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워싱턴24시] 오바마, 남녀 임금차별 해소방안 촉구…'미국인 정치성향 양극화''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 지원 유세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이밖에 퓨 연구소의 정치이념 여론조사, 위스콘신 주지사의 주민소환 선거, 베트남 국방장관에서 교환된 참전 용사들의 편지, 오바마 대통령의 남녀간 임금 격차 해소의 필요성 강조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최근 뉴욕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확고한 지지 입장을 나타냈다고 하죠?

답) 그렇습니다. 종종 오바마 대통령 재선에 조언을 하는 선에서 그치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뉴욕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 재선을 위한 정치 자금 모금 행사장에서 확고한 지지 입장을 밝혔는데요. 우선 상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미트 롬니 전 주지사를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만일 롬니 전 주지사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이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큰 재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앞서 롬니 전 주지사에 대해 다소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지 않았습니까?

답) 맞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 재선 진영이 이제 더 이상 롬니 전 주지사의 기업 경영인 시절을 비판해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인데요. 클린턴 전 대통령은 상대방 깎아내리기식 정치 공격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장점과 업적을 부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었습니다. 그러다 그만 ‘롬니 전 주지사가 훌륭한 기업인이었다’는 발언까지 하고 만 것입니다. 따라서 이날 행사는 그 같은 자신의 발언을 만회하기 위한 노력으로 비쳐집니다.

문) 그렇다면 클린턴 전 대통령이 롬니의 집권을 재앙이라고까지 표현한 근거는 뭔가요?

답) 클린턴 전 대통령은 롬니 전 주지사의 경제 정책을 비판했는데요. 현재 유럽을 위기에 빠트린 낡은 유럽식 경제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입니다. 또 경기 부양을 위한 연방 정부의 지출을 줄이고 사회보장 예산들을 폐지하려 하는 등 미국 사회를 더 어렵게 할 것이라는 주장인데요. 이날 뉴욕에서는 금융 재력가들을 대상으로 3곳에서 동시에 행사가 개최됐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작심한 듯 3곳을 모두 돌며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간곡한 지지를 호소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미국인들의 정치 의식이 양극으로 치닫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보수 성향의 공화당과 진보 성향의 민주당이 정치권을 양당 체제로 운영해 온 역사가 뿌리를 내린지 오래인데요. 최근 퓨리서치센터가 조사한 결과 미국인들의 정치적 이념이 최근 25년만에 가장 양 극단으로 치달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연방정부의 역할이 보다 더 축소돼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반면 민주당원이나 이 당을 선호하는 유권자들은 보다 자유주의적이고 사회주의 성격이 강했다는 것입니다.

문) 구체적으로 어떤 조사 항목들에서 차이가 두드러졌습니까?

답) 가령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묻는 물음에 지난 2003년에는 양 정당 선호자들의 점수 격차가 13점이었는데요. 이번 조사에서는 39점까지 벌어졌습니다. 미국인들의 정치 의식이 양 극단으로 쏠렸다는 의미입니다. 또 아무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무당파들의 의견이 중도적인 입장에서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변화된 것으로 분석돼서 이 역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이 같은 중도 성향의 무당파 응답 격차 역시 25년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벌어졌습니다.

문) 정치적 양극화가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닐텐데, 이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죠?

답) 어느 사회가 지나치게 양극화로 흐를 경우 국론을 분열시킬 수 있고 갈등을 과열시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양측 선거 진영에서 유독 ‘아군 아니면 적’이라는 식으로 양자 택일을 강요하고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전 주지사의 지지도가 팽팽히 맞서고 있고, 올해 대선에서 초박빙 승부가 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전문가들은 최근 경제가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빈부 격차에 따라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입장이 큰 차이를 나타내는 것도 양극화의 한 원인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지난해 주 공무원들의 권리 축소 법안에 서명했던 위스콘신 주지사가 주민소환 선거에 임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해 주내 공무원의 단체 행동권과 교섭권 등을 없애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던 공화당 소속 스캇 워커 주지사가 5일 주민소환 선거에 임하게 됩니다. 오늘 선거는 보수성향의 유권자 운동 티파티와 공무원 노조 조직력의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이번 선거는 단지 현직 주지사에 대한 찬반 여부만을 가리는 것이 아니고요. 민주당 측이 내세운 새 후보와의 득표 경쟁으로 결정되게 됩니다. 민주당 측은 현재 톰 배럿 밀워키 시장을 새 주지사 후보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문) 선거 결과는 어떻게 예측됩니까?

