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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 승복’ 즉답 거부…포틀랜드 시위 과잉진압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 백악관 사우스론에 도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 백악관 사우스론에 도착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 결과에 승복할지 여부에 즉답을 피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고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두 달 가까이 진행 중인 시위를 연방 당국이 과잉 진압한다는 논란, 그리고 코로나 사태로 미국 교도소의 수감자가 8% 줄었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 승복 여부에 즉답을 피했다고요?

기자) 네. 오는 11월 대선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두고 봐야 된다(I have to see)”고 트럼프 대통령이 답했습니다. 19일 폭스뉴스 크리스 월러스 앵커와의 대담에서 이런 뜻을 밝혔는데요. 지금은 대선 결과 승복 여부를 “그렇다, 아니다 답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는 상황을 가정한 질문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두 자릿수 격차로 뒤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질문이 나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결과를) 볼 때까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최종 승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지는 결과가 나올 경우에 대해 “나는 깨끗하게 승복하는 사람이 아니”라면서, “나는 지는 걸 싫어한다”는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자신이 지면 선거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까?

기자) 불복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주요 언론이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대다수 언론이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는데요. 최근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계속 앞서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한 이유는 뭘까요?

기자)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우편 투표가 선거 결과를 조작(rig)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그렇게 생각한다”고 이날(19일) 대담에서 거듭 강조했는데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주마다 방역 대책의 일환으로, 투표소에 직접 사람이 모이게 하는 대신 우편투표 도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은 우편투표 확대를 반대해왔습니다.

진행자) 최근 여론 조사 흐름 짚어보죠.

기자) 두 자릿수 격차가 지난달 이후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발표된 퀴니피액대학교 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52%, 트럼프 대통령은 37%로 15%P 차이가 났고요. 같은 날 공개된 NBC 뉴스, 월스트리트저널 공동조사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51%, 트럼프 대통령은 40%로, 11%P 차이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쪽이 좀 더 좋게 나온 조사 결과는 없나요?

기자) 있습니다. 가장 근래인 19일 폭스뉴스가 발표한 여론 조사인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이 49%, 트럼프 대통령이 41%로, 두 사람의 차이가 8%P로 나왔습니다. 한 자릿수 격차가 나온 결과는 최근 주요 매체 조사에서 유일한데요. 하지만 폭스뉴스는 평소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보수 매체임에도, 오차 범위 밖에서 뒤지고 있습니다. 다만 같은 매체의 지난달 조사 때보다는 격차가 줄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실제 여론과는 다른 조사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그것들은 가짜(fake) 여론조사이기 때문에, 나는 지고 있지 않다”고 19일 폭스뉴스 대담에서 말했는데요. “2016년에도 여론조사는 가짜였는데 지금은 더 가짜”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경쟁자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그가 대통령이 되면 좌 편향 압박을 받을 것이며 나라를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베네수엘라처럼 지옥이 될 수도 있다”고도 했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직 수행에 부적합(incompetent)한” 인물이어서, 극좌파 세력에게 휘둘릴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들(지지 세력)이 바이든을 불러내면 잠깐 나와서 준비된 원고를 읽은 뒤, 다시 지하실로 들어간다”고 말했는데요. 특히 나이가 많아서, 다른 나라와의 복잡한 외교 사안 등을 독자적으로 처리할 능력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고령자여서, 대통령직에 부적합하다는 이야기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현재 77세인데요. 11월 대선에서 당선돼 내년 초 취임하면, 미국 역사상 최고령자가 됩니다. 이런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은 ‘졸린 조(sleepy Joe)’라는 별명을 붙이고, 나이가 많아 활력이 없다거나 지적 능력이 저하됐다는 식의 공격을 해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세 살 적은 74세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 내용에 대해, 바이든 전 부통령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날(19일) 즉각 반박 성명을 냈는데요. 정치ㆍ사회 현안 전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지함(ignorance)이 이번 대담에 드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님, 당신의 무지함은 강함의 표시가 아니라, 전례 없는 혼란에 대응하는 우리의 노력을 훼손할 뿐입니다”라고 성명에 적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ㆍ사망자가 6개월 연속으로 증가하는 동안, 대통령은 누구의 목소리도 듣지 않고 오직 자기 자신의 목소리만 듣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대담에서 코로나 사태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까?

