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뉴스 따라잡기] EU 신종코로나 공동기금


EU 정상들이 7천5백억 유로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경기부양 기금 마련에 합의한 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왼쪽)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악수 대신에 팔꿈치를 부딪히고 있다.
EU 정상들이 7천5백억 유로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경기부양 기금 마련에 합의한 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왼쪽)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악수 대신에 팔꿈치를 부딪히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유럽연합 (EU)이 오랜 진통 끝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동 기금 마련에 합의했습니다. 오늘은 그간의 과정과 의미, 전망 등을 짚어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 유럽을 강타하다.”

지난해 연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처음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3월, 본격적으로 유럽에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먼저 피해가 심각했던 나라는 이탈리아였습니다. 이탈리아는 산업 지역인 북부 롬바르디아와 베네토를 중심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확진자와 사망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어 스페인과 영국, 프랑스 등지로 코로나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이들 국가는 앞다퉈 국경을 폐쇄하고 국내적으로는 봉쇄 조처를 단행하며 확산 억제에 나섰습니다.

7월 10일 기준,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영국을 포함해 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 확진 건수는 총 127만여 건, 사망자는 13만4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코로나 지원책 주도”

5월부터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와 독일, 프랑스가 중심이 돼서 코로나 피해가 심각한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5월 중순, 화상으로 정상회의를 열고, 5천억 유로(미화 약 5천450억 달러) 규모의 공동기금을 조성하자고 회원국들에 제안했습니다.

기금은 EU의 높은 신용등급을 이용해 금융시장에서 빌려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 기금은 대출이 아닌 보조금이기 때문에 혜택을 받은 나라는 돈을 갚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당초 독일과 프랑스 정상은 공동기금을 마련하는 데는 의견이 맞았지만, 형식과 규모 면에서는 의견을 달리했습니다. 독일은 지원은 하되, 전액 대출 형식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프랑스는 1조 유로(미화 약 1조1천600억 달러)의 기금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양측이 한 발씩 물러나 절충점을 찾은 겁니다.

5월 말,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독일과 프랑스가 제안한 5천억 유로의 보조금 형식에, 2천500억 유로의 대출금 형식을 합쳐, 총 7천500억 유로(미화 8천600억 달러) 규모의 공동기금 마련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구두쇠, 또는 검소한 국가들”

독일과 프랑스, EU집행위원회의 이같은 계획은 일부 회원국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왔습니다.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오스트리아 등 대부분 피해가 적고 잘사는 북유럽 국가들이었는데요. 언론은 이들 국가를 ‘frugal 4’, ‘구두쇠 4개국’ 또는 ‘검소한 4개국’이라고 불렀습니다. 나중에는 핀란드까지 가세해 ‘frugal 5’가 됐습니다.

이들 국가는 앞서 독일과 프랑스가 보조금 형식의 지원을 제안했을 때도 강한 반대를 나타냈었습니다.

유럽연합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유례없는 위기에 처해있긴 하지만 공동기금은 반드시 갚아야 하는 대출형식이어야 하고, 회원국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커서도 안 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반면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피해가 심각한 나라는 보조금 형태여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양측의 팽팽한 대립 속에 유럽연합 지도자들은 정상회의에서 이를 논의하기로 결정합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첫 대면 접촉”

7월 중순, 유럽연합 27개국 정상은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대면 정상회의를 열었습니다.

당초 17일과 18일 이틀로 예정됐던 일정은 21일까지 연장됐습니다. 그만큼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웠다는 건데요. 그래도 EU 정상들은 닷새 만에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합니다.

EU 정상들은 2021년에서 2027년까지의 EU 장기 예산에 연계해 총 7천500억 유로 규모의 공동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이 가운데 보조금 형태로 3천900억 유로(미화 약 4천500억 달러), 대출금 형태로 3천600억 유로 (미화 약 4천100억 달러)를 도움이 필요한 회원국에 제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합의가 갖는 의미”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코로나 타개 과정에서 적지 않은 균열을 노출했습니다.

