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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시위 충돌 1명 사망…트럼프, '전당대회 효과' 못 봐


30일 미국 포틀랜드 야간 시위 현장에 진압 경찰이 출동했다.
30일 미국 포틀랜드 야간 시위 현장에 진압 경찰이 출동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석 달 넘게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총격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주지사는 ‘폭력의 악순환’을 끊자고 호소했는데요. 자세한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민주-공화 양당 전당대회가 차례로 마무리된 가운데, 대선 국면 지지율 추이 살펴보겠고요. 주요 항공사들이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는 이야기, 이어서 전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포틀랜드 시위 현장에서 총격 사망자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29일 오리건주 포틀랜드 시내 시위 현장에서 백인 남성 1명이 총격으로 숨졌습니다.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을 벌이던 시위대와 이들에 맞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충돌한 직후 벌어진 일인데요. 석 달 넘게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이 지역의 혼란이 더욱 가중되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당국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역 당국은 질서 회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총격 사건 직후 잭 윌러 포틀랜드 시장은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를 향해 ‘폭력적으로 변하지 말 것’을 주문했고요. 반대 시민들을 향해서는 ‘보복을 시도하지 말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 행정 책임자들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뭐라고 행정 책임자들을 비난했습니까?

기자) 윌러 시장이 무능력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괴짜”이고 “아무것도 안 하는 급진 좌파 민주당원”이라고, 사건 다음 날(30일) 트위터에 적었는데요. “(시장) 임기 중 사망 사건과 함께 도시가 파괴되는 것을 보면서도, 이런 무질서 상태가 영원히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며 “옳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바보(fool)가 시장으로 있는 한 포틀랜드는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바보’라고 비판받은 포틀랜드 시장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시민들을 분열시키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바보’ 등 어휘를 사용한 것은 “전형적인 트럼프식 언행”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는데요. “당신(트럼프 대통령)이 일조한 폭력 사태를 멈추라고 나한테 요구”하는 거냐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근대 역사에서 누구보다도 우리를 갈라놓으려 하는 인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폭력 사태가 계속되는 근본 책임이 대통령한테 있다는 주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 지금 필요한 것은 당신(트럼프)을 멈추게 하는 것”이라고 윌러 시장은 주장했는데요. 그래야 “우리가 ‘하나의 미국’으로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선 국면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되는데요. 이렇게 포틀랜드 시장과 대통령 사이에 설전이 오간 뒤,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가 나섰습니다.

진행자) 오리건 주지사가 뭐라고 했나요?

기자) ‘폭력의 악순환’을 끊자고 호소했습니다. 일요일이었던 30일 저녁, 긴급 담화를 발표했는데요. “선출직 공직자들과 경찰, 지역사회 지도자 등을 포함한 주민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면서 “진정한 변화는 인종적 정의(racial justice)를 성취하기 위한 노력에서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인종적 정의’를 주지사가 언급했는데, 이게 석 달째 시위가 계속되는 배경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발단은 지난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씨 사망 사건이었는데요. 흑인 남성 플로이드 씨가 경찰의 ‘목 누르기’ 제압을 당한 뒤 숨지면서, ‘조직적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벌어졌습니다. 특히 포틀랜드에서는 대규모 집회와 행진이 지속적으로 열리는 동시에 약탈과 방화, 공공 기물 파손 행위 등도 계속됐습니다. 그러자 연방 정부가 법원 청사 등 보호 목적으로 병력을 투입했는데요. 시위대와 지역 당국이 ‘점령군(occupying forces)’으로 규정하고 반발하면서,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됐습니다.

진행자) 최근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죠?

