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맞아 보내드리는 특집방송 <남아공 월드컵 이모저모> 시간입니다. 44년 만에 본선무대에 진출한 북한 대표팀 소식과 함께 다양한 월드컵 소식들을 자세히 전해 드리고 있는데요, 오늘도 이연철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어제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대패한 북한 월드컵 대표팀 분위기가 상당히 어두울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답) 네, 북한 선수들은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경기에서 포르투갈에 0-7로 크게 패한 후 요하네스버그 인근 미드란드에 있는 본부로 돌아갔는데요, 전반적으로 침울한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인 정대세 선수는 전반은 비등비등하다고 느꼈는데 후반에 집중력을 잃고 실수가 많아서 졌다며 1966년 대회의 설욕을 다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응원해 준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북한 선수들은 3전 전패로 돌아갈 수는 없다면서 오는 25일 열리는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리해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합니다.
문) 북한이 포르투갈에 크게 패한 것과 관련해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 중에 축구화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무슨 얘기인가요?
답) 북한과 포르투갈 경기가 열린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경기장에는 폭우가 쏟아졌는데요, 포르투갈 선수들은
비가 올 때 신는 축구화를 착용한 반면 북한 선수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한국 국가대표 문지기를 역임한 김병지 SBS 방송 해설위원의 지적인데요, 비가 올 때는 축구화 밑바닥을 쇠로 만든 것을 신는데 포르투갈 선수들은 모두 이 축구화를 신고 나온 반면 북한 선수들은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문) 그러니까 북한 선수들이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자주 미끄러진 것이 바로 축구화 때문이라는 것인가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 선수들이 유독 잘 넘어지고 미끄러졌으며 방향 전환에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인 것, 몸놀림이 생각보다 빠르지 못했던 것, 또 패스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이나 득점 기회에서 실축한 것 등이 모두 축구화 때문 아니냐는 것입니다.
문) 한국 등 대부분의 나라 선수들은 후원 업체에서 축구화도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북한 선수들의 경우는 어떤가요?
답) 북한 대표팀은 이탈리아 운동용품 회사인 ‘레게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경기복 등 의류는 지원되지만 축구화까지 지원되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나이키 일본’과 계약한 정대세 선수처럼 대부분의 선수들이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거나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 북한이 포르투갈에 일곱 점 차이로 완패를 당한 것을 계기로 월드컵 사상 최고점수 차이 패배 기록에 다시 관심이 모아졌는데요, 북한의 기록이 최악은 아니군요?
답) 그렇습니다. 역대 공동 7위의 기록인데요, 최악의 기록은 1982년 월드컵에서 엘살바도르가 헝가리에 1-10으로 패한 것입니다. 다음 기록은 한국이 갖고 있는데요, 1954년 월드컵에서 헝가리에 0-9로 패한 것입니다. 한국은 또한 이 대회에서 터키에 0-7로 패하기도 했습니다. 1974년 월드컵에서는 자이레가 유고슬라비아에 0-9로 졌습니다.
이밖에 1938년 월드컵에서 쿠바가 스웨덴에 0-8로 졌고, 1950년 월드컵에서 볼리비아가 우루과이에 역시 0-8, 그리고 지난 2002년 사우디 아라비아가 독일에 0-8로 패한 바 있습니다.
문) 그런데, 북한이 이번 월드컵에서 경고가 없는 유일한 팀이라구요?
답) 그렇습니다.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이후 44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은 북한 축구대표팀이 거친 수비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었는데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나라 선수들이 경고는 물론 퇴장을 당하는 일이 자주 벌어졌는데요, 북한은 브라질과 포르투갈 등 강팀들과 맞붙었지만 경고를 받지 않았습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단 하나의 경고도 받지 않은 팀은 북한이 유일합니다.
북한 선수들은 반칙도 아주 적은데요, 2경기에서 평균 6.5개 반칙을 저지르는데 그쳤습니다. 특히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는 전후반 90분 동안 단 3개의 반칙만을 기록했습니다. 오히려 북한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한 포르투갈은 18개의 반칙을 범했습니다.
문) 한국은 내일(23일) 새벽,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갖는데요, 16강 진출을 위해 아주 중요한 경기죠?
답) 그렇습니다. 한국은 이번까지 8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해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요,
내일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면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한국은 나이지리아와 비겨도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이기면 조 2위로 16강에 들어설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인데요, 하지만 질 경우에는 무조건 탈락합니다.
지금까지 이연철 기자와 함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소식 자세히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