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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기후협정·WHO 복귀 지시… 새 정부 '국민 통합' 비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스크를 쓴채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스크를 쓴채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신임 대통령이 20일 취임 직후 십여 개 행정 명령을 발동했습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뒤집는 한편, 코로나 대응을 강화하는 내용인데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취임사를 통해, 미국민의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코로나 관련 사망자가 40만 명을 넘어선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신임 대통령이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여러 개 발동했군요?

기자) 네. 20일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 직후, 바이든 대통령이 17건에 달하는 행정 명령과 행정 지시에 서명했습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논란이 많았던 정책들을 중단시키거나 되돌리는 내용,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대응 확대 조치, 이렇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담대하고 필수적인” 행동이 필요한 사항들이라면서, “오늘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는 내용부터 차례로 살펴보죠.

기자) 먼저, 국경 안보 분야인데요. 장벽 건설사업을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멕시코와 접한 남쪽 국경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방부 예산 등을 전용해서 장벽을 만들도록 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 비상사태를 해제했습니다. 아울러, 이슬람권 국가 출신자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했던 조치도 철폐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월 취임 직후, 이슬람 신도가 많은 7개 국가를 상대로 입국 제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논란이 이어져 왔습니다.

진행자) 그다음은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그다음은 국제 관계인데요.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복귀하도록 지시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다며 탈퇴하도록 한 국제 협정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0일) 재가입 절차를 시작하는 문건에 서명했습니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도 번복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국내 사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불법체류자들도 인구조사 집계에 포함하도록 했습니다. 지난해 실시한 ‘2020 인구조사’에서 불체자를 제외하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시했었는데요. 연방 센서스국이 이 같은 지시 사항 등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작년 말로 정해진 통계 제출 시한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이걸 기존 집계 방식으로 되돌리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지시한 것이고요. 환경 파괴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 사업도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그 밖의 사항도 살펴보죠.

기자) 다음은 인종 관계에 관한 조치입니다. ‘1776 위원회’를 폐지하도록 했는데요. 이 조직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서 역사 교육 강화를 명목으로 설립했습니다. 하지만, 활동 방향이 편향적이며 과거 미국 사회에 존재했던 인종 차별의 상처를 의도적으로 지우려는 시도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코로나 대응 조치를 확대하는 조치도 있다고 하셨죠?

기자) 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연방 건물과 연방 소유 토지 안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쓰도록 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 본인도 이날(2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스크를 쓴 채 해당 문건에 서명했습니다. 아울러,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보전하는 조치도 잇따라 단행했습니다.

진행자) 경제적 피해 보전 조치들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연방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해당 유예 조치는 코로나 사태 발생 직후인 작년 3월 시작됐는데요. 이달 말 만료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9월 말까지 시간을 더 주도록 교육부에 지시했습니다. 아울러, 세입자 퇴거 중단 조치도 3월 말까지 연장하도록 했고요. 연방 주택구매대출금 미납자에 대한 압류 중단도 같은 시점까지 이어가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첫날부터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가 결정된 직후, 취임 초기 취할 행정 조치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12월에 초안을 잡았다고 AP통신이 전했는데요. 앞으로도 행정 명령이 계속 나올 예정입니다. 21일에는 코로나 관련 사안, 22일에는 경제 구제 대책, 그리고 주말이 지난 뒤 25일에는 미국산 상품 구매, 26일에는 인종 문제 관련 조치가 이어집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선서를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선서를 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 4년간 미국 정부를 이끌게 되는데, 20일 진행된 취임식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네. 바이든 신임 대통령은 20일 워싱턴 D.C. 연방 의사당 서쪽 광장에서 진행된 공식 행사에서 취임사를 통해,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통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비롯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적 통합과 단합이 전제돼야 한다고 호소했는데요. 대외적으로는 전통적인 동맹을 복원해서, 미국이 국제사회를 다시 이끌어 나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취임사 내용,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죠.

기자) “오늘은 민주주의의 날”이고,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취임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손상되기 쉽다”며,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힘이 깊고, 현존하고 있는 것을 안다”고 덧붙였는데요. “정치는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분노의 화염일 필요가 없다”면서 “의견 불일치가 전면적인 전쟁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미국은 달라야 한다. 이것보다 나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사회가 지금 정치적으로 분열된 상태라고 진단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주변을 돌아보자”면서, “서로에게 귀 기울이고, 서로를 보살피자. 그리고 서로에게 존중을 보여주자”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과거 남북전쟁과 대공황, 세계대전, 9ㆍ11 테러를 비롯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미국민들의 단합된 태도가 언제나 승리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국가적인 분열을 언급한 근거는 뭡니까?

기자) 지난 6일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 시위대가 연방 의사당을 습격한 사태를 거론했습니다. “폭도들은 폭력을 사용해 국민의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분들께 말씀드린다”면서, “나는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대외 정책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했나요?

