상당히 격렬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 중부 카셀 지역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의 시위가 특히 격렬했는데요. 이들은 경찰에 돌과 병 등을 집어 던지며 폭력을 행사했고요.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는데요. 봉쇄 장기화로 피로감이 쌓인 데다가 백신 접종 진행 상황도 지지부진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영국은 그래도 전 세계에서 접종 진행이 상당히 빠른 편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영국은 지난해 12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화이자사의 백신 사용을 긴급 승인한 이래, 세계 최상위권 접종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 정부의 코로나 대응 정책에 대한 비판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주말, 수천 명이 모여 정부의 봉쇄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는데요. 일부 시위자는 코로나는 가짜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공급을 둘러싸고 유럽연합과 영국 간에 갈등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출현한 지 1년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현재 각국 정부가 의지하는 건 코로나 백신인데요. 하지만 물량이 부족해 유럽연합(EU)과 영국의 갈등이 점점 노골화되고 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0일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아스트라제네카사가 약속한 물량을 EU에 보내지 않으면, EU에서 생산한 백신의 역외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고 또다시 경고했습니다.

중국에서 '국가안보 위해' 혐의을 받아 억류중인 캐나다 외교관 출신 마이클 코브릭(왼쪽)과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중국에서 '국가안보 위해' 혐의을 받아 억류중인 캐나다 외교관 출신 마이클 코브릭(왼쪽)과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캐나다인들에 대한 재판이 열렸군요?

기자) 네. 중국 베이징에서 22일, 전직 캐나다 외교관인 마이클 코브릭 씨에 대한 재판이 열렸습니다. 앞서 사흘 전에는 중국 북동부 단둥시에서, 또 다른 캐나다인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씨에 대한 재판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사람 재판 모두 비공개였습니다. 이날, 코브릭 씨 재판이 열린 베이징 법원 앞에서 짐 닉켈 주중 캐나다 대사대리는 방청을 요청했지만 거부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방청을 거부당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중국 법원 측은 국가 안보상의 이유를 들었다고 합니다. 이날 법원 앞에는 주중 캐나다 대사관 직원들 외에도, 미국, 영국, 독일, 네덜란드, 체코, 오스트리아 등 다른 나라 외교관들이 모여 캐나다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고요. 스페이서 씨 재판 때도 외교관들이 나와 지지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구체적으로 무슨 혐의를 받고 있는 겁니까?

기자) 중국 외교부는 이들이 외국 세력을 위해 국가 기밀을 정탐, 절도하고 불법으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각각 체포됐는데요. 하지만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사의 멍완저우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캐나다에서 체포된 직후 구금되면서, 보복성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캐나다 정부는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왜 체포한 거죠?

기자)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겁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사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이란과 불법 거래한 혐의로, 캐나다 당국에 멍완저우 CFO의 긴급 체포를 요청했고요. 캐나다를 경유해 멕시코를 방문하려던 멍완저우 CFO는 밴쿠버 공항에서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이 사건으로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도 껄끄러워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캐나다가 미국의 공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중국은 미국 정부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멍완저우 CFO의 체포를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멍완저우 CFO는 어디 있습니까?

기자) 고혈압 등의 지병을 이유로 보석이 허용돼 현재 캐나다에서 가택 연금 상태로 있고요. 미국 법무부의 요청에 따라, 미국으로 신병을 인도하기 위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중국은 미국에 멍완저우 CFO의 신병 인도 추진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캐나다인들에 대한 재판이 열린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비공개로 진행돼 심리 과정이나 다음 절차도 알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주 열린 스페이서 씨 재판 내용도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단둥시 법원은 이와 관련해 법에 근거해 날짜를 정하고 판결을 선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캐나다 총리도 비공개 재판에 우려를 나타냈다고요?

기자) 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재판이 투명하지 않고 비밀리에 진행되는 것에 유감을 표하면서, 이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미국 정부도 깊은 우려와 캐나다에 대한 연대를 나타냈습니다. 윌리엄 클라인 주중 미국 대사대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코브릭 씨와 스페이서 씨 사건을 미국민 일처럼 다룰 것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비판에 중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의 사법 주권에 대한 침해라고 반발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국가기밀 사안이기 때문에 비공개 재판을 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비난받을 이유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화 대변인은 또, 캐나다가 중국에 있는 외교관들을 규합해 중국의 사법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구온난화와 국가신용도 관계를 조사한 보고서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와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 런던대학교 동양·아프리카대(SOAS)가 공동 연구한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는데요. 연구진은 지구온난화가 지금의 추세대로 계속된다면 오는 2030년에는 적어도 63개국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기후변화 문제가 국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친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 예측 모델인 ‘RCP 8.5’와 ‘RCP 2.6’을 적용해 홍수, 가뭄,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의 부정적인 영향이 각국의 경제, 궁극적으로 어떻게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지 조사했습니다.

진행자) ‘RCP 8.5’나 ‘RCP 2.6’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인 IPCC가 제시하고 있는 기후변화 시나리오인데요. 번역해서 ‘대표농도경로(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로 부르기도 합니다. RCP 2.6은 인간 활동에 의한 영향을 지구 스스로 회복하는 경우, RCP 8.5는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지 않고 지금처럼 계속 배출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조사 결과 60개국 넘게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으로 예측됐다는 거군요?

기자) 네. 연구진은 RCP 8.5 시나리오를 적용한 결과, 오는 2030년까지 63개국의 신용등급이 약 1.02 노치(notch)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보통 국제적인 신용 평가사인 무디스나 피치, S&P 등은 신용 등급을 ABC 등으로 구분하는데요. 노치는 이 신용등급을 더 세분화하는 단위입니다.

진행자) 더 장기적인 전망도 제시했습니까?

기자) 네. 보고서는 2100년에는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나라가 80개국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등급도 평균 2.48노치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국가별로 한 번 볼까요?

기자) 네. 연구진은 전 세계 108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요. 중국과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는 이번 세기 말까지 6노치 가량 하락하면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고요. 미국과 독일, 캐나다, 호주, 인도, 페루는 4노치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한국도 3노치 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대부분의 나라가 기후변화로 인해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보고서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잘사는 나라나 가난한 나라, 더운 나라나 추운 나라 상관없이, 지금처럼 탄소를 배출한다면 모든 나라가 신용등급 하락을 겪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신용등급 하락으로 각국의 부채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신용등급이 하락하는데 왜 정부 부채가 늘게 되죠?

기자)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일반적으로 국제 금융 시장에서 돈을 빌릴 때 이자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보고서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각국이 추가 부담해야 하는 채무상환 비용이 1천370억 달러에서 2천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가장 좋은 기후변화 예측 모델인 RCP 2.6을 적용하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지금 당장 온실가스를 줄여 2100년까지 탄소 배출이 ‘0’이 되는 수준인데요. 이 경우, 신용등급은 평균 0.5 노치가 떨어지면서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추가로 드는 비용도 230억 달러에서 34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RCP 2.6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시나리오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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