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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ABC] 대선과 선거자금 (5) - 하드 & 소프트 머니


미국 달러.
미국 달러.

올해 11월 치를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양측은 천문학적인 돈을 쓸 것으로 예상됩니다. 각 당 후보들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유세하고 TV 광고 등을 내보내기 위해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요. 미국 대선 ABC’, 오늘은 ‘대선과 선거자금’ 다섯 번째 시간으로 ‘하드 머니’와 ‘소프트 머니’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에서는 합법적인 정치 자금을 ‘하드 머니’와 ‘소프트 머니’ 로 구분합니다.

먼저 하드 머니는 개인이 특정 정치인에게 직접 기부하는 정치 자금으로 한도가 있습니다. 그래서 하드 머니는 대부분 개인이 내는 후원금입니다.

반면 소프트 머니는 개별 후보가 아닌 이른바 ‘정당 건설 활동’에만 쓸 수 있는 자금으로 모금과 지출에 제한이 없습니다.

가령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비난하는 광고를 하기 위해 모으거나 쓰는 자금은 하드 머니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낙태나 총기 규제 등 특정 현안에 대한 광고 지출은 소프트 머니로 분류됩니다.

그래서 하드 머니는 일반 유권자를, 그리고 소프트 머니는 정치 광고를 내보내는 정치활동위원회(PAC)에 기부하는 기업이나 노동조합 같은 이익 집단을 대변하는 성격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논란이 더 많은 것은 바로 소프트 머니입니다. 왜냐하면 하드 머니와는 달리 소프트 머니에 대한 제한이 덜하기 때문입니다.

소프트 머니는 지난 1979년부터 중요한 존재가 됐습니다. 이해 미 연방 의회가 ‘연방선거운동법’을 다시 개정해 지역 정당이 펼치는 ‘정당 건설’ 활동들, 예를 들어 유권자 등록이나 투표 독려, 그리고 정책 선전 활동 등에 대한 제한을 대폭 완화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각 정당은 이해 선거자금법 개정을 계기로 정당 건설 활동에 힘을 쏟았고, 그 결과, 특히 이슈나 메시지 중심의 TV 광고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1979년 이후 민주당과 공화당은 유권자 등록이나 선거 참여 운동을 한다는 이유로 막대한 소프트 머니를 재력가나 기업, 노조들로부터 기부받았습니다.

소프트 머니가 중요한 정치자금원이 된 이유는 지나친 정치 자금 규제가 건전한 선거운동이나 유권자 중심 정당 활동, 즉 ‘정당 건설 활동’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런 비판을 계기로 선거를 통해 유권자와 정치권을 연결한다는 정당 고유 기능을 돕기 위해 소프트 머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갔던 것입니다.

하지만, 소프트 머니가 대규모로 유입되면서 정치권에 대한 산업 자본의 영향력이 다시 크게 확대되기 시작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선거자금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2002년 초당적 선거개혁법이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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