기자) 네. 지난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씨가 경찰로부터 7차례 총격을 당했습니다. 가족들에 따르면, 현재 블레이크 씨는 하반신 마비 상태인데요. 사건 직후 커노샤 일대에서도 ‘인종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17세 소년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하면서 2명이 숨지는 일도 있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1일 이곳을 방문해, 기물 파손을 비롯한 지역 경제 피해 상황 등을 살펴볼 계획입니다. 하지만 현지 당국자들이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현지 당국자들이 반대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치유에 방해”가 되고, “분열을 극복하는 것을 늦출 뿐”이라고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가 주장했습니다. 이런 내용으로 3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는데요. 흑인인 만델라 반스 위스콘신 부지사도 다음날(31일) 같은 취지로 CNN과 인터뷰했습니다. “대통령의 방문이 이곳 상황에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을 어떻게 내렸는지 모르겠으나, 우리는 (대통령 방문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종 차별’ 항의 시위를 놓고, 현지 당국자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다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지 당국자들은 시위대의 입장을 뒷받침하면서, ‘인종적 정의’ 실현 요구를 지지하고 있는데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와 함께 벌어지는 무질서 행위들을 엄단해야 한다면서 ‘법과 질서(law and order)’ 확립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공화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도 이 문제를 비중 있게 거론했는데요. 이 같은 관점의 차이가 11월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입니다. 포틀랜드 시장과 오리건 주지사, 커노샤 시장과 위스콘신 주지사, 모두 야당인 민주당 소속입니다.

올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 28일 미국 수도 워싱턴 하늘에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올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 28일 미국 수도 워싱턴 하늘에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11월 선거 이야기가 나왔는데, 민주-공화 양당의 전당대회가 차례로 마무리됐죠?

기자) 네.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열고, 이어서 24일부터 27일까지 공화당이 전당대회를 치렀습니다. 이로써, 선거 국면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요. 각 지역 선출직 공직자부터 연방 하원의원 전원, 연방 상원의원 일부와 대통령까지, 11월 3일 유권자들의 손으로 뽑게 됩니다.

진행자) 그중에 가장 주목되는 대통령 선거 판도,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뒤쫓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당대회를 치르고 나면 지지율이 올라가는 ‘컨벤션 효과(convention effect)’라는 말이 있는데요.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컨벤션 효과를 못 본 것으로, 최신 여론 조사 결과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최신 여론조사 결과, 어떻게 나왔는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죠.

기자) 30일 공개된 ABC방송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Ipsos)’ 공동 설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감을 표시한 응답이 31%를 기록했습니다. 전당대회 이전이었던, 한 주전에는 32%였던 데서 오히려 1%P 줄어든 건데요. 특히 주요 지지기반인 공화당원들 사이에서 호감도가 한 주 만에 4%P나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컨벤션 효과’를 봤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후보의 경우 호감도가 46%로, 트럼프 대통령보다 상당히 높게 나왔는데요. 전당대회를 치른 뒤 5%P가 올랐습니다. 아울러, 주요 지지기반인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호감도가 7%P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투표일까지 약 두 달 남았는데,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 트럼프 후보가 뒤쫓는 양상이 변할 수 있을까요?

기자) 물론입니다. 지지율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데요. 특히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선거 판세를 충실히 반영할 수 없다는 점이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드러났습니다. 당시 대다수 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예측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최종 승리했는데요. 이 때문에 바이든 민주당 후보 측은 “여론조사에 속지 말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면서, 막판까지 지지층 결집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바이든 민주당 후보, 양쪽의 선거 관련 움직임 짚어보죠.

기자) 트럼프 후보는 코로나 사태 와중에서도 현장 유세를 계속할 계획입니다. 전당대회 다음날인 28일, 뉴햄프셔주 ‘맨체스터-보스턴’ 공항에서 집회를 열었는데요. 각 지역 시위대를 비판했습니다. 시위 주도 세력을 “무정부주의자(anarchists)”로 지칭했는데요. “조지 플로이드와 아무런 관련 없는 자들이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려고 모색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의 미국에서는 아무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자신이 4년 더 대통령으로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전당대회 바로 다음 날, 트럼프 후보가 뉴햄프셔를 찾은 이유는 뭘까요?

