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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식량위기 재현 우려


유엔 긴급구호 식량을 배급받는 아프리카 니제르 주민들
유엔 긴급구호 식량을 배급받는 아프리카 니제르 주민들

지난 2008년 전 세계를 휩쓸었던 식량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가 경고했습니다. 주요 생산국의 작황 부진으로 식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급등하고 있는데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조은정 기자, 새로운 세계 식량위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요?

답) 예.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는 17일 발표한 ‘식량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식량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압둘레자 아바시안 FAO 수석 경제학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아바시안 씨는 “거의 모든 농산품 가격이 최근 몇 달간 빠르게 오르고 있으며, 일부 품목은 식량 위기가 일어났던 2008년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FAO는 세계 식량가격의 추이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식품가격지수’를 발표하고 있죠?

답) 예. 쌀, 밀, 옥수수, 유제품, 설탕, 육류 등 주요식품의 도매사격을 합산해서 지수화한 것인데요. 10월에 197.1 포인트를 기록해 9월보다 5% 올랐습니다. 이 지수는 식량위기가 일어났던 2007년과 2008년에 200 포인트를 상회했는데요. 현재의 추세로는 조만간 200 포인트를 돌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문) 식량 가격이 급등하면서 각국이 식량을 수입 하기 위해 지출하는 돈도 크게 늘고 있지요?

답) 예. FAO는 올해 세계식량수입 총액, 즉 각국이 식량 수입을 위해 지출하는 돈이 1조2백6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지난해보다 무려 15% 상승한 액수입니다. 또 식량위기가 일어났던 2008년의 1조 3백10억 달러에도 매우 근접한 수치입니다. 2008년 전까지만 해도 식품 수입 비용이 한해 5천억 달러에도 못 미쳤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죠.

문) 올해 이처럼 식량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FAO는 우선 기상 이변으로 인한 주요 생산국들의 작황 부진을 꼽았습니다. 올해 세계 곡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2% 줄어든 22억 1천 6백만 t으로 예상되는데요, 미국, 캐나다, 유럽, 러시아를 포함한 독립국가연합 CIS 등 주요 생산국들에서 밀과 조곡 등의 생산이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문) 식량 생산은 줄었는데 수요는 어느 정도입니까?

답) FAO에 따르면 곡물 수요는 전년보다 1.3% 증가한 22억 5천3백80만 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곡물 재고는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해 5억 1천2백50만 t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2009년에 비해 7.2% 줄어든 것입니다. FAO는 이같이 곡물 재고가 떨어지고 있어, 각국은 내년에 옥수수와 밀 등 주요 곡물의 생산을 대폭 늘려야 새로운 식량위기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곡물 가격이 치솟고 있으니까 농부들이 곡물 증산에 힘쓸 것 같은데요?

답) 문제는 곡물뿐 아니라 농산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다 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FAO는 농부들이 곡물보다 수익성이 높은 콩과 설탕 등 다른 농산품의 재배를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FAO는 결국 내년에 가격 상승이 계속될 수 있다며, 공급충격에 대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각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주요 곡물 생산을 늘리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군요. 올해 식량 가격이 오른 것은 생산 감소 이외에 다른 요인들도 있었죠?

답) 올해 생산이 부진하자 러시아가 밀을 비롯한 곡물 수출을 금지했고, 우크라이나도 밀과 옥수수, 보리의 수출 할당량을 제한하고 나섰는데요. 이 같은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해 공급 부족이 악화되고 식량 가격이 올랐습니다. 또 대부분 상품들의 거래 기준인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화폐 가치가 하락해 식량 가격이 올랐습니다.

문) 결국 이같이 식량 가격이 올라가면 저소득 국가들의 어려움이 심화되겠죠?

답) 예. 압둘레자 아바시안 FAO 수석 경제학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아바시안 씨는 “현재 식량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40%에서 60% 높은 상황”이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식량이 부족한 80여개 저소득 국가들은 이 같은 높은 가격으로 국제 시장에서 식량을 계속 구매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년 전 식량위기가 일어났을 때 아프리카 국가들과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아이티 등 극빈국에서 식품가격이 급등해서 폭동이 일어났었는데요. 유엔의 경고를 유의해 각국이 주요 곡물 생산을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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