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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바이든 미 행정부와 예멘 내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외교정책에 관해 연설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외교정책에 관해 연설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의 대중동 정책에도 여러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정부는 최근,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테러조직 지정을 철회할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예멘 내전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연이은 예멘 관련 정책”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연방 의회에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국제 테러조직’ 지명을 철회하겠다고 통지했습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직전 후티 반군을 국제 테러조직으로 지정했습니다.

유엔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 조처로 예멘에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해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4일, 국무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예멘 내전 종식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무기 판매를 포함해 예멘 내전에 관련된 미국의 모든 지원을 종료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정책 방향을 가늠할 중대한 신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6년 넘는 내전”

아라비아 반도에 있는 중동 국가, 예멘은 지난 2014년부터 6년 넘게 내전을 겪고 있습니다.

예멘 내전은 지난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을 휩쓸었던 민주화 물결, 이른바 ‘아랍의 봄’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다른 중동국가처럼 예멘에서도 당시 거센 민주화 요구 속에 오랜 독재 정권이 물러나고 새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하지만 후임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은 예멘 내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역부족이었고, 이런 혼란을 틈타 후티족 반군이 급격하게 세를 불렸습니다.

후티족은 예멘에서 오랫동안 정부를 상대로 반군 활동을 해온 시아파 소수 종족입니다.

이슬람교는 수니파와 시아파, 2개 종파가 대표적인데 예멘은 수니파와 시아파의 비율이 거의 비슷합니다.

북부는 주로 시아파, 남부는 수니파가 다수로, 이 때문에 예멘에서는 이슬람 종파 간 대립이 특히 심각한 편입니다.

북부를 거점으로 세를 불린 후티 반군은 2015년 수도 사나까지 점령하는 데 성공했고, 하디 정부는 남부 항구도시 아덴까지 밀려 내려갔습니다.

현재 예멘 정부는 아덴을 임시 수도로 정하고 후티 반군에 저항하고 있지만, 하디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로 피신해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금세기 최악의 인도주의적 재앙”

유엔은 예멘 내전이 금세기 최악의 인도주의적 재앙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2020년 10월 기준으로 지금까지 23만3천 명 이상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식량, 식수, 의약품 부족 같은 간접적 요인으로 사망한 사람이 절반이 넘습니다.

유엔 발표에 따르면 전체 사망자 가운데 간접적 요인에 의한 사망자는 약 13만 명입니다.

유엔은 또 400만 명 넘는 사람이 내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예멘 전체 인구 가운데 80%에 달하는 2천400여만 명이 지금도 여전히 극심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전 양상”

예멘 내전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사이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 수니파 나라들은 하디 대통령이 이끄는 예멘 정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수니파 우방국들은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같은 시아파인 후티 반군을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보고 예멘 내전에 개입 중입니다. 이란은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이란 배후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시절, 미국산 첨단 무기 구매를 크게 늘렸습니다.

하지만 유엔과 국제인권단체는 물론 미국 정치권에서도 미국의 대사우디 무기 수출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연합군이 예멘 내전에서 전폭기 등을 동원해 수많은 민간인을 살상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한편 아랍권 국가들의 적인 이스라엘에서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미국이 F-35 스텔스 전투기 같은 최첨단 무기를 중동 국가에 판매할 경우, 이스라엘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대척점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수니파 동맹국의 군사력이 강해지면 대이란 억제력도 향상될 수 있다며 무기 판매를 강력히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이 예멘 내전과 관련해 모든 무기와 지원을 종료한다고 전격 선언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이란 핵 합의 복귀를 추진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재점검하고, 중동 정책의 대전환을 위한 조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 반응”

유엔과 국제인권단체들은 바이든 행정부 결정을 인도주의적 조처라며 크게 환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엔의 마틴 그리피스 예멘 특사는 미국 정부 발표 후 이란을 방문해 예멘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그리피스 특사는 하루 속히 내전이 종식돼야 한다는데 이란이 의견을 같이 했으며, 유엔의 인도주의적 노력에 이란이 협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후티 반군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정부는 이제는 갈등을 끝낼 시기라며 후티 반군도 예멘의 평화 정착을 위한 국제 사회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군부의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8일 국영 TV를 통해 대국민연설을 했다.
미얀마 군부의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8일 국영 TV를 통해 대국민연설을 했다.

뉴스 속 인물: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 사령관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살펴보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이 시간 주인공은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 사령관입니다.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권력을 장악했습니다.

국제 사회에서는 반세기 넘는 군부 독재를 끝내고 찾은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다시 후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쿠데타를 일으킨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어떤 사람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은 1956년생입니다. 미얀마 명문 양곤대학교에서 잠깐 법학을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1974년 3번 도전 끝에 사관학교에 들어갔습니다.

장교 임관 후 그는 차분히 단계를 밟아 승진한 끝에 2009년 제2특수부대 사령관이 됐습니다.

이 특수부대의 주 임무는 미얀마 동북부 지역을 총괄하는 것으로, 소수 민족 수만 명이 중국과의 국경 지역으로 쫓겨났습니다.

당시 흘라잉 장군 부대원들이 살인과 강간 등 인권유린을 자행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그의 승진 가도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었습니다.

2010년, 그는 미얀마군 합참의장이 됐고, 1년도 안 된 2011년 3월, 상급자들을 제치고 오랫동안 집권했던 탄 슈웨 장군 뒤를 이어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이 됐습니다.

당시 미얀마는 수십 년 이어진 군부 통치에서 벗어나 민주주의로 전환하던 시기였지만 군은 여전히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흘라잉 장군은 군부가 지원하는 정당의 지원을 받으며 영향력을 넓혀갔습니다.

2016년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문민 정부가 출범한 뒤, 그는 수치 고문과 공식 행사에 함께 나타나는 등, 미얀마 내 변화를 수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 그는 미얀마 내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인종청소를 자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다른 군 지도자들과 함께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피소된 상황입니다.

또 국제형사재판소(ICC)도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군부의 반인도적 혐의에 대한 예비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예멘 내전 짚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 최고 사령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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