특히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잘사는 북유럽 국가들의 대립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가뜩이나 흔들리고 있는 유럽연합의 입지를 더욱 위태롭게 했습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같은 나라는 러시아나 중국도 의료 장비 등을 제공하며 도와주는데, 정작 유럽연합은 위기에 처한 회원국을 도와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주요 언론은 각국이 코로나로 국경을 닫고 이동을 제한한 데 이어 경제적 갈등까지 드러내고 있다며 유럽연합의 불안한 동거에 주목했습니다.

사실 유럽연합의 위기설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회원국 간의 정치, 사회적 제도 편차도 크고 경제적 수준도 각기 다르기 때문인데요. 이런 가운데 나온 이번 합의는 비록 난항을 겪긴 했지만 그나마 유럽연합의 연대와 결속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순탄치 않은 앞날”

EU 정상들이 가까스로 공동기금 마련에 합의했지만, 앞으로의 과정 역시 순탄하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유럽연합의 공동기금 계획은 반드시 유럽연합의 입법기구인 유럽의회의 표결을 거쳐야 하는데요.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부당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과 보완이 있을 거라면서 유럽의회는 결코 고무도장이 아니라고 말해 앞으로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을 예고했습니다.

유럽의회가 최종안을 표결하기까지는 앞으로 몇 달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존 루이스 전 연방하원의원.
존 루이스 전 연방하원의원.

뉴스 속 인물: 존 루이스 하원의원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전설, 존 루이스 미하원의원입니다.

7월 17일,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산증인, 전설, 거목이라 불리던 존 루이스 미 연방 하원의원이 향년 80세를 일기로 타계했습니다.

루이스 의원은 지난해 말 췌장암을 선고받고 그동안 투병 생활을 해왔습니다.

이로써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또 한 명의 증인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루이스 의원은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민권운동 비폭력 시위였던 1963년의 ‘워싱턴평화대행진’을 주도한 인물 가운데 한 명입니다.

당시 마틴 루서 킹 목사가 그 유명한 “나에게는 꿈이 있다”는 연설을 했을 때 그도 “미국은 깨어나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루이스 의원은 1940년,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 외곽의 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루이스 의원의 고향 앨라배마주는 여전히 흑백 분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고, 루이스 의원은 어릴 때 백인들과 교류는커녕, 백인을 본 적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가족들과 같이 시내에 나가면서 점점 인종 차별을 목격하게 됐고, 삼촌과 함께 뉴욕주를 방문한 이후, 그의 마음속에 인권과 평등에 대한 각성이 뚜렷이 새겨집니다.

루이스 의원이 킹 목사를 직접 만난 건 18살 때였습니다. 이후 그의 삶은 평생 흑인 인권 개선과 민주주의를 향한 도전으로 점철됐습니다.

어릴 적 설교자가 꿈이었던 루이스 의원은 테네시주에 있는 침례신학대학교를 나와 목사 안수도 받았습니다.

또 피스크대학에서 종교와 철학 학위도 받았습니다. 재학 당시, ‘학생비폭력조정위원회(SNCC)’회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그는 킹 목사와 함께 앨라배마주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 행진을 주도하고, 흑인과 소수인종의 선거권을 보장하는 투표권법을 이끌며 내면서,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거물 6인(Big 6)의 1명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루이스 의원은 1986년에 연방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래 30여 년간 연방 하원의원직을 수행한 관록의 정치인입니다.

그는 정치권에서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결실을 끝내 목격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지난 2009년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었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던 당시, 루이스 의원은 마치 얼이 나가는 것만 같다며 격세지감을 토로하기도 했는데요. 2011년에는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민간인으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자유훈장을 받았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유럽연합(EU)의 코로나 경제회복 공동기금에 대해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전설, 존 루이스 미 하원의원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