기자) 뉴햄프셔는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주(battle ground states)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곳입니다. 지난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아주 근소한 차로 뒤졌는데요. 차이가 2천 표 미만이었습니다. 공화당 선거대책본부는 앞으로 이 같은 격전주 여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고요. 후속 유세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후보 쪽은 어떻습니까?

기자) 바이든 민주당 후보 측은 코로나 방역을 위해 최대한 현장 행사를 자제한다는 방침이었는데요. 3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찾아 연설합니다. 다음 주 월요일(7일) 노동절이 지난 뒤부터는 본격적인 유세에 나선다는 계획인데요. 애리조나와 펜실베이니아, 미네소타, 위스콘신주 등 격전지를 주요 유세 대상지로 거론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행사 규모에 대한 각 지역 (방역 규칙을 준수하면서, 나라 곳곳을 다니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6일 미국 뉴욕 라과르디아 공항에 유나이티드항공사 여객기들이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26일 미국 뉴욕 라과르디아 공항에 유나이티드항공사 여객기들이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항공사 가운데 하나인 유나이티드항공이 직원들의 대규모 무급휴가를 예고했군요?

기자) 네, 연방 정부의 추가 지원이 없으면, 감원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조종사 2천850명을 강제 무급휴가에 들어가게 할 방침이라고 지난주 유나이티드항공이 밝혔습니다. 항공사 전체 조종사의 20%가 넘는 규모인데요. 유나이티드항공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강제 무급휴가 조처입니다.

진행자) 왜 이런 조처를 하게 된 겁니까?

기자)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 27일, 직원 공지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항공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무급휴가 조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큰 타격을 입은 산업이 바로 항공업계죠?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연방 정부는 수십만 개에 달하는 항공업계 일자리를 유지하고 파산을 막고자 항공업계 지원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3월, 2조2천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 경기부양안 가운데 250억 달러를 항공업계에 지원했는데요. 당시 지원금은 직원들의 임금 보장을 위한 것으로 오는 9월 30일까지 대규모 감원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 6개월간 상황이 별로 나아지지 않은 거군요?

기자) 네, 코로나바이러스가 오히려 재확산하면서 항공업계는 여전히 경영난에 시달리게 됐고요. 정부에 250억 달러 추가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의 항공사들을 잃고 싶지 않다며 추가 지원을 약속했는데요. 하지만 의회에서 추가 경기부양안에 대한 논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정부 지원이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럼 무급휴가는 언제 시작되는 겁니까?

기자) 유나이티드항공은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단계적으로 2천 800여 명의 조종사가 무급휴가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종사 이외 다른 직종은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앞서 지난 7월, 유나이티드항공은 조종사를 포함해 총 3만6천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감원에 나선 항공사가 유나이티드뿐만이 아니라고요?

기자) 네, 앞서 델타항공은 조종사 1천900여 명을 무급휴가에 들어가게 한다고 밝혔고요. 아메리칸항공도 조종사 1천600명을 포함해 총 1만9천 명을 일시 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메리칸항공은 조기퇴직이나 자발적인 장기휴가 등을 신청한 직원이 2만3천 명이 넘지만, 운영난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밝혔는데요. 감원 조처로 인해 전체 직원의 약 30%가 줄어드는 셈이 됩니다.

진행자) 항공사들이 대규모 감원을 막기 위해 자발적인 퇴사를 제안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조기퇴직이나 장기 휴가가 대표적인데요. 유나이티드항공 노조는 성명을 내고 다른 항공사들이 직원의 자발적 감원을 선택한 데 반해 유나이티드는 강제 무급휴가를 선택했다며 반발했습니다. 반면, 유타이티드항공 측은 올해 남은 기간 운항 일정을 고려해 감원 규모를 정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유나이티드는 다른 항공사에 비해 국제 운항노선이 많고요. 따라서 코로나 여파에서 회복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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