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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간 주도 9곳 장악...중국, 미얀마 군부에 개발 자금 제공


아프가니스탄 무장 조직 '탈레반' 병사들
아프가니스탄 무장 조직 '탈레반' 병사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아프간의 여러 주요 도시가 빠르게 탈레반의 손에 넘어가고 있습니다. 중국이 미얀마 개발 사업과 관련해 600만 달러를 미얀마 군부에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유럽연합(EU) 소속 6개 나라가 아프가니스탄 출신 망명 신청자들의 추방을 중단하지 말라고 EU 집행위원회 측에 촉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봅니다. 탈레반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루가 멀다고 아프가니스탄의 여러 주의 주도들이 탈레반의 손에 함락되면서 아프간 상황이 위기로 치닫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10일과 11일 사이, 주도 3곳을 더 점령하면서 현재 탈레반의 수중에 떨어진 주도는 9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불과 며칠 새 주도들이 속속 무너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탈레반의 주도는 모두 34곳인데요. 지난 6일 아프간 남서부, 이란과의 국경 근처 님로즈의 주도 ‘자란즈’가 제일 처음 탈레반에 넘어갔고요. 이후 일주일도 채 안 돼 주도 8곳이 탈레반에 함락됐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에 새로 넘어간 곳은 어떤 곳들입니까?

기자) 10일과 11일, 탈레반에 추가로 함락된 주도는 바다크샨과 파라, 바글란주의 주도들입니다. 지난 며칠간 탈레반은 특히 북부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불과 며칠 새 탈레반이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주도들을 장악해 나가고 있는 거죠?

기자) 현지 의원들과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아프간 보안군이 탈레반과 큰 교전 없이 후퇴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다크샨주의 한 시의원은 탈레반이 주도인 파이자바드를 먼저 포위한 후 대규모 공격을 단행했으며, 몇 시간의 치열한 교전 끝에 보안군이 후퇴했다고 전했는데요. 다른 주들도 민간인 희생자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해 더 이상의 교전 없이 도시를 넘겨주고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북부 지역은 전통적으로 탈레반의 세가 약한 곳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탈레반은 주로 남부를 거점으로 활동해왔고요. 북부 지역은 탈레반 정권 시기에도 탈레반에 저항하면서 전통적으로 탈레반의 영향권이 가장 미치지 못했던 곳입니다. 하지만 중국, 파키스탄, 타지키스탄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동부 끝자락, 바다크샨주 주도 파이자바드까지 넘어가면서, 이제 아프간 북동부 전체가 탈레반의 통제 아래 놓이게 됐다고 현지 시의원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현재 탈레반이 장악한 영토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전체 아프간 영토의 65% 이상 장악했고요. 11개 주도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레반은 그동안 세가 적었던 북부 지역을 먼저 공략한 후 세력을 확대해 수도 카불로 진격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요 매체들은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정부는 이런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아프간 정부와 군 당국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지역 군벌들에게 정부를 지지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가니 대통령은 11일에도 북서부 발크주로 달려가 탈레반의 공격에 맞서 저항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발크주 주도인 ‘마자르이샤리프’는 아프간에서 4번째로 큰 도시로, 수도 카불과 헤라트 등을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탈레반이 빠르게 아프간 영토를 넓혀가면서, 얼마 못 가 아프간 민주 정부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각에서는 미군 철수 계획을 철회, 또는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아프간 지도자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면서, 그들은 자신을 위해 싸우고 자신들의 고국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군 철수와 관련해서도 말을 했습니까?

진행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철군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0년의 전쟁을 치르면서 미국은 1조 달러가 넘는 비용이 들어갔고, 수천 명의 군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은 30만 명이 넘는 아프간 보안군을 위해 식량과 장비, 훈련, 공중 지원을 전개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간 평화협상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기자) 지리한 공방 끝에 지난해 연말, 양측이 일단 평화협상을 시작하겠다는 합의문을 내놓는 데까지는 성공했는데요. 하지만 이후 다시 교착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아프간 위기 상황이 고조되면서 양측이 평화협상을 재개하는 게 시급한데요. 현재 파키스탄을 주축으로 미국, 러시아 등이 설득하고 있지만 탈레반은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이 미얀마 군부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외교부가 11일 발표한 내용인데요. 중국이 미얀마 군부가 추진하는 21개 개발 사업에 대해 600만 달러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21개 개발 사업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걸까요?

