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미군 총격 사건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만, 마침 미국인들 상당수가 아프간 전쟁을 가치없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인들의 95%가 미군이 참전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가치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고요. 이 전쟁을 지지하는 미국인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워싱턴 포스트 신문과 ABC 방송의 공동 여론조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아프간 미군 총격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의 성인 남녀 1천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오차범위는 ±4%입니다.
문) 조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미국인들이 아프간 전쟁에 반대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뭡니까?
답) 우선 전체 조사대상의 60%는 아프간 전쟁이 가치 없는 이유로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점을 꼽았습니다. 가뜩이나 미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더구나 그 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또 전체 응답자의 35%는 지난 10년동안 아프간 전쟁이 벌어진 뒤로 자신들의 삶도 매우 궁핍해졌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아프간 전쟁에 반대하는 미국인들이 더 많다는 여론조사는 지난 2년간 꾸준히 계속 돼 왔습니다.
문) 사실 미국 정부와 정치권의 의지가 중요한데요. 일반인들도 어느 정당을 선호하느냐에 따라서 응답도 좀 달라지지 않을까요?
답) 그렇습니다. 민주당 성향의 유권자들은 아프간 전쟁에 막대한 예산을 들일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 같은 성향은 아무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무소속 유권자들도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생각은 찬반이 확연히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프간 전쟁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간다고 지적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세계 평화를 위한 미국의 역할을 단순히 금전적으로만 환산할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문) 이번 조사에서 당장 아프간에서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도 절반을 넘었다고요?
답) 맞습니다. 응답자의 54%가 당장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답했는데요. 비록 아프간 정부군이 아직 충분한 훈련이 되지 못했다 하더라도 철군이 필요하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이 같은 즉각 철군 입장에 대해서는 무소속과 민주당 성향 응답자가 60%, 공화당 성향 응답자가 40%로 나뉘었습니다.
문) 한가지 특이한 점은 아프간 국민들은 미군이 더 머물러 줄 것으로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많았다는 사실이죠?
답) 그렇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30%는 아프간인들 대다수가 미국을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아프간 국민들은 정부군이 충분한 훈련이 될 때까지 미군이 더 남아 있기를 바랄 것이라고 답한 의견은 3분의 2에 달했습니다.
문)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ABC 방송의 같은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조사도 했군요?
답) 미국의 치솟는 기름값으로 인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6%로, 지난달초 50%에서 꽤 낮아졌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이 같은 이유로 기름값 상승을 꼽았습니다. 특히 응답자의 59%는 오바마 정부의 경제 정책이 잘못됐다고 답했고, 현행 유가 정책에 반대한다는 응답률도 65%로 조사됐습니다.
문) 경제 문제로 우려하는 미국인들의 여론을 살펴봤는데요. 기름값이 많이 오르다 보니, 미국에서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이 미국대중교통협회(APTA)의 자료를 분석해 보도했는데요. 지난해 미국인들의 대중교통 이용횟수가 전년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도시 같은 경우 주로 지하철, 미국에서는 메트로라고 하는데요. 또 통근열차나 경전철, 버스 등입니다. 미국인들은 지난해 1년동안 이 같은 대중교통을 104억 차례나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문) 예년과는 얼마나 차이가 났습니까?
답) 바로 전년도인 2010년에 비해 2억회, 거의 10년전인 2000년에 비해서는 10억회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또 104억회라는 이 수치는 지난 1957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기록입니다. 그런데 대중교통 이용자의 60%는 직장인이었습니다.
문) 주로 대도시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겠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마이애미와 내슈빌, 샌프란시스코, 루이빌, 댈러스 등 도시에서 경전철 이용자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이들 지역은 최근 일자리 고용이 많이 늘어난 곳인데요. 일터가 생기면서 통근용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고유가 시대에는 대중교통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최근에는 운영상 적자를 이유로 노선을 단축하는 경우가 많고요. 자연스레 이용요금도 올라갈 수 있어서 궁극적으로는 이용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13일 미국 일부 지역에서 또 한차례 공화당 경선이 치러지는데, 소개해 주시죠?
답) 앨라배마와 미시시피주에서 예비선거가 치러지고요. 하와이와 미국령 사모아에서는 당원대회가 개최됩니다. 앨라배마와 미시시피의 대의원 할당 인원은 각각 50명과 40명으로 적지 않은 규모이고요. 이밖에 하와이에 20명, 사모아에 9명 등입니다.
문) 지난 주말에도 공화당 경선이 치러졌는데, 결과가 어땠습니까?
답) 우선 지난 토요일 캔자스주 당원대회에서는 예상대로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 승리를 거뒀습니다. 샌토럼 후보는 52%의 득표율을 기록해서 미트 롬니 후보의 21%를 두배 이상의 차로 따돌렸습니다. 40명의 대의원이 걸렸던 캔자스에서 샌토럼은 32명의 지지 대의원을 확보해 선두주자인 롬니와의 격차를 줄였습니다. 이밖에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과 론 폴 하원의원은 각각 14%와 13%의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문) 미국령 일부 섬 지역에서도 경선이 열리지 않았습니까?
답) 맞습니다. 미국령 괌과 북마리아나제도, 버진 아일랜드에서도 지난 10일에 공화당 당원대회가 열렸는데요. 거의 압도적으로 미트 롬니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특히 괌 당원대회에서는 투표 참여자 전원이 롬니를 지지했고요. 사이판이 포함된 북마리아나제도에서도 롬니는 87%의 득표율을 올렸습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미국 항공모함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엔터프라이즈호가 곧 퇴역을 앞두고 마지막 출항에 나섰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세계 최초 원자력 항공모함인 엔터프라이즈호가 11일 22번째이자 마지막 군사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중동 지역으로 출항했습니다. 엔터프라이즈호는 앞으로 7개월 동안 중동에 머물면서 이란 도발이나 소말리아 해적의 공격에 대비하게 됩니다. 엔터프라이즈호는 따라서 올 가을쯤 다시 미 버지니아 해군기지로 돌아오게 될텐데요. 오는 12월 1일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하는 퇴역 기념행사가 계획돼 있습니다.
문) 엔터프라이즈호의 지난 활약상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답) 엔터프라이즈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군사작전에 동원된 항공모함인데요. 지난 1962년에 쿠바 미사일 위기에 대비해 첫 출항했고요. 그 뒤 수많은 전장에 수차례 동원됐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미국인이 탑승한 선박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을 때도 군사 작전에 동원돼 공을 세웠습니다. 엔터프라이즈호는 당초 수명이 25년으로 설계됐었는데요. 꾸준한 관리로 수명이 2배나 연장될 수 있었습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연애편지가 처음 공개됐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 닉슨 전 대통령이 결혼을 앞두고 예비 신부 패트리샤 라이언에게 보낸 연애편지가 일반에 처음 공개됐습니다. 각종 미사여구가 동원된 이 편지에서 닉슨 전 대통령은 예비 신부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꿈만 같았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매일 밤낮으로 그대가 보고 싶고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면서도 이기적 소유욕이나 질투심 같은 것은 없다고 고백했습니다.
문) 내년이면 닉슨 전 대통령이 탄생한지 100주년을 맞게 될텐데, 어떤 업적들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답) 닉슨 전 대통령은 1967년에 미국의 제 37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는데요. 재임중 1969년에 발표한 닉슨 독트린으로 냉전시대 대립 국가였던 소련과 상호 협조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닉슨 독트린은 아시아 각국은 내란이 발생하거나 외부로부터 침략을 받을 경우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선언이었는데요. 이어 1972년에는 중국을 처음 방문해 미중간 국교 정상화의 길을 열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