기자) 있었습니다. 미국의 치명률이 세계적으로 낮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주장했는데요. 자신이 앞서 계속해서 주장해온 대로, 바이러스가 결국 사라질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처럼 검사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세계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고도 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현실의 심각성과는 동떨어졌다는 언론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내 코로나 현황 짚어보죠.

기자) 20일 정오를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 수가 377만4천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고요. 누적 사망자도 14만 명을 돌파하면서, 여전히 세계 최고치입니다. 특히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보건 당국자들이 우려하는데요. 지난 7일간 하루 신규 확진자 평균이 약 6만6천500명에 달했습니다. 그 전주보다 15%나 높아진 수치입니다.

진행자) 신규 확진자가 특히 많은 지역은 어디입니까?

기자) 최소 5% 이상 증가한 곳이 대다수입니다. 36개 주와 수도 워싱턴 D.C.까지 이 범주에 포함되는데요. 특히 증가세가 높은 곳은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 텍사스, 애리조나 등 남부와 서부 지역들입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장을 비롯한 보건 당국자들은, 최근 이런 증가세를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대에 달할 것이라고 앞서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백악관 당국자가 파우치 소장을 비판하는 언론 기고문을 실으면서,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는데요. 백악관 측은 해당 당국자의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논란에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도 언급했나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대담 전날(18일)에도 파우치 소장과 대화를 했다면서, 백악관과 파우치 소장 사이에 갈등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파우치 소장의 발언들이 “불필요한 우려를 자아낸다(a little bit of an alarm)”고 했는데요. ‘경제ㆍ사회 활동 정상화’에 초점을 맞춘 백악관과 ‘방역ㆍ안전 대책’에 초점을 맞춘 파우치 소장 사이에 관점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을 인정한 겁니다.

20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연방 요원들이 흑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탄약을 사용하고 있다.
20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연방 요원들이 흑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탄약을 사용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진행 중인 시위를 연방 당국이 과잉 진압한다는 논란이 있군요?

기자) 네. 연방 정부가 포틀랜드에서 ‘비상 권한’을 남용했는지 조사하라고 하원 민주당 지도부가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제리 내들러 법사위원장과 캐럴린 멀로니 감독위원장, 베니 톰슨 국토안보위원장이 이런 내용의 서한을 19일 법무부와 국토안보부 감찰관실을 보냈는데요.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공권력을 집행하면서, 헌법에 보장된 민권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포틀랜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기자) ‘조직적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50일 넘도록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말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가 경찰의 ‘목 누르기’ 제압을 당한 뒤 숨지자,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이런 가운데,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연방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해 과잉진압을 벌여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과잉 진압 지적,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연방 요원들이 ‘경찰’ 등 표식이 없는 자동차에 시위대를 붙잡아 넣는 일들이 서한에 명시됐고요. 또한 소속 기관 배지도 착용하지 않은 채, 위장복을 입고 얼굴을 가린 상태에서 시위대를 체포하는 동영상이 앞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들이 시위대를 체포할 때 피의자의 권리를 알리는 ‘미란다 원칙’ 등을 고지하지 않는 것도 헌법 위반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지적에 대한 연방 정부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정당한 법 집행’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리는 포틀랜드를 도우려는 것”이라며, “해치려는 게 아니”라고 이날(19일) 트위터에 적었는데요. “현지 지도자들이 수개월 동안 무정부주의자들과 폭력배들에게 통제력을 빼앗긴 상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연방 공권력을 투입해 현지의 연방 시설물들을 지키고 시민들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현지 지도자들은 통제력을 빼앗겼다는 지적에 대해 뭐라고 합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의 원인과 영향을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테드 윌러 포틀랜드 시장이 이날(19일) CNN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을 조목조목 짚어냈는데요. “그(연방 요원)들의 존재가 사태를 폭력과 파괴로 이끌어 가는 것”이지, 시위대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아울러 “연방 요원들이 여기 있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철수를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현지 지도자들의 입장도 같습니까?