기자) “동맹을 복원하고, 세계에 다시 관여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다시 국제사회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는데요. 힘을 과시해서 세계 질서를 주도하려는 게 아니라, 강대국으로서의 모범을 통해 지도력을 발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통해, 평화와 진전, 안보에 관해 강하고 신뢰감 높은 국제사회 동반자가 되겠다고 설명했는데요. 아울러 전 세계가 미국을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시험 받으면서 더 강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앞 취임식 이후에는 어떤 행사가 이어졌나요?

기자) 의사당 내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지도자들이 환담했습니다. 의회 지도부는 취임식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대형 액자에 넣어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선물했고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차량 행렬과 함께 워싱턴 D.C. 시내를 도보로 이동했습니다. 이날(20일) 저녁에는 ‘미국을 축하하다(Celebrating America)’라는 기념행사가 텔레비전을 통해 미 전역에 방송됐습니다.

진행자) 미 전역에 방송된 기념행사,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워싱턴 D.C. 시내 링컨 대통령 기념관에서 유명 배우 톰 행크스 씨가 사회를 본 가운데, 각 지역을 연결해 인기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념관 내부에서 다시 한번 미국민들을 향한 메시지를 내놨는데요. 역시 ‘통합’이 주제였습니다. “우리가 함께하는 것만이, 우리를 둘러싼 어둠을 헤쳐나가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날(20일) 퇴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만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만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랜 전통을 깨고, 후임자인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다만 집무실 책상에 서한을 남기는 관례는 지켰습니다. “매우 너그러운” 내용이 담긴 서한을 받았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20일) 기자들에게 말했는데요. 어떤 말이 적혀있는지는 “그(트럼프 전 대통령)와 직접 이야기하기 전에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의 '포럼인잉글우드' 경기장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 백신 접종 센터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선 차량들.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의 '포럼인잉글우드' 경기장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 백신 접종 센터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선 차량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40만 명을 넘어섰군요?

기자) 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19일, 미국 내 코로나 누적 사망자가 4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지난달 중순, 누적 사망자 30만 명을 넘긴 이후 한 달여 만에 10만 명이 더 늘어난 건데요. 미 동부 시간으로 21일 오전 현재 누적 사망자 수는 약 40만6천여 명입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망자 증가 추세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사망자가 10만에서 20만 명으로 증가하는 데는 4개월이 걸렸고요. 이후 30만 명 수준으로 늘어나는 데는 약 2개월 반이 소요됐습니다. 그런데 40만명을 넘어서는 데는 불과 한 달 정도밖에 안 걸린 겁니다. 한편, 미국 내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21일 오전 기준으로 2천 440만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20일이 미국에서 코로나 환자가 확인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고요?

기자) 네. 미 북서부 시애틀에서 첫 코로나 감염이 확인된 것이 지난해 1월 20일이었는데요. 1년 만에 코로나 감염자와 사망자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아졌습니다. 전 세계 누적 코로나 확진자는 현재 9천 650만여 명, 사망자 200만여 명인데요. 그러니까 전 세계 확진자의 약 25%, 사망자의 약 20%가 미국에서 발생한 겁니다.

진행자) 일일 사망자 수도 늘고 있다고 하죠?

기자) 네. 평균 일일 사망자 수도 3천 명이 넘는데요. 그러니까 9.11 테러로 인한 사망자보다 더 많은 사람이 매일 미국에서 죽어가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연말 연휴를 맞아 미국인들이 여행하거나 모임을 했던 여파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코로나 상황이 특별히 심각한 지역은 어딥니까?

기자)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입니다. 감염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미국 50개 주 가운데 처음으로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가 3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또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변종 코로나에 감염된 환자도 나왔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은 영국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선 백신 보급이 이미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일부 주에서 백신 보급과 접종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최근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 사가 개발한 백신을 맞은 사람들 가운데 일부가 집단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는데요. 캘리포니아주 보건당국은 모더나 백신 접종을 일부 중단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모더나 외에 다른 백신도 접종이 가능하지 않나요?

기자) 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사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아 접종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여러 주에서 백신이 이미 동이 나서 수만 명이 1차 접종 예약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보건 당국이 백신 보급에 더 속도를 내겠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연방 정부는 지금까지 백신 3천100만 회분 가운데 총 절반을 각 주에 보급했는데요. 하지만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약 200만 명에 불과합니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모두 3주에서 4주 간격을 두고 2차례 접종을 해야 백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보급과 접종이 이렇게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정확한 이유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각 주는 연방 정부의 지침에 따라 차순위 접종 대상자로 백신 접종 대상을 늘리고 있는데요. 따라서 65세 이상이거나 이하라도 기저 질환이 있을 경우 백신 접종을 가능하게 됐지만, 정부의 공급 물량은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바이러스는 계속 확산하는데 백신 접종은 예상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일부 주에선 21일이면 백신 확보 물량이 동이 나는데 언제 새 보급분이 도착할지 모른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20일, 백신 보급량이 부족해서 이번 주에만 2만 3천 명이 1차 접종을 기다리고 밝혔는데요. 상황이 심각한 만큼, 2차 접종분을 1차 접종을 위해 전용할 것을 허용해줄 것을 주와 연방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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