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시리아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1백명이 넘는 민간인들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지난 25일 시리아 중부 도시 훌라에서 적어도 1백 8명이 학살됐습니다. 노약자의 희생이 컸는데요, 어린이 49명과 부녀자 34명이 숨졌습니다. 부상자도 3백여명 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엔 감시단이 현장을 방문해서 상황을 파악했는데요, 민간인 주거지역을 겨냥한 대포와 탱크 공격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런 내용을 담은 서한을 즉각 유엔 안보리에 보냈습니다.
문) 유엔 안보리에서는 어떤 대응이 나왔습니까?
답) 어제 (27일) 열린 긴급회의에서 이번 학살을 규탄하는 성명이 만장일치로 채택됐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시리아 정부의 대포와 탱크 공격이 있었다는 조사단의 보고를 확인하면서, 훌라지역에서 발생한 살인행위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비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시리아 정부군에 대해 민간인 주거지역에서 중화기 사용을 중단하고, 즉시 철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저지른 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문) 그동안 시리아를 두둔하던 러시아와 중국도 이번 성명 채택에 찬성했죠?
답) 네,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군의 소행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면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유엔 감시단의 현장 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훌라에서 대규모의 민간인 학살 사건이 일어난 것에 매우 놀랐다면서, 특히 부녀자와 어린이들에 대한 학살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문) 국제사회가 이렇게 한 목소리로 시리아를 규탄했는데 시리아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한마디로 이번 사건은 시리아 정부군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오히려 무장 테러집단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게 시리아 정부의 주장입니다.
문) 이번에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된 성명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답) 이번에 채택된 성명은 ‘언론 성명’입니다. 내용은 시리아 정부를 규탄하고 있지만 법적인 구속력이 없습니다. 그동안 시리아에 제재를 가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유엔 안보리에 두 번 상정 됐었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현재로서는 비무장 유엔 감시단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재노력에 기대를 걸어 보는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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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이란과 강대국들이 지난 주 핵협상에서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는데요, 이란이 새 제안을 공개적으로 밝혔군요.
답) 네. 이란 외교부 대변인이 어제 (27일) 밝힌 내용인데요, 평화적인 목적의 핵개발을 할 권리가 이란에 있다고 서방측이 인정한다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란의 핵개발 계획이 군사용이 아닌, 민수용이란 점을 서방측이 인정하고 농도 20% 수준의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도록 요청한다면, 이란은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이란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이란은 핵개발 계획을 결코 군사용으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도 했습니다.
문) 우라늄 농축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힌 점에서 이전보다는 진전된 제안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답) 네. 하지만 이란의 입장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같은 날 압바시 이란 원자력기구 대표는 전혀 다른 발언을 했습니다. 이란이 농도 20% 수준의 농축 우라늄 생산을 꼭 필요한 만큼만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생산을 중단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1백만 명의 국내 암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의료연구용 원자로를 가동하기 위해서 우라늄 농축 수준을 지금보다 더 끌어올리겠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문)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수준이2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데도 서방 국가들이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는 뭡니까?
답) 이란의 농축 수준이20%까지 왔다면 군사용으로 전환하는 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핵탄두를 만들기 위해서는 농도가 90%는 돼야 하는데요, 20% 농축 우라늄 양산은 군사용 고농축 우라늄 생산의 직전 단계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 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독일이 이란과 핵협상을 벌였을 때도 이 문제가 핵심적으로 다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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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다음은 중국으로 가 보겠습니다. 티베트에서 중국의 통치에 반대하는 분신사건이 발생했군요.
답) 네. 티베트 자치구의 수도 라싸에서 2명이 어제 (27일) 분신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유명 사찰인 조캉 사원에서 남성 2명이 스스로 몸에 불을 질렀는데요, 경찰이 출동해서 불을 껐지만 1명은 그 자리에서 숨지고 다른 1명은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현장은 즉시 봉쇄됐고 주변 지역에는 무장 경찰이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습니다.
문) 티베트 자치구의 수도 한복판에서 분신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그동안 쓰촨과 칭하이 같은 인근 성의 티베트인 밀집지역에서 분신이 잇달아 있었고, 티베트에서도 한 번 있기는 했지만, 티베트 자치구의 수도에서 분신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만큼 전세계 언론의 관심도 크고 중국 당국도 상당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지난 해 3월부터 중국의 통치에 반대하는 티베트 승려들의 분신이 잇다르고 있는데요, 중국 당국이 지난 주 시작된 불교축제 기간 동안 티베트인들의 종교행사 참여를 금지해서 티베트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일부 세력, 특히 국외 세력이 티베트인들을 선동하고 있지만 티베트의 상황은 전체적으로 안정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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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다음은 인도 소식입니다. 만모한 싱 총리가 25년만에 버마를 방문했군요.
답) 네. 싱 총리가 오늘 (28일) 역사적인 버마 방문을 시작했습니다. 싱 총리는 버마의 테인 세인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안보와 무역, 투자 등에 관한 합의문에 서명했습니다.
여기에는 인도가 버마에 5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싱 총리는 버마의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와도 만날 예정입니다.
문) 인도 총리가 25년만에 버마를 다시 방문한 이유는 뭡니까?
답) 버마가 민주 개혁조치를 취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벗어나고 있는데요, 이런 변화에 재빨리 대처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인도는 버마와 국경을 접하고 있지만 최근까지도 버마 군사정부와 관계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버마에 대한 제재를 풀면서 버마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개발하려는 외국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싱 총리의 이번 방문은 천연자원 개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버마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문) 다음은 보건의료 소식 하나 알아보겠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불법 장기이식 수술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군요.
답) 그렇습니다. 유엔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 문제가 지적됐는데요, 전세계적으로 불법 장기이식 수술이 1년에 1만여 건에 이르고 건수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10년의 경우 95개 나라에서 불법과 합법 시술을 합해서 모두 10만 건 정도의 장기 이식수술이 있었는데, 실제 수요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니까 환자 열 명 가운데 아홉 명은 수술을 받지 못한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법으로라도 수술을 받으려는 환자가 많은데요, 특히 제일 흔한 신장이식 수술은 75%가 암시장에서 구한 신장으로 시술됐습니다.
문) 불법 신장이식 수술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뭡니까?
답) 당뇨 같은 성인병을 앓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의료기술도 발달해서 신장이식 수술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합법적으로 구할 수 있는 신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상당수 환자들이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 등지에 있는 밀거래 조직을 찾고 있는데요, 많게는 20만 달러를 주고 신장을 받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신장의 주인들은 5천달러 정도만 받고 밀거래 조직에 신장을 떼어주고 있습니다.
[지구촌오늘] 안보리, 시리아 정부 규탄...이란, 핵 협상 새 제안
세계 각국의 주요 움직임을 알아보는 ‘지구촌 오늘’ 시간입니다. 유엔 안보리가 시리아 정부군의 민간인 살상을 비난했습니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대신 평화적 목적의 핵계획을 인정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중국의 티베트 통치에 반대하는 분신사건이 또 발생했습니다. 그 밖의 지구촌 소식, 김연호 기자와 함께 알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