답) 이번 주민소환선거를 앞두고 두 번의 여론조사가 있었는데요. 민주당 측의 톰 배럿 후보가 각각 3%와 6% 포인트 차이로 스캇 워커 주지사를 앞선 바 있습니다. 사실 근소한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배럿 시장은 지난 2010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가 워커 주지사에게 5% 포인트 차로 패한 적이 있어서 2년전 주지사 선거가 재연되는 상황입니다.

문) 미국과 베트남 국방장관회담에서 과거 베트남전 당시 장병들의 기록물 교환이 이뤄졌는데 당시 절박한 사연들이 공개돼서 눈길을 끌고 있죠?

답) “오늘은 고통의 연속이다. 평생 잊지 못할 만큼 많은 전우들의 시신을 옮겼다” 참혹한 베트남전의 고통과 상처를 기록한 한 미군 병사의 일기 내용입니다. 베트남을 방문한 리언 파네타 미국 국방장관과 풍꽝타잉 베트남 국방장관이 지난 4일 회담에서 양측이 보유한 전쟁 유물을 서로 교환했습니다.

문) 편지나 일기 가운데는 심금을 울리는 내용들이 많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미군과 베트남군의 일기 속에는 “이 전쟁은 추악하고 잔인하다”, “거의 죽을 뻔하다 살아났다”, “하루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등의 절박한 심경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또 고향에 두고 온 어머니나 애인에게 보내는 편지들 역시 공개가 됐는데요. 결국 전사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만 이들의 마지막 절규가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파네타 미 국방장관이 이제는 인도 방문 일정을 시작했죠?

답) 그렇습니다. 베트남에서 국방장관 회담을 마친 리언 파네타 미 국방장관이 5일 인도 뉴델리에 도착했는데요. 이틀간의 일정으로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물론 A.K. 안토니 인도 국방장관 등 고위 관료들을 잇달아 만날 예정입니다. 파네타 장관은 인도 정부에 대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울러 국방 분야 협력과 지역 안보 현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입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직장에서 남녀 사이에 임금 격차가 여전하다고요?

답) 백악관이 최근 남녀별 임금 현황을 발표했는데요. 같은 조건에서 미국 여성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은 남성 근로자에 비해 77% 수준으로 낮았습니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일 의회가 하루 빨리 현재 계류돼 있는 공정임금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마침 연방상원이 법안 심의를 위한 절차 투표를 진행하는데요. 이를 압박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입니다.

문) 공정임금법안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답) 미국 직장의 경우 개별적으로 임금을 산정하기 때문에 고용주는 이에 관한 정보를 다른 직원들과 공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누가 더 많이 받고 누가 더 적게 받는지를 직원들은 정확히 알 수 없는데요. 바로 공정임금법에서는 이 같은 행태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만일 이 같은 법이 시행되면 고용주는 직원들 사이에 임금 격차가 나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야 하는데요. 가령 교육이나 경력, 숙련도 등과 같은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고용주로서는 불편하겠지만 그 만큼 임금 격차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문) 그렇다면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있습니까?

답) 좋은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이 법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우선 공화당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요.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론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법안에 대해 연방 상원이 계속 심의를 벌이기 위해서는 5일 투표에서 60표 이상의 찬성이 나와야 하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과반이 훨씬 넘는 60표 이상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문) 통과 가능성이 희박한 법안을 대통령이 언급한 이유는 뭘까요?

답) 오바마 대통령 역시 의회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을 텐데요. 따라서 법안의 통과가 목적이라기 보다는 여성 유권자들을 의식한 정치적인 발언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성들이 가족의 가장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동일한 일을 하고도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다면 이는 그 가족들이 적은 임금을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의회를 겨냥하기 보다는 여성들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