기자) 네. 미얀마 외교부에 따르면, 동물백신, 문화, 농업, 과학, 관광, 질병예방 등과 관련된 분야를 개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요. 미얀마 외교부는 이 ‘메콩-란찬 협의체’ 프로젝트를 위해 중국으로부터 자금을 전달받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도 이를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관이 페이스북에 양측의 합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가 중국 대표로, 9일 합의문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미얀마 군부의 행태를 규탄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은 지난 2월 초,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여권 인사들을 대거 구금하고 시위자들을 무력으로 진압하자, 군부를 강력 규탄하면서 제재를 단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이 미얀마 군부와 손잡고 자금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미얀마 군부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중국은 서방 국가들과는 달리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군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미얀마가 안정과 질서를 회복하길 바란다는 미온적인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미얀마의 최대 교역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수출입의 약 3분의 1을 중국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의 제재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이래, 미얀마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요. 근 10년 새 처음으로 떨어졌던 지난해도 미얀마가 중국에 수출한 규모는 54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도 양국이 여러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양국이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면서 최근 몇 년 새 미얀마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얀마 정부는 중국의 자금을 지원받아 석유, 가스파이프라인을 개통했고요. 양국은 또 경제 수역과 항만 개발 협력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다른 차원에서 미얀마를 지원하고 있죠?

기자) 네. 미국 정부는 미얀마 군부와 인사들에 대한 제재와는 별도로, 서방 국가들과 함께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10일, 미얀마 주민들을 위해 5천만 달러의 긴급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얀마는 군부가 장악하고 있는데, 어떤 식으로 전달되고 운용되는 거죠?

기자) 네. 미얀마에 있는 국제구호단체들과 비정부 기구 등을 통해 전달될 예정입니다.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 발표는 태국을 방문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로부터 나온 건데요.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긴급 자금은 미얀마 주민들에게 식량을 지원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의료 지원 등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얀마 군부는 최근 긴급사태를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쿠데타를 주도한 민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이달 초, 과도정부를 출범시키면서 스스로 총리직에 올랐는데요. 그러면서 당초 약속했던 “1년 뒤 총선” 약속도 더 늦춰, 오는 2023년 8월까지 비상 통치 체제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미얀마에서는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대규모 반대 시위는 확연히 줄었는데요. 하지만 1988년 8월 8일, 독재 정권에 항거해 대규모 시위를 벌였던 이른바 ‘8888 민주 항쟁일’을 맞아, 8일 미얀마 전국 곳곳에서는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가 또다시 전개됐습니다.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 내 몇몇 나라가 아프가니스탄 출신 망명 신청자들의 추방을 중단하지 말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EU 소속 6개 나라가 EU 집행위원회 측에 최근 서한을 보내 아프가니스탄 망명 신청자 추방을 중단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서한을 보낸 나라가 어느 나라입니까?

기자) 네. 오스트리아, 덴마크, 벨기에, 네덜란드, 그리스, 그리고 독일 등 6개 나라입니다.

진행자) 이들 나라는 EU 안에 있는 아프간 출신 망명 신청자들을 모두 추방하라는 말인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EU에 들어와서 망명을 신청했다가 거부된 아프간인들을 말합니다.

진행자) EU 6개국이 망명을 신청했다가 거부된 아프간인들을 계속 추방하라고 요구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이들 6개국은 “추방 중단이 아프간인들이 EU로 향하는 것을 독려하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라고 서한에서 설명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추방이 중단되는 것으로 보고 더 많은 아프간인이 EU로 들어오려는 것을 막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EU 나라가 최근 아프가니스탄 내부 상황을 보고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발생한 대규모 난민 유입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 중동에서 많은 난민이 EU 지역으로 들어갔죠?

기자) 네. 당시 100만 명 이상이 유입됐는데요. 그러면서 많은 역내 국가의 치안과 복지 체계에 큰 부담이 됐고요. 이 과정에서 난민 유입을 반대하는 극우파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얼마나 많은 아프가니스탄 사람이 EU에 망명을 신청한 건가요?

기자) 네. 6개국 공동서한은 2015년 이래 약 57만 명이 망명을 신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만 4만4천 명이 신청했는데요. 출신 지역 기준으로 시리아에 이어 아프간인들이 두 번째로 많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최근 EU에 자국민의 추방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간 정부는 지난달 EU에 아프간 국민이 망명을 신청할 경우 당분간 추방하지 말아 달라고 공식 요청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 안에서 집을 떠난 사람이 상당히 많다고 하죠?

기자) 네. 6개국 공동서한은 대략 460만 명 정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몇 달간 집을 떠나 국내에서 떠도는 아프간인들의 수가 40만 명에 달하고, 며칠 동안 특히 이란으로 피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 EU 고위 관리가 로이터통신에 전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와 'AP'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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