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미국 각 가정에서 최근에 40% 가까이 부(wealth)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답) 미국에서 거듭되는 경기 침체로 특히 중산층이 큰 경제적 타격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11일 발표한 미국 소비자 재정 상태에 관한 조사를 보면요. 미국인 가계의 중간치 기준 순 자산이 2010년에 7만 7천 달러에 그쳤습니다.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전인 2007년의 12만 6천400 달러와 비교하면 3년 만에 38.8%나 줄어든 것입니다.
문) 소비자 재정 조사라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답) 미국인 가정의 재산 정도를 측정하는 조사인데요.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1989년부터 3년마다 조사를 실시해서,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조사 항목에는 주택 가격과 은행 계좌의 잔고, 보유 주식 등이 포함되는데요. 여기에 각종 대출과 신용카드 부채 등을 파악해 부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문) 재산이 크게 줄어든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이었나요?
답) 역시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이 큰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재산 감소분의 4분의 3가량이 주택 가격 하락에서 비롯됐는데요. 따라서 재산의 대부분이 주택 보유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중산층이 큰 타격을 입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가계 소득도 많이 줄었는데요. 미국 중산층 가정의 중간 소득은 2007년에 4만 9천600 달러였지만 2010년에는 4만 5천800 달러로 7.7% 감소했습니다.
문) 그런데 부유층들은 오히려 재산이 늘어 난 것으로 나타났군요?
답) 맞습니다. 미국의 상위 10% 계층의 순수 자산은 다소 적은 차이기는 하지만 1.8%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결국 경제적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됐는데요. 특히 극빈층과 비교해 볼 때 그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미국인 가계 하위 20%의 중간 재산이 6천200 달러인데 반해 상위 10%의 중간 재산은 119만 달러로, 무려 192배의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는 3년전 138배보다 격차가 훨씬 더 벌어진 것입니다.
문) 또 다른 경제 관련 소식인데요. 미국의 지난달 수입 물가가 크게 줄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 수입 물가라는 것은 미국이 해외 다른 나라들로부터 제품을 사 들이는 기본 가격을 말합니다. 지난 5월에 미국이 수입한 각종 물품들의 가격이 최근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요.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평균 수입 물가가 전달에 비해 1% 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수입 물가라는 것이 좀처럼 떨어지기 어려운 것인데요. 미국의 수입 물가가 떨어진 것은 2009년 10월 이후 처음입니다.
문) 수입 물가가 떨어진 원인은 뭔가요?
답) 석유와 석탄 등 에너지 가격과 식품 가격들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밖에 자동차나 산업 자재 등의 평균 수입 물가는 지난달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어찌 보면 이 같은 현상은 전 세계가 거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해외 시장이 그렇듯이 미국의 제품 가격도 떨어져서 5월의 수출 물가 역시 0.4% 떨어졌습니다.
문) 그렇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겠군요?
답) 수입 물가 하락은 결국 전반적인 미국 내수의 물가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일단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가 앞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아직 견딜만하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사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수요 감소로 인한 물가 하락도 따져봐야 합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 계속 수요가 줄어든 상황이라면 궁극적으로 경기 회복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입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오바마 행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국가 기밀 정보들을 언론에 누출시켰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데, 공화당 측의 공세가 계속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이미 미 연방수사국이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고,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해명까지 하고 나섰지만, 공화당의 공세는 누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가장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존 맥케인 상원의원의 주도로 이번에는 특별검사 도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정부 권력을 대상으로 한 수사를 연방 기관에만 맡길 수는 없다는 판단 때문인데요.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의 고의 누설 의혹을 일축하며 법무부가 수사 검사 2명을 지명해서 이 문제를 조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문) 특별 검사제는 어떤 절차를 거쳐서 도입되는 건가요?
답) 특별 검사는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해 정부와 독립적인 검사가 법적 보호를 받아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통상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연방 상원 결의로도 임명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이번 사안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이미 특검을 거부하고 법무부 검사를 택했기 때문에 맥케인 의원은 결국 상원 결의를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미국이 핵 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 일찌감치 이란산 원유 수입국가들에 대한 제재를 추진해왔는데, 이번에 제제 예외 적용 국가들이 발표됐죠?
답) 미국 정부가 한국과 인도를 포함한 7개국에 대해 이란산 원유 수입에 따른 금융제재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11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인도와 말레이시아,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스리랑카, 터키, 타이완 이렇게 7개 나라를 추가 금융제재 예외 국가로 적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로써 미국의 제재를 피할 수 있는 국가는 지난 3월에 발표된 11개국을 더해, 모두 19개국으로 늘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추가 예외국 적용의 이유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크게 줄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그러니까 해당 국가들이 미국에 많이 협조했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라고 봐야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우방국들을 대상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할 것을 요청해 왔는데요. 하지만 이란산 원유에 크게 의존해 오던 상당수 국가들이 난색을 표했었습니다. 미국도 이 같은 사정을 이해하고, 일단 수입 규모를 크게 줄인 것 만으로도 미국과의 금융 거래를 중단하지는 않기로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한시적으로만 적용되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제재의 내용을 담은 국방수권법을 180일간 적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의회에 통보할 예정입니다.
문) 그런데 공화당 소속 한 의원이 이 같은 제재 예외 적용 조치에 반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요?
답)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일리아나 로스-레티넨 의원이 정부의 조치에 반박하는 성명을 곧바로 발표했는데요. 로스-레티넨 외교위원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이번 조치로 이란에 대한 강력한 제재의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계속해서 이 같은 법 제재 예외 국가들을 인정한다면 어떤 우방국들이 미국에 협조하겠냐고 반문했는데요. 로스-레티넨 위원장은 이란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한 만큼 이제는 의회가 나서서 이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문제는 중국이 이번 제재 예외 적용 국가에서 빠지면서 또 다시 미국과의 마찰이 불거지는 분위기죠?
답) 미국 정부는 중국이 이란으로부터 편법으로 원유를 계속 수입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번 제재 예외 적용 국가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는데요. 결국 중국 정부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자국의 국내법을 이유로 다른 나라를 일방적으로 제재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은 현재 투명한 방식을 통해 이란산 원유를 정상적으로 구입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지난해 괴한의 총격을 받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난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하원의원이 끝내 의원직을 사임했었는데요. 그 보궐선거가 치러지죠?
답) 기퍼즈 의원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애리조나주 8지역구에 대한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가 12일 실시됩니다. 현재 기퍼즈 전 의원과 민주당이 지원하고 있는 후보는 해당 지역구 보좌관 출신의 론 바버 후보인데요. 바버 후보 역시 지난해 투싼 총격 사건 당시 부상을 입었던 피해자입니다. 기퍼즈 전 의원의 적극적인 권유로 선거에 나서게 된 것인데요. 그 만큼 기퍼즈 전 의원의 계승자라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문) 공화당에서는 어떤 후보가 나왔습니까?
답) 론 바버 후보에 맞서, 공화당에서는 제시 켈리 후보가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켈리 후보는 지난 2010년 중간 선거에서도 기퍼즈 의원과 대결했던 인물입니다. 당시 4천표의 근소한 차이로 탈락했었는데요. 이번에는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다짐입니다. 켈리 후보는 세금 인하와 정부 규제 완화 등 공화당의 기본 정강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