기자) 비슷합니다. 엘렌 로젠블럼 오리건주 법무장관은 지난 17일 연방 요원들이 정당한 사유 없이 시민을 구금하는 등 민권을 침해했다며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는데요. 연방 요원들을 거둬들이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겁니다. 하지만, 20일 오전에도 현지 연방정부 청사 주변에 모인 시위대에, 요원들이 최루가스 등을 분사하며 진압에 나섰다고 CBS 뉴스가 전했습니다.

미국 오하이오주 루카스빌에 소재한 사우던 오하이오 교도소. (자료사진)
미국 오하이오주 루카스빌에 소재한 사우던 오하이오 교도소.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미국 사회 곳곳에 미치고 있는데요. 교도소 수감자도 줄었다고요 ?

기자) 그렇습니다. 형사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비영리단체 ‘마셜 프로젝트(Marshall Project)’와 AP 통신이 최근 공동으로 팬데믹 기간 교도소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았는데요.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6월 사이, 연방과 주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 가운데 10만 명 이상이 석방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비율로 따지면 어떤가요 ?

기자) 8% 정도가 줄어든 건데요. 12명 중 한 명이 석방된 셈입니다. 지난 3개월간 수치를 2019년 전체와 비교했을 때는 2.2%가 줄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교도소에서 기저 질환이 있는 수감자들을 내보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 그것 때문에 수감자가 줄어든 건가요 ?

진행자) 보고서에 따르면,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교도소가 신규 수감자를 받지 않는 게 더 큰 이유로 꼽혔습니다. 또 법정이 문을 닫으면서 형을 받는 사람이 줄었고, 경범죄의 경우 가석방이 더 늘어난 것도 수감자가 줄어든 주된 요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주 별로는 수감자 변동에 차이가 있었습니까 ?

기자) 네, 수감자가 적게 줄어든 주로는 동부의 버지니아주를 꼽을 수 있는데요. 해당 기간 250명이 석방되면서 전체 수감자의 2%가 줄었습니다. 반면, 로드아일랜드주는 32%나 줄었는데요. 이처럼 감소 비율은 주마다 차이를 보였습니다. 또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최근 개빈 뉴섬 주지사가 8월 말까지 8천 명의 재소자를 내보내라고 명령했는데요. 3월 중순에서 6월 중순 사이 이미 7천 명 넘게 재소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또 확산하고 있는데, 교도소 내 상황은 어떤가요 ?

기자)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미국 교도소 시설에서 5만7천 명이 넘는 수감자가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3만4천 명가량은 회복됐고, 약 650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도관들 가운데도 확진자가 많이 나왔는데요. 1만2천여 명이 감염돼 46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에서 형사법 개혁 논의가 일고 있는데요. 수감자를 줄이는 것도 논의 대상이지 않습니까 ?

기자) 맞습니다. 민권운동가들은 많은 사람이 조기 석방될 수 있는 조건이 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지난 4월 펜실베이니아주는 ‘임시 집행유예 프로그램’을 도입해서 재소자들을 집으로 보내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다시 교도소로 돌아오도록 했는데요. 주지사실은 1천500명 이상이 임시 석방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주 교도소 측에서 1천200명을 대상자로 선정했는데요. 절차가 너무 느려서 지금까지 실제로 풀려난 사람은 160명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코로나 사태로 수감자가 줄었다는 건 좋은 소식 아닐까요 ?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수치상으로 보면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나이가 많은 수감자들의 경우, 코로나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반면, 재범의 위험은 가장 낮음에도 불구하고, 교도소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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